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학교에 이륜차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단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은 미등록 오토바이와 전동킥보드가 캠퍼스 내를 돌아 다니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 중이다. 뿐만 아니라 사고 우려 이외에도 △소음△매연△미관 훼손△주자 공간 침해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우리학교 내에서도 이륜차 이용을 규제하고 단속해야 한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이륜차 이용 실태△우리학교 내 이륜차로 인한 다양한 피 해△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 이륜차 이용 실태

이륜차란 총 배기량 또는 정격출력의 크기와 관계없이 1인 또는 2인의 사 람을 운송하기에 적합하게 제작된 이륜의 자동차를 의미한다. 이륜차는 배기량에 따른 오토바이로 분류돼 운전면허 없이는 운행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전동킥보드와 오토바이가 이륜차에 속한다. 최근 이륜차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그에 따른 사고 발생률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 세다. 지난달 14일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서 무면허 상태로 미등록 오토바이를 몰던 청소년이 정차 중이던 승용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는 차량 등록과 면허가 없는 상태로 사고를 내 사건의 심각성을 더했다.

우리나라 현행법에 따르면 이륜차는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륜차를 타기 위해선 만 16세 이상이란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제2 종 원동기장치 자전거 이상의 면허가 필요하다. 무면허로 운전하는 건 도로교통법 제56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관리법 제27조에 따라 국내 모든 등록차는 번호판을 반드시 부착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으로 번호판을 등록하지 않은 오토바이는 125만 3,134대로 전체 228만 3,341대의 54.9% 에 달했다. 이어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 신고 건수는 지난 7월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1만 3,809건에 달했다.

이륜차의 교통 법규 준수도 부실한 상황이다. 지난 15일 국토부와 한국 교통안전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보행자 횡단보도 앞에서 우회전 차량의 일시 정지 비율이 도로교통법 개정 전에 비해 15.8%p 증가했다. 그러나 이륜차는 6.3%에서 9.2%로 2.9%p가 높아지는 데 그치면서 도로교통법 개 정 전·후 모두 저조한 준수율을 보였다.

◆우리학교 내 이륜차로 인한 다양한 피해 우리학교 캠퍼스 내에선 이륜차 중 번호판이 부착되지 않은 미등록 오토바이와 전동킥보드가 자주 목격된다. 특히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 우 캠퍼스 부지가 넓어 이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에 비해 이륜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한 피해 정도 역시 높다. 외대학보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이륜차에 대한 우리학교 학생들의 인식과 피해 사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캠퍼스 내 에서 이륜차를 목격했다고 답한 비율은 89.7%이고 피해를 겪었다고 답한 비율은 82.9%였다. 학생들이 꼽은 이륜차로 인한 피해로는 △큰 소음으로 인한 피해(60%) △불법 주차로 인한 캠퍼스의 미관 훼손(40%) △자동차 주차 공간 침해(20%) 등이 있었다. 이 밖에도 매연 냄새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다고 답한 이도 있었다. 박현우(국제지역·브라질 22) 씨는 “잦은 소음과 매연 냄새로 인한 불편함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글캠 주차장 곳곳엔 이륜차들이 있지만 대부분 번호판이 없는 상태로 장시간 방치되고 있다. 글캠 기숙사 시설관리팀의 경우 지난해 4월 기숙사 지하주차장에 방치된 미등록 오토바이를 폐기처리했다. 그럼에도 미등록 오토바이 문제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오토바이 소유자가 졸업하면서 버리고 간 미등록 이륜차가 학교 내 주차장과 대학 인근 주택가 골목 곳곳에 방치 돼 미관을 훼손하고 주차공간을 침해하고 있다. 박지훈(국제지역·브라질 21) 씨는 “우리학교가 대면 수업을 진행하며 자동차를 타고 오는 학우들이 많아 주차공간의 협소함을 느꼈는데 미등록 오토바이로 인해 주차공간이 더욱 줄었다”고 전했다.

우리학교 양 캠퍼스(이하 양캠)에선 전동킥보드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교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동킥보드를 타고 캠퍼 스를 활보하는 학생들을 목격했단 제보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전동킥보 드는 가속력에 비해 제동력이 부족하고 바퀴의 크기가 작아 길로 올라오 는 진동과 충격을 잡아내기 어렵다. 그래서 갑작스런 상황에 대처하기 어 렵고 사고 발생 시 속도와 충돌 정도에 비례해 부상의 정도도 달라진다. 글캠 학생지원팀 관계자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이용 금지 현수막이 학 교 입구에 붙어 있어도 잘 지켜지지 않고 안전모 착용 등의 이용수칙 또 한 준수하지 않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1학기에 전동킥보드 사고로 보건실에 방문하는 학생 수가 늘었다”며 사고의 위험성을 알렸다. 박현우 씨는 전동킥보드에 대해서도 “도보로 통학 중 속도가 빠른 전동킥보드에 부딪힐 뻔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전동킥보드는 접근이 쉬워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의 위험성도 크다. 글 캠 인근 모현 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최근 음주한 상태나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이용해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륜차 사고의 또 다른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운전 미숙이다”며 전동킥보드 면허 소지와 올바른 운전 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안전한 캠퍼스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학교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도 미등록 이륜차와 전동킥보드로 인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강원대학교에선 주차된 이륜차 50대 를 조사한 결과 21대가 번호판이 미부착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7월 안동대학교에선 지난 학기 동안 전동킥보드 관련 안전사고가 3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3건 모두 △안전모 미착용△역주행△장애인주차구 역 불법주차△정원초과 탑승 등 이륜차 운행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채 발생한 사건이었다. 우리학교의 경우 설캠은 캠퍼스 부지가 넓지 않아 민원 이나 피해 사례 발생 건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글캠의 경우 모 현 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글캠에서 △무면허운전△운전미숙△음주운전 등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이륜차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학교 측의 지속적인 단속과 대책 마련(62.5%)△이륜차 등록 절차의 간편화와 강력한 법안 마련(40.6%) △총학생회 차원의 주기적인 캠페인 실시(25%)△캠퍼스 주변 경찰 단속 강화(25%) 등이 꼽혔다. 이에 오경현 우리학교 글캠 제 43대 총학생회 회 장은 “이륜차 보호장비 착용과 전동킥보드 이용 금지 등의 사항을 학우들 에게 주기적으로 상기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주기적인 안전 단속도 중요하지만 이륜차 사고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며 안전한 이륜차 이용 문화가 자리 잡는 것도 중요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륜차 사고는 자동차 사고와 같은 처벌 수위와 심각성을 가지지 만 그에 반해 사회에서 인식하는 심각성은 매우 낮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서 이번 해 3월에 발표한 ‘전동킥보드 교통사고 실 태’에 따르면 공유서비스의 확대로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전동킥보드 사고 건수도 258건으로 지난해 49건보다 약 5배 급증했다. 한 달에 20건 이 상 사고가 발생하는 셈이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은 “최근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가 활성화됨에 따라 보조 교통수단으로 서 이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교통수단의 도입 초기에 올바른 전동킥보드 이용 문화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고 예방 및 안전한 이륜차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우리학교 학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원준 기자 05wonj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