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이 된 중국

등록일 2025년03월05일 16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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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교 때부터 줄곧 중국 드라마를 보며 중국에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을 꿈꿨다. 대학교에 가면 교환학생으로 꼭 중국에 가겠다 다짐하며 중국언어문화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그러던 중 24년 2학기에 산동대학교(山东大学)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돼 공부할 기회가 생겼다. 나는 산동성(山东省)에 위치한 여러 산동대학교 캠퍼스 중 위해(威海) 캠퍼스에 가게 됐다. 위해는 인천에서 가까운 지역이기도 하고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 출발할 때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그러나 위해에 도착하자마자 여러 시련이 있었다. 중국 드라마에서 보던 대학교의 모습과는 다른 △강의실△기숙사 상태△학식당의 모습에 실망하기도 했고 중국의 거대한 건물들 사이에서 길을 잃기도 했다. 학교가 너무 넓어 걷기가 힘들어 전동오토바이인 띠엔동차(电动车)를 타다가 넘어져 다친 적도 있었다. 중국의 주요 메신저인 위챗(WeChat) 계정이 정지당해 연락을 받을 수도 없고 결제가 막히던 순간엔 정말 오싹했다. 첫 달 동안은 매일 한국에 돌아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매일 투덜대면서도 어느새 중국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중국은 오전 8시에 1교시 수업이 시작됐는데 나는 매일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수업이 있었다. 처음엔 이른 수업이 적응이 안 돼 지각할 위기가 종종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30분 일찍 나와 다른 중국인들처럼 등굣길에 빵을 입에 물고 수업에 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문화 속에 자연스레 스며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온갖 재료를 다 넣은 훠궈(火锅)를 배불리 먹고 후식으로 달콤한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던 날△중국인 친구들과 같이 밥 먹고 떠들었던 날△친구들에게 깜짝 생일 축하를 받았던 날△햇살이 좋은 날 학교 근처 해변에서 언니들과 사진을 찍었던 날 등 돌아보니 즐거웠던 순간이 정말 많다. 특히 다 함께 바닷가에서 “새해는 즐겁게(新年快乐)”를 외치며 폭죽을 터뜨리고 2025년을 맞이하던 그 순간은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5개월간의 중국 생활 중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모두 우리에게 한없이 친절했고 정을 많이 줬다. △언제나 어려운 점이 있으면 질문하라던 교수님들△우리를 항상 기억해 주시던 학교 앞 단골 마라롱샤(麻辣龙虾) 가게 사장님△우리와 소통하기 위해서 조금씩 한국어를 배워 온 중국인 친구△혼자 여행하던 나를 귀국 날까지 도와주셨던 택시 기사님 등 모두 스쳐 가는 인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여러 인연 덕분에 나의 중국 교환학생 기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지내며 공부한 이번 경험을 통해 스스로 더욱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나를 성장하게 해 준 이 시간에 감사하다. 그리고 어느새 제2의 고향이 된 중국을 다시 찾겠다고 다짐한다.

 

 

노연정 (중국중언문 22)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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