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등록일 2021년11월07일 22시0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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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정의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 학창 시절 꿈이 자주 바뀌었지만 △공익광고기획자△언론인△정치인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히는 직업이란 점은 변함이 없었다. 이런 성격 때문에 남들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눈치 보여 말하지 못하는 걸 내가 대표로 말하기 일쑤였다. 기숙사 대표나 조합장 대표 등 학생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 덕분에 선생님들의 미움을 받고 당돌한 학생으로 낙인찍혔지만 친구들의 신임을 받을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 충분히 뿌듯했다. 가족들은 이런 나를 걱정했다. 결국 남들이 꺼리는 일에 앞장서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미움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내가 이런 행동을 했던 것은 미움받을 용기가 있었고 그렇게 해서라도 부당함을 알리는 게 내게 우선순위였기 때문이다. 한 명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전해 세상을 더 나은 공간으로 변화시키겠단 막연한 정의로 가득 찼던 내가 처음으로 꿈을 구체화할 수 있던 건 고등학교 때 활동했던 사회적 협동조합이었다. 동아리지만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김장 나누기 행사, 독거노인 돌보기 등의 활동을 했다. 남들보다 더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꼈다. 대학교에 진학하면 더 넓은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펼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다 외대학보에 지원했다. 외대학보 면접을 보며 스스로 여름 햇살이라고 표현했다. 따사로운 여름 햇살처럼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소외된 사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런 기자가 되겠다고 말이다. 외대학보 1060호에서 르포 기사 형식을 통해 대학상권 침체 현황을 알렸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를 번갈아 돌아다니며 취재했다. 모든 가게의 이야기를 담을 순 없었지만 최대한 많은 가게의 고충을 듣기 위해 노력했다. 기자란 타이틀을 가지고 상권을 취재하는 일은 매우 흥미롭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기사로만 접하며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었지만 우리와 맞닿은 주변의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들의 아픔과 현실을 가까이에서 듣고 이를 알리는 일을 맡았단 게 신기하고 책임감이 들었다. 기자로 취재를 나가며 발로 뛰어보는 활동은 잊을 수 없었다. 외대학보는 사회를 변화시켜보겠단 내 막연한 꿈을 가리는 안개를 걷어준 곳이다. 누군간 내가 막연한 꿈을 꾸고 있으며 그저 대학신문의 기자이기에 변화의 시작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 기사를 통해 한 명이라도 깊숙한 곳에 묻혔던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생각을 바꾼다면 그걸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기사를 쓰다 보면 누군가는 밝히고 싶지 않아 하는 것에 대해서 드러내 알려야한다. 내겐 미움받을 용기가 있다.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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