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모르는 무더위에 피로감을 느낄 무렵 내리는 비를 머금은 선선한 바람이 기나긴 여름의 종식을 예고하는 듯하다. 적극적인 취재 활동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는 신입 기자들과 노련한 모습으로 이들을 지도하는 기존 기자들 모두의 힘으로 외대학보는 이전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전례 없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폭포의 물살보다 거센 이들의 열정의 산물인 이번 1096호에선 어떤 기사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4면에선 학생회비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조명하고 있다. 우리학교의 각 학과는 신입생들로부터 약 10만 원의 학생회비를 걷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학생회의 회비 운용이 학생들의 의견과 사정에 대한 반영 없이 사용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방면에서 발생하는 학생회비 운용 문제에 대해 외대학보는 △기획 과정에서의 수요 조사 부재△일정에 대한 조사 부족△학생회비 사용 내역 공개 의무화 조항의 결여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에 학생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플랫폼들의 사용이 권장되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 등을 채택해 학생회가 책임을 가지고 학생회비를 운용할 수 있길 바란다.
6면과 7면에선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이들이 제공하는 자살유해정보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이 자살을 부추기는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새로운 사회적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관련된 구체적 법률이 없어 기업의 자율 규제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자율적인 방식으로 자살유해정보 차단을 위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만 일부 생성형 인공지능은 여전히 의도치 않게 자살유해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위와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시민단체△정부 모두의 협력으로 자살 예방 캠페인을 추진하고 윤리적인 인공지능 개발을 촉진할 제도적인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
8면에선 청년들의 귀농과 귀촌 실패로 나타난 ‘역귀농’ 현상을 다룬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취업난으로 부담을 느낀 청년들이 농촌으로 향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그러나 농촌으로 향했던 청년들이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경향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고정된 납품 경로와 제한된 인적 네트워크로 인한 고립감△낮은 수익성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보수적인 농촌 문화로 인한 불편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실효성 없는 귀농귀촌 장려 정책에서 벗어나 정확한 문제 진단을 기반으로 한 세심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번 1096호의 기사들 역시 외대학보에 대한 애정과 취재에 대한 열정을 안고 임했던 기자 모두의 땀과 눈물이 녹아들어 보는 내내 몰입감과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훌륭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부원들의 모습에 부장이자 함께하는 하나의 부원으로서 뿌듯함과 든든함을 느끼고 있다. 어느덧 중간고사 이후 세 차례의 마감만을 앞두고 있다. 거창한 기사를 쓰는 것도 좋지만 모두가 마지막까지 올곧은 마음으로 외대학보 활동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병찬 기자 08byeongcha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