학내 공용시설의 청결한 이용, 어디까지 왔나

등록일 2024년09월11일 18시2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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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80호에선 오염된 교내 공용시설에 대한 현황과 해결방안에 대해 다룬 바 있다. 이후 학생 자치기구 및 학교 행정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일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교내 공용시설의 청결 유지를 위한 각종 노력과 관련 현황△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교내 공용시설의 청결 유지를 위한 각종 노력과 관련 현황

우리학교 교내 공용시설에서의 쓰레기 배출 관련 문제는 지속적인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시험기간에 우리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공개된 도서관 쓰레기통의 사진은 제대로 분리수거 되지 않은 일회용품들이 쌓여있는 모습이었다. 

 

이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이번 해 1학기 기말고사 기간에 도서관 쓰레기 문제 경감과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는 ‘넛지 프로젝트(Nudge Project)’를 실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온라인으로 ‘음료수 Beer’ 및 ‘DO NUT use plastic 캠페인’을 진행하고 오프라인으로 △컵 뚜껑△컵 홀더△빨대 분리수거를 위한 넛지 쓰레기통 3종을 비치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분리수거 참여를 유도했다. 이는 분리수거 항목만을 기재한 기존의 쓰레기통관 달리 우유곽이나 컵홀더에 “당신의 강의실 선호 좌석은?”과 같이 이른바 밸런스 게임(Balance Game)에서의 질문을 부착해 흥미유발을 통한 일회용품의 올바른 분리수거를 이끌어내는 전략이 활용됐다. 이에 대해 장혜지(영어영문 22) 씨는 “예전엔 일회용 컵들이 컵 홀더나 빨대가 그대로 끼워진 채로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았었는데 이런 게임 등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참신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설캠 총학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된 쓰레기통 부족 문제에 대해 학술정보팀과 시설관리팀에 쓰레기통 및 인력 충원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명우 설캠 총괄지원팀장은 “아직 인력 확충과 관련해선 별도의 결정 사항이 없으며 진행 중인 것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쓰레기통 확충 문제와 관련해선 김선규 설캠 시설관리팀장(이하 김 팀장)을 통해 아직 예산 견적서 작성 단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김 팀장은 “가급적 모든 층에 추가 구비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예산 부족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 쓰레기 배출량이 특히 많은 5층에 우선 배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버려지는 음료로 인한 악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설캠 도서관 5층엔 음료수거함이 설치돼있으나 뚜껑이 덮여있지 않아 부패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악취에 취약한 상태이다. 실제로 강형우(아시아이란어 22) 씨는 “음료수거함이 제때 비워지지 않아 역한 냄새가 난 적이 꽤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설비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우 공용공간 내 쓰레기 문제에 대해 학교 측의 선제적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원재 글캠 학술정보팀장(이하 이 팀장)은 “시설관리팀의 협조를 얻어 환경적인 부분에 대한 상시 점검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인력 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배준형 글캠 시설관리팀장은 “시험기간 전 주부터 시험기간까지 2주 동안 도서관과 백년관 열람실의 청소 횟수를 추가하거나 주말에도 미화근무자를 배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울러 이 팀장은 “조치 이후 아직은 청결 문제와 관련한 공식적인 건의가 들어온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학생의 의견은 달랐다. 남연우(동유럽체코어 23) 씨는 “시험기간마다 도서관 쓰레기통은 일회용컵으로 넘친다”며 “버릴 자리도 부족해서 바닥에도 버리거나 화장실로 옮겨가서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학교 측의 제재가 존재하지 않는단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키운 것 같다”며 추가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앞서 언급한 잔여 음료로 인한 악취 문제의 경우 서울교통공사에서 사용 중인 음료 수거함의 도입이 하나의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서울교통공사는 자사 소속 지하철 역사 내 쓰레기통에 내용물이 제대로 비워지지 않은 일회용품이 그대로 버려지는 문제로 고민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019년 2월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음료 수거함을 도입했다. 이 음료 수거함은 일반적인 쓰레기통 사이에 비치된 스테인리스(Stainless) 관과 생수통이 결합된 형태의 장치다. 해당 장치가 가져온 효과에 대해 광화문역에서 근무하는 청소담당 직원 A 씨는 뉴스펭귄과의 인터뷰에서 “음료수거통을 수시로 비워낼 정도로 시민들의 협조와 호응이 좋은 편이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인식 개선을 위해 공모전을 개최하는 것 역시 고려해볼 만하다. 과거 서울시의 경우 대학 내에서 자체적인 폐기물 감량 방안을 고안하는 이른바 ‘제로 캠퍼스(Zero Campus)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 바 있다. 해당 공모전을 통해 휴대성을 높인 개인 컵과 교내에서 배출되는 택배 상자의 재사용을 유도하는 수거함 등의 아이디어가 제시돼 활용됐다. 우리 학교 공모전 개최를 통해 효율적인 아이디어 수집과 동시에 학생들의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인식 제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캠의 경우 기존에 진행된 설캠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실정에 맞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앞서 언급한 넛지 프로젝트의 경우와 같이 학생들의 흥미 요소를 고려한 분리수거 캠페인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우 (국제지역러시아 20) 글캠 부총학생회장은 “도서관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선 총학생회 차원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설캠과 유사한 정책이나 타 우수 사례를 참고해 캠페인을 실시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상시 점검을 위한 교내 행정기구 및 자치기구의 노력과 학생들의 인식 개선이 맞물려 더욱 청결한 학교로 변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원 기자 08seungw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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