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은 평범한 두 가족 사이의 신념과 본능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였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했다. 평범한 인생을 추구하지만 누구보다도 이기적이었던 그들의 삶은 어쩌면 우리가 추구하는 삶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재완은 물질적 욕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변호사다. 그는 자신의 욕망의 충족을 위해서라면 살인자의 변호도 서슴치 않는 사람이다. 그는 부인과 사별 후 만난 두 번째 부인 지수와 그의 딸 혜윤과 살고 있다. 다음으로 재규는 재완의 동생으로 강직한 성품을 지닌 외과의사이다. 그는 신념을 중시하면서 살아왔으며 어려움에 처한 여러 사람들을 살리고 주변의 평판도 좋은 의사였다. 그의 아내 연경 또한 봉사 단체에서 일하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착실한 부인이다. 그 둘 사이엔 아들 시호가 있는데 이 아들 또한 착하지만 소극적인 성격 탓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다.
이렇게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을 가진 둘이지만 성격 및 가치관에서 완전히 다른 차이를 보이는 둘 사이에 예상치 못한 비극이 찾아온다. 바로 재완의 딸 혜윤과 재규의 아들 시호가 노숙자를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만든 것이다. 이에 대해 처음 두 가족의 반응 또한 엇갈린다. 재완은 자신의 딸이 처할 사회적 질타를 생각해 이번 사건을 덮으려한다. 하지만 재규는 자신의 아들이 뉘우치도록 이번 범죄를 자수하길 권한다. 하지만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악에 위치한 인물이 선으로 변하고 선에 위치한 인물이 악으로 변하는 충격적인 반전을 맞이한다. 그 이유는 바로 딸과 아들의 CCTV 속 대화 내용에 있었다. 이를 듣고 충격을 받은 재완은 재규의 가족에게 찾아가 자신들의 자식들을 자수시키자는 의견을 낸다. 하지만 아들의 뉘우침이 비록 연기더라도 보통의 인생을 위해 그는 자식들의 범죄를 밝히지 않으려한다. 결국 끝나지 않을 다툼을 한 그들의 이야기는 재완의 교통사고로 막을 내린다.
평범하게 살길 원했지만 살인이란 최악의 선택으로 자신들의 평범함을 포기한 이들의 모습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 영화가 끝나고 ‘보통이란 무엇일까?’란 생각을 했다. 우리는 보통의 삶을 원하지만 △권력△돈△명예에서만큼은 보통보다 더 우위를 점하고 싶어한다. 또한 ‘안정적인 보통의 가정을 원하지만 부와 명예는 보통보다 더 많이 가지고 싶은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추구하는 보통의 기준은 다른 사람들과 많이 다를 수도 있다. 따라서 평범함을 추구하지만 결국 인간은 완벽한 보통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됐다.
한소영 기자 09soyoung@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