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서울캠퍼스 도서관 5층 휠라아쿠쉬네트홀에서 故 김희경 (재)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 명예이사장(이하 김 명예이사장)에게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이날 행사엔 △故 김희경 명예이사장의 장녀 김정옥 현 재단 이사장(이하 김 이사장)△박정운 우리학교 총장△수자나 바쉬 파투(Susana Vas Patto) 주한 포르투갈 대사△장남 민영기 대표△재단 이사를 비롯한 교내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하고 그 철학을 되새겼다.

박정운 총장은 수여사에서 “故 김 명예이사장님께선 평생을 사람을 위한 길에 헌신하며 인문 정신의 가치를 실천하신 분으로 그 삶은 곧 한 편의 인문학이자 교육 철학이었다”며 “인간을 이해하고 타자를 잇는 인문학의 정신은 우리학교의 교육이념과도 깊이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오늘 명예박사 수여는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우리 사회와 인류의 지성에 남긴 빛을 다시 새기는 의미다”고 덧붙였다.

故 김 명예이사장은 지난 1923년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전쟁△분단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살아낸 세대의 지성인이었다. 검소함과 절제를 바탕으로 “나눔을 통해 더 나은 공동체를 이룩하겠다”는 철학을 평생 실천했다.

특히 ‘민족의 미래는 인문 정신의 창달과 교육에 달려 있다’는 확신으로 인문학 인재를 위한 장학사업에 뜻을 세웠으며 지난 2005년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수많은 대학생과 연구자들이 재단의 장학금으로 학문의 꿈을 키워왔으며 고인이 남긴 철학은 재단과 후학들의 삶 속에서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장녀 김 이사장이 어머니의 뜻을 이어 재단을 이끌고 있다. 우리학교는 유럽 관련 학과들과 인문계열 전공들을 중심으로 재단의 장학사업 혜택을 꾸준히 받아오며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김 이사장은 답사를 통해 “어머니께선 남에게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그러나 평생에 걸쳐 꾸준히 인문 정신의 가치를 실천해 오셨다”며 “오늘 명예박사 추서는 어머니의 뜻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감격스런 순간이다”고 전했다. “김희경유럽정신문화장학재단은 지난 20년간 인문학 인재를 길러왔다”며 “앞으로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함께 인문학의 씨앗을 세계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문학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히는 힘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하은 기자 11hae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