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공 입학 전형, 원활한 정착을 위해선

등록일 2025년05월07일 18시3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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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무전공 입학 제도를 도입했다. 해당 제도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연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자 도입됐으며 자유로운 전공 선택을 가능케 했단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학교 생활 및 자치 활동 참여에 있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우리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엔 지난 3월 ‘통합 모집들아 우리끼리라도 친해지자’란 글이 올라오며 통합 모집의 문제점이 언급됐다. 현재 다양한 논의의 중심에 서 있는 △무전공 입학 전형의 현황△무전공 입학 전형의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무전공 입학 전형의 현황 

우리학교는 고등교육의 변화 방향에 발맞춰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개편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실행된 무전공 입학은 크게 자유전공학부신설을 통한 인원 모집과 각 단과대학 별 통합 모집 전형 신설의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과거 우리학교 설캠에도 자유전공학부가 존재했으나 2013년으로 폐지됐다가 2025학년도에 다시 신설됐다. 자유전공학부는 1학년 동안 다양한 학문 분야를 자유롭게 탐색한 뒤 2학년 진급 시 본인의 희망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본래 제도의 취지를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해당 학부는 △제1전공으로 설캠에 존재하는 기존 학과를 선택하는 ‘전공선택 트랙’△융합 전공을 선택하는 ‘자율융합 트랙’△학생 본인이 만든 새로운 학습자설계융합전공을 제1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융합 트랙’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보다 유연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전공을 결정할 수 있다.

 

통합 모집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특정 단과대학 소속으로 입학한 후 2학년 진학 시 해당 단과대학 내의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영어대학 통합 모집으로 입학한 학생의 경우 △영미문학문화학과△영어통번역학과△ELLT학과 중 하나를 제 1전공으로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무전공의 입학 전형의 문제점

그러나 무전공 입학 제도의 운영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공통적인 문제론 선호되는 특정 전공에 신청 인원이 몰리게 되는 이른바 ‘전공 쏠림’ 현상이 있다. 조유빈 자유전공학부 25학번 과 대표자(이하 조 과 대표)는 “아직 확정된건 아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전공 선택과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다수의 학생들이 특정 학과로 진학하고자 하는 분위기다”라고 밝혔다. 통합 모집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단 우려가 존재한다. 중국학대학의 경우 통합 모집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전공 과목 이수 현황을 살펴본 결과 학생 23명 중 19명이 특정 학과의 전공 과목을 수강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번째로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여러 측면에서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모집이 진행됐단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조 과 대표는 “회칙의 부재 및 감사의 어려움으로 인해 학생회비를 아직 걷지 못했다”며 “올해 신설된 과이다 보니 아직 원활한 학생 자치 활동에 필요한 제반 절차가 준비되지 않았고 9월경에 열릴 예정인 창립총회 이후에야 해결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학생회 운영 문제 외에도 2학년 진급 이후의 과정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2학년부터 특정 전공을 선택함에 따라 더 이상 자유전공학부 소속이 아닌 해당 전공에 소속된다. 이에 따라 해당 학과에 뒤늦게 합류하게 됨으로써 학과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도 통합 모집생들은 △과방 이용△소모임 및 동아리 참여△소외감△학부 사업 참여△학생회비 납부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합 모집생 A씨는 “처음 학교에 가서 과방을 가려 했는데 과방 명패에 학과명만 존재해 통합 모집생들은 어느 과방으로 들어가야 할지 혼란이 왔다”고 밝히며 과방 이용 측면에서 겪은 불편함을 이야기 했다. B씨의 경우 “특정 소모임에 가입하고 싶은데 아직 통합 모집 소속이라 가입이 불가능하다”며 “희망 소모임에 가입할 수 있는 조건 자체가 안 된다는 사실이 아쉽고 2학년 때 소모임을 들어가기엔 부담이 있어 소모임 가입이 꺼려진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통합 모집생들의 자치 권리 실현에도 제약이 존재한다. 통합 모집생들의 경우 아직 특정 학과를 선택하지 않아 어느 학과의 사업에 참여할 것인가에 대한 뚜렷한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학과 자체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되는데 이에 대해 통합 모집생 C씨는 “평상시 학과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사업과 더불어 최근 중간고사 기간이 되니 시험 대비 사업을 진행하는 걸 봤다”며 “하지만 통합 모집생이라서 어느 학과 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단 점이 아쉬웠으며 단과대 차원에서 챙겨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나아가야 할 방향

자유전공학부와 통합 모집 전형 모두에서 특정 전공 쏠림 현상이 공통으로 지적된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학교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례로 경희대학교의 경우 자유전공학부생들의 자유로운 전공 선택 및 학과 생활을 돕기 위해 개강하기 전인 2월 달에 ‘열린전공 Pre-camp’와 ‘SLS 부트 캠프’라는 행사를 진행해 학생들이 입학 전 다양한 전공에 대해 개방적으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SLS 부트 캠프에선 단과대학별 교수진과의 간담회를 가져 학생들에게 심층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학생들의 전공 선택을 돕고자 했다.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우선 체계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안정적인 운영 구조를 갖추기 위해 조 과 대표는 “학교와 총학생회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기에 기본적인 운영은 잘 되어가고 있으나 명문화된 회칙 및 자치활동의 체계 부재로 인해 여전히 불편한 점이 존재한다”며 “타 과의 회칙이나 학생회 조직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학년 진학 후에 학생들이 느낄 소외감 문제에 대해서는 고려대학교 자유전공학부의 사례가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다. 고려대학교는 1학년 동안 ‘자유전공학부’로 소속이 표기되지만 2학년 진학 시 인문사회계 23개 학과 및 컴퓨터학과 중 하나를 선택해 ‘자유전공학부 00학과’ 형태로 소속이 변경된다. 예를 들어 경영학과를 선택한 경우 ‘자유전공 경영학과’로 표기된다. 이는 표기명만 추가 되는 것이지 자유전공학부라는 소속은 유지되기에 1학년 때 진행 했던 소모임이나 자치 활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통합 모집생들의 소외감을 줄이기 위해선 기존 단과대학 학생회에서 주도적으로 제도적 보완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학교 상경대학은 지난 2월 27일 비상 상경대학 학생대표자회의에서 인준을 받은 상경대학 통합 모집 자치위원회(이하 상통위)를 구성하였다. 상통위는 상경대학 학생회 산하 특별기구로 통합 모집생들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출범한 자치 기구다. 현재 △개강 총회△중간고사 간식 사업△총 MT 등을 준비 및 진행해 통합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빠른 학과 생활 적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학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의 경우 별도의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는 대신 기존 학생회 내에 통합 모집 담당 국서를 지정하거나 담당 국서를 신설하여 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재민(중국중외통 23) 중국학대학 통합 모집 담당 국원은 “통합 모집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취합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통합 모집생만을 위한 사업을 구상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회과학대학은 통합모집국서에서 상반기 통합 모집 MT를 진행하여 통합 모집생들의 학과 생활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어떠한 전형으로 입학했는지를 불문하고 이들 역시 우리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소속에 따라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신중하면서도 신속한 체계 구축을 통해 현재 무전공 전형 입학생들이 학교 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현재우 기자 10jaewo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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