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 타임’을 보고] 순간을 소중하게

등록일 2024년11월06일 01시5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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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의 시간이 돈을 대신한다면 어떨까?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것들이 시간으로 계산된다면 마냥 행복하게 그것들을 누릴 수 있을까? 영화 인 타임(In Time)에서 돈은 존재하지 않으며 시간이 모든 것을 대체한다. 모든 인간은 25세가 되면 신체적인 노화가 멈추고 왼쪽 손목에 새겨진 시계에 1년의 유예 시간을 제공받는다. 이 시간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사고 집세를 내는 등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시간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시계의 숫자가 0이 되는 순간 그 즉시 사망한다. 이에 부자들은 풍족한 시간을 갖고 영생을 누릴 수 있게 된 반면 가난한 자들은 하루를 겨우 버틸 수 있는 정도의 시간을 노동으로 사거나 누군가에게 빌려야 한다. 만약 이도 저도 아니면 시간을 훔쳐야만 한다. 결국 시간이 인생의 전부인 그들은 시간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해야만 한다. 

 

처음 영화를 볼 땐 나는 이러한 제도가 오히려 공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정해진 인생의 길이까지 자신이 설정할 수 있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작중 인물인 윌(Will)과 그의 엄마의 비극적 사별을 보며 내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윌은 우연히 116년이라는 시간을 얻게 돼 엄마와 빈민가를 떠나 부자 동네로 갈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퇴근 후 2시간짜리 버스를 타려던 엄마에게 남은 시간은 1시간 반 남짓이었다. 버스를 타지 못한 엄마는 윌을 만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고 윌도 이를 직감하고 달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단 몇 초 차이로 엄마는 윌의 품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장면을 보며 시간이 없어 죽는 것은 병으로 죽는 것보다 더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전히 시간이라는 재화가 없어 숨을 거둔 사람은 찰나의 순간에 그동안 쌓아올린 모든 추억과 관계의 붕괴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후 복수를 계획한 윌은 부자 동네 ‘뉴 그리니치(New Grinich)’로 가게 됐고 부호의 딸 실비아(Silvia)와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가난한 자들에게 시간을 나눠주기 위해 싸우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신분 상승의 기회는 커녕 생사를 오가는 전쟁을 매일 치러야 한다. 그렇기에 가난했던 윌이 할 수 있었던 선택은 오로지 시간 훔치기였을 것이다. 이 상황에선 공부나 예술과 같은 교육을 받아 출세하는 것도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작중에서의 시간은 공평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권력을 가진 자만이 영원한 젊음과 인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고 나머지는 그저 죽지 않기 위해 하루살이 노동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 모든 상황과 조건이 다르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시간만큼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 나는 영화를 본 후 이러한 공평함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영화에서 실비아는 이런 말을 한다. “가난하면 죽고 부자면 헛살죠” 이 말은 소중한 시간을 살아갈 내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 시간을 잘 쓰기 위해 난 오늘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다.

 

 

한소영 기자 09soyoung@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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