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오염되는 학내 공용시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난제

등록일 2023년05월24일 21시5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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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이용으로 오염된 교내 공용시설은 우리학교의 구성원들의 쾌적한 생활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엔 쓰레기 무단투기 및 무책임한 시설 이용으로 교내 공용시설이 오염되고 있다는 항의글이 꾸준히 게시됐다. 특히 양 캠퍼스(이하 양캠) 게시판에선 학내 △분리수거함△취식공간△휴게실의 오염에 대해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의 오염된 공용시설의 실태△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오염된 공용시설의 실태△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서울캠퍼스의 오염된 공용시설의 실태 

지난 1일 우리학교 에타 설캠 자유게시판엔 학내 구성원이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투기하고 이용한 자리를 치우지 않아 공용시설이 오염되고 있다는 항의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은 설캠의 스마트도서관 열람실 이용자들이 지우개 가루와 샤프심 조각 등을 치우지 않고 열람실 밖에선 무질서하게 쓰레기를 버려 도서관의 쾌적한 환경을 저해하고 있다는 제보였다. 학생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아 쓰레기가 넘치는 난잡한 광경이 담긴 사진도 함께 첨부돼 학생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설캠 도서관 건물은 매주 일요일 오전에 청소 근무자 한 명이 출근해 쓰레기통 및 화장실 청소를 한다. 하지만 시험기간엔 도서관 열람실을 이용하는 인원이 증가하면서 층마다 설치된 쓰레기통뿐만 아니라 화장실 내의 쓰레기통도 온갖 폐기물로 가득 차 청소 근무자 한 명이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도서관 이용 규정상 도서관 입장 시 일회용 플라스틱 잔 반입이 금지되고 있지만 실상은 많은 학생이 이를 어기고 열람실에 출입한다. 결국 쓰레기통 수용량을 넘어선 쓰레기 배출과 방치된 음료 잔여물이 열람실 근처 휴게공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됐다. 심지어 설캠엔 일회용 컵 전용 수거함이 구비돼 있음에도 일회용 컵이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일회용 컵 전용 수거함에 다른 이물질이 들어가 일회용 컵 전용 수거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에 김근아(중국·중외통 22) 씨는 “밤늦게 도서관에 공부하러 갈 때마다 화장실 및 열람실 앞 쓰레기통이 온통 플라스틱 컵 및 쓰레기로 가득 해 악취 등 불편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청소 근무자를 마주치면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캠퍼스 내 공용시설엔 분리배출에 용이한 쓰레기통이 배치돼 있지도 않다. 도서관 내엔 캔·병류와 일반쓰레기로 구분된 쓰레기통이 층별로 비치돼 있지만 플라스틱 분리배출을 고려하지 않은 쓰레기통이라 세부적으로 나눠지지 않다는 한계가 드러난다. 심지어 △미네르바 콤플렉스(Minerva Complex) △법학관△인문과학관 등의 건물에선 불안정하게 놓인 간이 쓰레기통을 통해 임의적인 분리배출을 유도하는 열악한 환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과방△ 동아리방△학생회실이 밀집된 국제학사의 경우 층마다 △일반쓰레기△일반 폐지△캔·병류△플라스틱 칸으로 나눠져 비교적 세분화된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고 2층과 4층엔 음식물 쓰레기 배출함이 놓여 있다. 하지만 청소 근무자가 없는 시간대엔 청소가 이뤄지지 않아 쓰레기통이 넘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확인됐다. 국제학사 청소 근무자 A 씨는 “국제학사 사용 인원 대비 음식물 쓰레기 배출함과 분리수거통이 작아 출근할 때 보면 항상 쓰레기가 넘쳐나고 주변 공간이 오염돼 있다”며 “쓰레기 분리배출도 전혀 되지 않아 청소 근무자들이 쓰레기를 직접 분리하는 편이다”고 토로했다. 도서관에서 오염된 공용시설의 문제가 두드러지지만 이외에도 설캠 곳곳에서 쓰레기 분리배출 미흡으로 공용시설이 오염되고 있는 실태가 파악됐다. 

 

◆글로벌캠퍼스의 오염된 공용시설의 실태 

글캠의 경우 비교적 방대한 기숙사 시설 및 지리적 요건으로 인한 공용시설 문제가 두드러진다. 기숙사 훕스돔(Hufs dorm)엔 각 층마다 △일반쓰레기△ 재활용품△폐지 수거함으로 구분된 쓰레기통이 구비돼 있지만 재활용품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폐기물의 종류가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아 분리배출 시 혼동이 올 수 있다. 교내 청소 근무자 B 씨는 “명목상으로는 재활용품과 일 반쓰레기로 나뉜 쓰레기통이지만 훕스돔을 제외한 글캠 내 모든 건물에서의 분리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쓰레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우리학교 학내 시설물 이용 규정 및 기숙사 생활 규칙에 따르면 시설 파손 행위 금지와 관련된 조항은 존재하지만 공용시설을 오염시키는 행위에 관해 제재하는 조항은 미비한 상태다. 특히 쓰레기 분리배출에 관한 명 확한 조항이 존재하지 않았다. 학생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의 부재로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에타엔 훕스돔 식당 옆에 위치한 편의점 취식공간 위생상태를 고발하는 글이 게재됐다. 취식공간에 비치된 일반쓰레기통에 음식물을 섞어 버리거나 쓰레기를 무단투기해 추후에 취식공간을 사용할 학생들에게 피해 를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훕스돔 식당 옆에 위치한 GS25 근무자 C 씨는 “많은 학생이 사용하는 공용시설임을 무시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더럽혀 건물 내 악취가 심해지고 외관상으로도 문제가 많아졌다”며 “학생들이 의식적으로 청결관리에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과방 및 동아리방이 존재하는 △어문관△인문경상관△학생회관 등의 건물 내에 음식물 쓰레기 배출함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코로나바이러스감 염증-19 이후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서 과방과 동아리방에서 학생의 취식이 잦아졌다. 더욱이 글캠 학생들 중엔 주변 상권이 활성화돼 있지 않고 방대한 캠퍼스로 인해 이동이 불편해 배달음식으로 취식하는 비율이 높다. 그런데도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는 곳이 마련돼 있지 않아 쓰레기통 위엔 늘 음식물이 가득하다. 글캠 청소 근무자 D 씨는 “플라스틱과 일반쓰레기가 뒤섞인 쓰레기통을 일일이 솎아내는 것도 힘들지만 학생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더 손이 가는 일이다”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통이 없으니 학생들이 화장실에 막무가내로 버리는 일이 많아 화장실을 수리해야 하 는 일도 빈번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글캠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학내 취식 문제로 인한 민원 제기가 종종 있는 편이다”며 “편의점 및 학교식당 이외에서의 취식은 학칙 위반사항인데 음식물 쓰레기 배출 문제로 학내 구성원들이 고충을 겪는지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취식이 가능한 장소에 대한 안내를 문자로 고지할 계획이며 교내 환경 미화 재정비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야 할 방향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대학교 내 쓰레기 혼합 배출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 각해질 문제다”며 “대학교가 적극적으로 대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 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음식물 제로화 사업△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 캠페인△캠퍼스 환경 보존을 위한 안내판 설치△0텀블러 프로젝트 등을 통해 학내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중 0텀블러 프로젝트 실시 이후 일회용 컵 사용량이 695개 줄었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더불어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부스를 열어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에 설캠 총괄지원팀은 “학생들이 분리수거 및 시설 사용을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기획해 볼 예정이다”고 답했다. 또한 설캠 시설관리팀은 학생들의 불편함을 인지해 국제학사 건물에 격층으로 비치돼 있는 음식물 쓰레기통을 3층에 추가배치할 예정이며 청소 근무자 퇴근시간 전 쓰레기통 및 주변 청소를 최대한 시행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캠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교내 쓰레기 배출에 대한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 및 자료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교내 규정을 확실히 인지시키겠다”며 “특히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용시설 앞에 기존의 쓰레기통보다 세분화된 분리수거함을 설치해 학내 분리배출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학교 측에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학내 공용시설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학생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방채원(자연·생명공학 22) 씨는 “교내공간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을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동서대학교 제24대 총학생회는 ‘아슬아슬(아이스 슬쩍 버리면 아주머니 슬퍼요)’ 캠페인을 기획했다. 해당 학생회는 캠퍼스 내 쓰레기통 100곳 옆에 음료와 얼음을 따로 버릴 수 있는 통을 따로 마련해 안내 문구와 함께 학생들에게 홍보했다. 그 결과 학내 무단투기된 쓰레기양이 줄었고 플라스틱 분리배출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졌다. 이에 설캠 제57대 총학생회장 배귀주(상경·국통 20) 씨는 “매해 6월 5일 환경의 날을 기념해 분리수거 캠페인 및 환경 보호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사를 학우들에게 알리기 위해 학생사회 내에서도 노력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또한 “유관 부처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개선점을 하루빨리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용시설을 깨끗이 사용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글캠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계약된 업체로 보내진 폐기물들이 추가적인 분리 작업에 들어가긴 하지만 학생들이 일차적으로 분리수거를 잘한다면 교내 청소 근무자들도 효율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설캠 시설관리팀 관계자도 “열람실이나 휴게공간에 놓인 음료 컵 등을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내용물을 비운 후 분리해 배출해준다면 쾌적한 교내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학내 공용시설의 오염수준은 꾸준히 지적되는 문제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부각된다. 학내 구성원이 사안에 대한 경각심을 깨닫고 함께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연아 기자 06znchung@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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