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죽은 시인의 사회’를 읽고] 현재를 즐겨라, 카르페 디엠

등록일 2024년11월20일 16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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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다. 우리는 저마다 각자의 미래를 향해 달린다. 때론 단기적 목표를 향해 또 때론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러한 삶 속에서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도전을 잠시 접어두곤 한다. 이 책에선 이 같은 삶의 패턴을 지적하며 단 한 번밖에 없는 짧은 인생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며 보내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한편으론 뒷일은 신경 쓰지 않고 즐기는 무책임한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교훈은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껏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만들어 준다.

 

책 ‘죽은 시인의 사회’는 웰튼 아카데미(Welton Academy)에서 교사인 존 키팅(John Keating)과 6명의 제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웰튼 아카데미는 졸업생의 70% 이상이 미국 최고 명문 대학으로 진학할 정도의 미국 명문 고등학교다. 매우 철저하고 엄격한 교육 하에 학생들은 오직 명문대 진학만을 바라보며 공부한다. 이들은 오직 부모와 학교의 요구에 따라 기계적인 생활을 되풀이한다.

 

어느 날 생기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던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운 국어 강사인 키팅이 부임하며 변화를 맞이한다. 키팅은 자신 역시도 웰튼 아카데미의 수재였지만 기존에 학교에서 고수하던 전통 교육 방식관 전혀 다른 독특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시를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일깨우고 주체적인 판단과 그 속에서 나오는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그는 무엇보다 ‘카르페 디엠’을 강조하며 ‘오늘을 즐기고 자신의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학생들은 처음엔 이러한 키팅의 교육 방식에 매우 당황해한다. 하지만 곧 키팅의 가르침을 따르고 조금씩 생각을 열어 나간다. 그중에서도 특히 닐(Neil)을 포함한 6명의 학생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비밀 조직 활동을 이어가며 그동안 억압됐던 꿈과 진실을 찾아나간다.

 

키팅 선생의 수많은 가르침 중 특히 내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다른 각도에서 끊임없이 사물을 바라 봐야한다”는 말이었다. 키팅 선생은 자신이 직접 교탁 위에 올라가 학생들을 내려다보며 “좀 더 높은 곳에서 사물을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이거든”이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 일상의 모든 부분에 적용되는 교훈인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자주 사용하는 사자성어인 ‘역지사지(易地思之)’ 또한 마찬가지다. 역지사지는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 본다’는 뜻인데 결국 다른 각도에서 상황을 바라보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 보인단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보는 시각을 달리한다면 더 다양하고 새로운 측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단순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입장만을 강조하며 한 부분만을 보려고 고집하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한 소설처럼 보이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저마다의 삶의 의미와 그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그럴 때 마다 미래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두고 잠시 현재에만 몸을 맡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하고 즐기며 나만의 일탈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한영빈 기자 09youngb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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