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학기 난 우리학교 7+1 프로그램을 신청해 말레이시아(Malaysia)의 말라야 대학교(University of Malaya)에서 공부했다.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현지에 직접 가서 전공어를 조금이라도 더 배워보고 싶었고 말레이시아는 그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지역이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견문을 넓히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말라야 대학교에선 주로 말레이학부의 수업을 현지 학생들과 함께 들었다. 초반엔 빠른 속도의 말레이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모든 수업에 조별과제가 존재한단 것 또한 부담스럽게만 느껴지곤 했다. 그러나 매 수업마다 현지 친구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차츰 수업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 교수님들 또한 외국인 학생들을 배려하며 수업을 진행해 주셨기에 수업을 통해 단순히 말레이어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사회 기관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특히 말레이시아엔 △개신교△불교△이슬람교△힌두교 등 매우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는데 나와 다른 종교와 문화권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며 자연스레 그동안은 몰랐던 문화를 배워나갔다.
학교 수업을 듣지 않는 주말엔 되도록이면 여행을 떠나려고 했다. 말라야 대학교는 수도인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시내에 위치해 있어서 주요 관광지 및 다양한 지역을 쉽게 가 볼 수 있었다. 특히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과도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수업이 끝나고 혼자 공항으로 가 △베트남(Vietnam)△인도네시아(Indonesia)△태국 등 다양한 인접 국가에도 놀러가곤 했다. 처음에는 혼자 하는 여행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홀로 자유롭게 다양한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단 사실이 즐겁게 느껴졌다. 또한 비행기나 택시 등 이동수단에 드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었기에 부담 없이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방문할 수 있었다. 휴일이 많은 말레이시아의 특성상 많은 학생들이 학기 중에도 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해외로 함께 가는 것을 추천한다.
졸업이 다가오는 시기에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외국으로 떠난다는 것이 한편으론 불안했지만 무턱대고 간 말레이시아에서 귀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말레이시아에서의 시간은 취업이나 졸업 등 복잡한 문제를 두고 걱정하기보단 당장 현실에 집중하며 온전히 행복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자유로웠던 말레이시아에서의 경험 덕분에 앞으로의 시간도 재촉하지 않고 천천히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김하형(아시아마인어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