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보이지 않는 것들’은 노르웨이의 외딴 섬인‘ 바뢰이 섬’에서 살아가는 바뢰이 일가 사람들의 고립된 삶을 다뤘다. 작가 ‘로이 야콥센’은 책의 전반부에선 바뢰이 섬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주인공‘ 잉그리드’는 아버지‘ 한스’를 도와 섬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한스는 잉그리드에게 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면서도 물고기를 잡고 오리털을 모아 교역소에 파는 것을 지겨워한다. 그래서 육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자 섬에 부두를 지으려 한다. 그러나 부두는 완성되지 못했고 한스는 섬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이처럼 섬사람들은 섬을 떠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섬에 남을 수밖에 없는 인생을 산다. 책의 후반부엔 고립된 섬 내의 만연한 차별이 무너지는 모습이 그려진다. 노르웨이의 작은 섬인 바뢰이 섬에도 차별은 존재한다. 자신의 의자가 없어 서서 식사를 해야 했던 미혼 여성은 아들을 출산하자 그제야 의자를 받는다. 이런 차별은 누군가의△아내△여동생△딸이 아닌 여성들이 스스로 주체가 돼 목소리를 낼 때 비로소 무너진다. 여성들은 섬의 모든 일에 대해 결정권을 가지고 이야기의 후반부를 이끌어나간다. 섬은 육지와 큰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섬이 나아가는 방향은 육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섬은 우리사회처럼 서서히 변화한다. 유려한 문체와 충격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독자는 책을 읽고 지루할 수 있는 줄거리에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가 그린 노르웨이 섬사람들의 섬에 대한 마음과 평등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모습은 독자에게 소소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김현익 기자 01hyunik@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