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했던 여름날이 지나고 선선한 날씨와 함께 매력적인 가을이 찾아온 지도 오래다.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외대학보와 맞이한 계절도 어느덧 세 번째가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깨닫고 성장한 한 학기였다. 처음 학보사실에 방문했을 때의 설렘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나는 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한 번도 교내 활동을 해보지 않았다. 첫 교내 활동이기에 더욱 신기하고 새로웠다. 새롭고 신기했던 만큼 외대학보에서의 여러 활동들은 내게 과제로 다가오기도 했다. 방중교육을 시작할 때 다 같이 모여 밥을 먹고 교육을 듣다 보니 앞으로의 활동이 재밌을 것 같기도 했지만 두려움도 컸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외대학보 활동엔 생각보다 내가 지켜야 할 규칙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제안서를 작성하는 법조차 갈피를 잡지 못해 형편없는 제안서를 매번 제출하기 일쑤였다. 지면을 가릴 것 없이 제안서 작성 자체가 정말 힘들어 내가 이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미리 정해진 가족여행이 있어 마지막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 동료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 이런 무거운 감정을 뒤로하고 멋진 동료들을 보며 나도 열심히 하다 보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교육을 무사히 마쳤다.
처음으로 내가 맡은 기사는 후속보도와 준기획이었다. 준기획으로는 하계졸업식을 주제로 제안서를 제출했고 후속보도는 천원의 아침밥을 주제로 기사를 작성하게 되었다. 두 기사를 한 번에 맡아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기도 했고 천원의 아침밥과 하계 졸업식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두 곳을 동시에 취재를 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결국 준 기획으로 예정된 하계 졸업식 기사를 싣지 못하게 되는 위기에 처했다. 선배 기자들의 도움으로 기사를 보완해 겨우겨우 마감을 마무리했지만 기사 한 개를 날렸다는 죄책감에 밤잠을 설쳤다.
하지만 슬퍼할 겨를도 없이 바로 다음 호 발행일이 다가왔다. 이번에는 정말 빈틈없는 제안서를 작성해야겠다고 다짐하며 기사를 작성했다. 제안서를 쓰면서도 이번에는 정말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따라서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맡은 기획 기사를 정말 열심히 준비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취재를 진행했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좋은 글을 만드는 작업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기사 조판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됐고 내 기사를 메인에 실을 수 있게 됐다. 조판을 끝낸 후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이 생겼다. 물론 남은 기사도 매번 순탄하게 흘러가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도전하며 남은 마감들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다. 외대학보에서의 경험은 동료들과 함께 실어내는 기사 한 줄 한 줄이 얼마나 값지고 뜻깊은 일인지를 깨닫게 해줬다. 앞으로도 우리들의 기사는 계속될 것이며 그 속에서 난 최선을 다하며 학보에 이바지할 것이다. 이번 마감도 행복하게 마무리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