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이 행복했던 포르투갈

등록일 2023년05월24일 22시2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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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의 7+1 파견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돼 지난해 9월부터 이번 해 2월까지 총 6개월 동안 포르투갈 리스본종합대학교(Universidade de Lisboa) 어학당에서 공부했다. 2학년 때 전공어인 포르투갈어 실력 향상을 위해 어학연수를 희망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영증-19의 확산으로 불가능했고 3학년 2학기를 마친 후 휴학을 하면서 파견학생을 준비하게 됐다. 

 

9월 초 출국이었기에 6월 말에 숙소를 마련했다. 유니 플레이스(Uniplace)라는 플랫폼을 통해 2인 1실의 숙소를 구했고 학과 동기와 함께 지냈다. 숙소의 위치는 ‘루미아르(Lumiar)’역에서 도보 3분 거리이며 학교 근처 역 까지 20분 정도 소요됐다. 리스본에서 숙소를 구해야 한다면 루미아르역 근처를 추천한다. △공원△대형마트△약국△음식점 등 편의시설이 많아 쾌적하고 학교 와도 가깝기 때문이다. 처음 리스본(Lisbon)에 도착했을 때 생필품을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서 좋았다. 이웃 주민들도 모두 친절하고 이방인인 내게 잘 대해 줬다. 서툰 포르투갈어로 말을 걸어도 웃으며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줬고 더듬거리며 문장을 완성하면 “포르투갈어 정말 잘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환경 속에서의 외국어 학습은 내게 큰 자신감을 심어 줬다. 

 

전공어 실력 향상을 위해 택한 어학연수인 만큼 어학당 수업을 최대한 잘 따라가고자 노력했다. △문법△문화△작문△회화 수업의 난이도가 높았고 교수님께 여러 번 꾸중을 듣기도 했으나 이 모든 게 다 실력 향상을 위한 과정이었기에 열심히 버텼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문화 수업이었는데 ‘한국의 단청무늬와 포르투갈의 아줄레주(azulejo) 비교분석’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에 주제 선정부터 발표의 구성과 결론이 탄탄하고 발음이 좋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의 한국 학생이 소개한 단청무늬가 인상 깊으셨는지 교수님께선 ‘Muito Bonito(매우 아름답다)’라고 연신 외치셨다. 발표 전날 A4용지 4장 분량의 대본 내용을 숙지하고 스피치 연습을 한 게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해외에서의 6개월은 학문적 소양을 쌓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걸 끊임없이 경험하게 해준 선물과도 같은 기간이었다. 리스본 이외에도 포르투(Porto)와 신트라(Sintra) 등 다양한 도시들과 △독일△영국△이탈리아△프랑스 등의 가까운 유럽 국가들을 여행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뭐든 빨리 진행되는 걸 선호하는 우리나라와 정반대인 유럽에서 생활하면서 여유를 즐기게 됐고 그 속에서 소소한 행복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게 느리지만 불평 하나 하지 않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마음이 그립기도 하다. 

 

어학연수는 내 삶을 한층 더 빛나게 해줬다. 힘들 때마다 다시 올까 싶은 소중한 순간들을 종종 꺼내 추억하면서 열심히 살아갈 원동력을 얻어야겠다. 누군가 어학 연수를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지원하라고 말하고 싶다. 빈틈없이 행복할 것이라 확신한다. 

 

조유진(서양어·포르투갈어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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