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경제 안보 프레임워크 출범, 향후 세계 질서의 모습은

등록일 2022년06월08일 08시5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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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7일 조 바이든(이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인도-태평양 경제 안보 프레임워크(이하 IPEF)에 대한 첫 구상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우리나라△일본△호주 등을 포함한 14개국으로 이뤄진 IPEF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14개국은 공동 성명에서 IPEF가 역내 협력과 평화 기여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강준영 우리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를 만나 IPEF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Q1.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14 개국이 동참한 IPEF가 공식적으로 출범했습니다. IPEF 란 무엇인가요?

IPEF는 인도·태평양(이하 인·태) 지역 동맹국을 모아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시스템 구축과 미국 주도의 기술 표준 규범화를 목표로 한 새로운 아시아 경제 통상 전략입니다. IPEF는 △경제 인프라 구축△공정한 세계 무역△ 국제 공급망 위기 해결△노동 분야 표준화△디지털 경제 기술에 대한 규범 정립△탈탄소화와 청정에너지 의무 사용량 증가 등 6가지 주요 분야에서 참여국과 합의해 지역 내 광대하고 조직적인 무역 교류를 추구하죠. 다만 다음 해 11월까지 각 참여국 간 협상이 진행돼 구체적 규범이 마련되는 것 이므로 어떤 형태의 경제 협력체가 될진 지켜봐야 합니다.

 

Q1-1. IPEF가 출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IPEF 출범 배경엔 미국과 중국의(이하 미·중) 갈등으로 인한 미국의 중국 견제가 있었습니다. IPEF의 뿌리는 버락 오바마(이하 오바마) 행정부 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체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하 TPP)까 지 거슬러 올라가요. 이는 지난 2005년 오바마 행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 역의 자유무역 확대를 위해 만든 협정입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이하 트럼프) 행정부 땐 TPP로는 중국을 견제하기에 부족하며 미국의 최대 관심 사인 △경제 인프라△공급망 재편△반도체△수출통제 관련 조항이 없다고 판단해 지난 2017년 TPP를 탈퇴했습니다. 미국의 탈퇴 후 지난 2018년 TPP 는 이름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하 CPTPP)으로 변경 했죠.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엔 TPP나 CPTPP 같은 기존 경제 협정으론 중국 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견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경제 협정을 출범하기로 했다고 봅니다. Q1-2. IPEF와 전통적 자유무역협정(FTA)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IPEF는 관세 철폐가 목적인 전통적 자유무역협정(이하 FTA)과 달리 다양 한 분야에서 각각 규범을 만드는 복수 협정의 성격을 가집니다. 또한 IPEF 는 국회의 승인 없이 행정부가 단독으로 협정을 맺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반면 FTA는 기존의 참여국이 무역협정을 구축하고 이는 각국 의회를 거쳐 발효되죠. IPEF는 러시아와 중국 등 특정국을 배제해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 규범 정립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죠.

 

Q2.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태 지역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선 △동남 아시아△아프리카△유럽△중국△중앙아시아 간 경제권을 형성하려는 중국의 확장주의적 외교정책인 ‘일대일로(一带一路) 전략’과 이를 견제하는 미국의 외교 전략이 충돌하면서 미·중 갈등이 심화됐습니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인·태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 동맹을 강화해 왔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를 거쳐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 △영국△호주로 이뤄진 3자 안보 동맹체인 오커스(AUKUS)와 △미국△인 도△일본△호주 4개국이 참여한 비공식 안보 회의체인 쿼드(Quad)가 출범 하며 인·태 지역에서의 미‧중 충돌이 격화됐어요. 인·태 지역에서 미국은 자국 주도의 안보 강화를 강조하고 경제 인프라 투자를 확대 중입니다. 중국 역시 일대일로 전략의 일환으로 인·태 국가에 금융 지원을 확대하며 중국의 경제·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상황이라 인·태 지역에서의 미‧중 충돌이 불가피합니다.

 

Q3. 지난달 19일 존 덩 대만 행정원 무역협상판공실 대 표 겸 정무위원은 미국과의 화상 회담에서 대만을 IPEF 의 정회원으로 초청해 달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대만의 IPEF 가입을 부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국은 대만의 IPEF 참여가 중국 대륙과 △마카오△대만△홍콩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의 나라이며 합법적인 중국의 정부는 오직 하나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파괴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대 만의 IPEF 가입을 부정했어요. 미국은 계속해서 대만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겠지만 대만이 IPEF에 참여하는 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만은 미국이 중국 기술 견제의 핵심으로 삼는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다른 형태로 대만과의 협력을 도모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Q4. 중국은 IPEF 출범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합니다.

중국은 IPEF 출범에 대해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은 강력한 서비스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시장을 보유한 자국을 배제하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표명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이 경제 문제를 무기·정치화하고 상품 교역을 미국식 가치관에 따라 평가하는 건 기본적인 경제 규율에 위배되고 자유주의 시장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 주장했죠.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늘려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비슷한 기구를 만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봅니다.

 

Q5. IPEF의 출범이후 미·중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미‧중 관계는 IPEF뿐만 아니라 전 무역 분야에서 충돌하고 있어 앞으로 두 나라 간의 긴장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 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 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를 만들고자 군사적으론 오커스와 쿼드, 경 제적으론 IPEF를 중국 포위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IPEF는 아 직 정확한 규범이 없기에 중국은 직접적인 대응보단 남태평양 순방과 같은 우회적인 외교전을 전개하고 있죠.

 

Q6. IPEF 출범에 참여한 국가의 GDP는 총 43조 6,000 억 달러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IPEF 참여국과의 무역 규모는 3,890억 달러를 차지합니다. IPEF가 세계 경제에 끼칠 효과는 무엇인가요?

IPEF 출범은 국제 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독재국가의 배제와 참여국의 △세계 공급망 재편△산업전환△자유무역△탈탄소 전환에 기반한 축적체 제의 변화를 이룰 것입니다. 그러나 참가국에 노동과 환경 기준 강화를 요구 하는 데 반해 관세 인하 혜택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미국 내에선 IPEF의 미래가 위태롭단 우려가 존재하죠. 만약 △물류난△원자재 가격 불안정△ 핵심 품목 수급 교란 등 단기 공급망 위험 요인을 최소화하며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공급망 회복을 달성하는 데 각국의 협의가 잘 이뤄진다면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의 풍부한 노동력△우리나라의 제조·활용 기술△호주의 풍부한 자원 간 상호보완적 공급 망이 형성될 경우 세계 경제에 긍정적 기여가 예상됩니다.

 

Q6-1. IPEF 출범이 우리나라에 어떤 효과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IPEF는 국가 간 공급망 협력에 집중한단 점에서 세계 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도 의미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이번 IPEF 동참으로 수출입 비 중이 40% 안팎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역과 긴밀한 공급망 동맹을 구축할 발 판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다른 참여국과의 협력 관계가 공고해지면서 우리 나라 기업의 수출이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IPEF가 △공급망△디지털 경제△청정에너지 등을 다루는 만큼 기존 FTA의 틀을 벗어난다면 우리나 라의 제조업 강점이 부각될 수도 있죠. 그러나 중국은 세계 공급망을 안정 적이고 원활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IPEF에 가입한 우리나라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본질적인 경쟁력 확보에 힘쓰며 누가 주도하느냐와 상관없이 다양한 국제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나리나 기자 04rinaisme@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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