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수 연구자(이하 최 연구자)의 저서 ‘르 몽드(Le Monde)’는 프랑스의 명문 일간지가 간직한 깊은 역사적 뿌리와 이것이 오늘날 세계적인 언론의 상징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신문의 역사나 단기적인 변천사에 대한 서술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프랑스 △문화△사회△정치에 미친 지속적이고 방대한 영향을 탐구한다.
‘르 몽드’는 1944년 창간 당시부터 프랑스와 세계에 중요한 신문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 2차 대전 이후 프랑스 사회의 재건과 민주적 질서를 확립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정치적으로는 프랑스 내의 주요 사건들에 대해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시각을 제공하면서 독자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최 연구자는 창간의 순간부터 시작해 ‘르 몽드’가 어떻게 프랑스 언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는지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정치적 사건들이 어떤 식으로 신문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짚어낸다.
‘르 몽드’는 그의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성격 덕분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프랑스 사회에서 벌어진 △냉전 시대의 국제적 긴장감△제5공화국 출범△1968년 5월 혁명 등 일련의 중요한 사건들은 해당 언론사의 기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졌으며 이후 형성된 사람들의 시각은 종종 신문이 단순한 뉴스 매체를 넘어 정치와 사회의 토론장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최 연구자는 이 비판적 성격이 프랑스 사회 전체의 민주적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단순히 ‘르 몽드’의 역사에 대한 서술에 그치지 않으며 현대 언론의 역할에 대해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르 몽드’가 그동안 보여준 △독립적인 편집 방향△사회적 책임△정치적 역할은 오늘날의 언론 환경에서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우리가 바라보는 언론의 자유와 책임 그리고 언론이 사회와 정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의 급성장 속에서 전통적인 신문이 어떻게 자리를 지켜가며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언론사 연구서를 넘어 현대 언론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중요한 작품이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언론의 현실을 볼 때 우리는 언론의 △공정성△독립성△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언론이 정보 전달자 이상의 역할을 하며 공익을 위한 길을 모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계속해서 우리 사회의 중심에 놓여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언론의 역사만을 되새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바라는 언론의 미래를 성찰하며 공정하고 책임 있는 언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머릿속에 새길 수 있을 것이다.
정소희 기자 09sohee@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