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공은 산업경영공학이다. 전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나는 인도의 △다양성△문화△종교에 매료돼 인도학과를 이중전공으로 선택했다. 인도학과 교수들은 종종 “인도에서의 여름을 보내 봐야 인도를 공부했다고 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그리고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5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를 직접 경험하며 인도를 공부했다. 추상적으로만 생각하던 인도를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나는 뉴델리(New Delhi)에 위치한 ‘네루대학교(Jawaharlal Nehru University)’의 하계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28일간 인도에서 공부했다. 뉴델리는 1911년 영국령 인도 제국의 수도로 지정된 후로 지금까지 인도의 수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인도는 다양성의 나라인 만큼 인종과 언어 또한 매우 다양하다. 특히 내가 생활했던 뉴델리는 힌디어가 주요 언어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아 생각보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었다. 많은 현지인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뉴델리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건 길을 돌아다니는 소와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 전동 스쿠터인 ‘오토릭샤(Auto Ricksaw)’다. 오토릭샤는 시장 골목같이 좁은 곳을 쉽게 다닐 수 있어 매우 편리한 교통수단이지만 그 수가 워낙 많다 보니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 게다가 매연으로 인한 공해도 심각해 오래 타면 목이 따가울 정도다. 오토릭샤 운전사를 ‘릭샤왈라(Rickshaw Wala)’라고 부르는데 과거엔 이 릭샤왈라들이 여행객들에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우버(Uber)’가 오토릭샤 요금을 투명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쉽게 타협점을 찾아 탈 수 있으니 인도 여행 중 오토릭샤는 꼭 한 번 쯤 타보는 것을 추천한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난 인도에 있는 자동차들에서 흥미로운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자동차 대시보드 위에 놓인 종교 물품들이다. 인도엔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는데 특히 힌두교의 신들이 많이 장식돼 있었다. 파괴의 신 ‘시바(Shiva)’와 그의 아들 ‘하누만(Hanuman)’ 등 각기 다른 신을 섬기지만 대부분 인도인의 삶엔 깊숙이 종교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갠지스(Ganges) 강’은 인도에서 신성한 여신으로 묘사되며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그곳에서 시체를 화장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 깊었는데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여기는 힌두교의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갠지스 강에서 배를 타는 경험은 갠지스 강 위에 실제로 떠 있다는 느낌을 선사했다. 강물을 마시거나 몸을 담굴 용기는 없었지만 주변의 인도 사람들을 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다. 만약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갠지스 강을 방문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약간의 악취와 혼잡함을 견딜 수 있다면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요즘 대중매체에서 인도가 복잡하고 치안이 불안한 곳으로 묘사되지만 직접 가서 겪어 본 인도는 상상 이상의 다양성을 지닌 나라였다. 만약 인도를 온전히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볼 용기가 있다면 이곳을 여행하는 것만큼 가치 있는 경험도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성대(공과·산업경영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