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문화를 사랑하는 구지훈 창원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만나다

등록일 2025년04월02일 15시5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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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훈 국립창원대학교(이하 창원대) 교수(이하 구 교수)는 우리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한 후 이탈리아 볼로냐대학교(University of Bologna)에서 미술사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창원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이탈리아 르네상스(Renaissance)△이탈리아 지역학△서양미술사△서양문화사 등을 연구 중이다. 또한 그는 지난 2022년 이탈리아의 미술을 알리기 위해 tvN 역사 예능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이탈리아를 사랑하는 구 교수를 만나보자. 

 

 

Q1. 우리학교 이탈리아어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 미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됐습니다. 당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기가 있었는데 로베르토 바조(Roberto Baggio) 선수(이하 바조)가 말총머리를 휘날리며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저는 바조의 열렬한 팬이 됐고 바조 선수의 국가인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한 저는 이탈리아어로 선수와 대화할 수 있는 스포츠 기자가 되길 원했고 우리학교 이탈리아어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Q2. 우리학교 재학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다른 학생들과 모든 면에서 반대였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수업을 들으러 학교로 들어갈 때 저는 놀기 위해서 학교를 나갔습니다. 특히 군대 가기 전인 20~22살 때까진 정말 열심히 놀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학사 경고를 2번이나 받을 정도였죠. 하지만 군대를 전역한 후엔 와인 소믈리에(Sommelier)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겨 공부와 다양한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Q3. 재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당시 재직 중이셨던 이탈리아어과 김시홍 교수(이하 김 교수)님의 수업 때 와인과 관련된 차별화된 발표 자료를 만들어 발표를 진행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땐 대부분의 학생들이 종이로 핸드아웃(Handout)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주목 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지 파워포인트(powerpoint)와 영상 자료를 사용해 발표를 진행했고 김 교수님께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전히 교수님께서 제 발표 자료를 갖고 있으시다고 하니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Q4. 이탈리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공부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중근세 미술사 즉 이탈리아 중세 르네상스(Renaissance) 미술사를 공부했습니다. 이탈리아의 대학들은 대학이 위치한 도시 및 지역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오래된 대학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여전히 현대에도 대학마다 자신들이 위치한 지역의 문화 및 역사를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교육합니다. 저는 이탈리아 볼로냐대학교에서 미술사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하며 볼로냐 지역과 연계된 중세 르네상스 미술사를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무엇보다 현지어로 이러한 것들을 공부했던 점이 우리나라에 와서 장점이 된 것 같습니다.

 

Q4-1. 언제부터 서양 미술사 및 이탈리아 미술사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엔 크게 관심이 있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며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와인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탈리아 미술사를 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탈리아로 미술사를 배우러 간 것이 아니라 처음엔 어학 연수를 갔습니다. 다행히도 언어 실력이 뒷받침돼 금새 상급반으로 진학할 수 있었고 마리아 리타 실베스트렐리(Maria Rita Silvestrelli)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미술사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결국 약 1년 반의 어학연수 끝에 볼로냐 대학교 석사 과정이 입학하게 됐습니다.

 

Q4-2. 이탈리아에서 겪으셨던 일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석사 과정 중 스위스 바젤(Basilea)로 2박 3일간 답사를 갔습니다. 그곳에서 교수님 및 학우들과 열심히 답사를 했지만 하루는 일탈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과 밤 늦게 피자와 맥주를 먹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다비도프(Davidoff)란 유명 시가 회사 매장에 가서 구경했던 기억이 납니다. 

 

Q5. 이탈리아 축구 선수 로베르토 바조(Roberto Baggio)를 좋아하셨고 그의 집에 직접 초대까지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일화를 알 수 있을까요?

친한 석사 동기가 있었는데 하루는 그 친구가 저에게 전화했습니다. 당시 전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중이었는데 그 친구가 저에게 ‘어떤 역으로 가서 어떤 기차를 타면 바조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죠. 너무 놀랐고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반신반의하며 기차에 올랐습니다. 기차에서 내리니 그 친구가 자신의 삼촌과 함께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 저를 바조의 자택에 데려다줬습니다. 알고보니 그 친구의 삼촌이 바조와 중학교 동창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그 날은 바조의 집에서 바조와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제가 팬이라는 사실을 바조에게 전하니 바조가 매우 신기해했습니다. 당시엔 지금보단 교류가 적었다보니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 자신의 팬이 있다는 사실에 놀랄만하죠. 아무튼 제 평생의 우상이었던 사람과 보낸 그 시간은 꿈만 같았습니다. 여전히 그 기억을 떠올리면 행복합니다.

 

Q6. ‘칼초 에스프레소(Calcio Espresso)’라는 제목의 이탈리아 축구 팟캐스트(Podcast)를 진행하셨는데 시작하시게 된 계기와 향후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금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주로 프리미어리그(Premier League)에 쏠려있지만 2000년대 초반엔 이탈리아 리그가 가장 인기 있었습니다. 그래서 팬들도 많았는데 제가 우리나라에 귀국한 후 이탈리아에서의 경험을 살려 팟캐스트를 진행해보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결국 현재 k리그2 해설위원이자 유튜버로 활동 중인 박찬우 해설위원과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하게됐고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후 매일경제 스포츠 신문에서 축구 경기 관전평을 요청했고 ‘칼초 에스프레소’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보수를 바라고 한 활동이라기보단 제가 좋아해서 한 활동들이고 축구를 좋아하는 팬으로써 다른 팬들에게 제 생각을 전할 수 있단 점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축구에 관련된 활동을 할 땐 제 트레이드 마크(Trade mark)로서 ‘칼초 에스프레소’라는 제목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Q7. 이탈리아 미술 전문가로서 △방송△유튜브(Youtube)△라디오 등 여러 매체에 출연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중에게 이탈리아 미술을 전하시며 겪는 고충이나 즐거움이 있으실까요?

사실 이탈리아 미술사는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또한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탈리아 미술가도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죠.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i ser Piero da Vinci)△미켈란젤로(Michelangelo)△보티첼리(Botticelli)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인지도에 비해 이탈리아 미술사는 그 역사가 방대하기도 하고 유럽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매우 크기도 합니다. 따라서 설명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죠. 저는 매체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이탈리아 미술과 관련된 특정 주제를 설명해야하는데 상술했듯 대중들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고 내용 자체의 분량도 방대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어려울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Q8.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또한 거창한 꿈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학교 이탈리아어과 후배들을 바라보며 이탈리아 미술사와 관련된 중요한 책을 우리말로 쉽게 번역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번역된 책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하기 어렵고 그런 이유에선지 전공과 무관한 진로를 택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노력해보고자 합니다.

 

 

Q9. 마지막으로 우리학교 후배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선을 다해 놀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원하는 진로나 꿈을 찾고 나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100% 투자해야하는 때가 옵니다. 지름길은 존재하지 않기에 필연적으로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죠. 하지만 사람은 매우 연약한 존재인터라 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일지라도 고통과 인내의 시간에서 벗어나 일탈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일탈이 하루 이틀 쌓이면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씩 늦어지게 되고 결국 도태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일탈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도록 시간이 있을 때 많이 놀아두길 추천합니다. 저는 1~2학년 때 너무 열심히 놀아서 3~4학년 땐 오롯이 진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속된 말이지만 정말 미친 듯이 놀아보길 추천합니다. 

 

 

박진하 기자 08jinha@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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