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에 대한 내 애정을 확인하고자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 지난 2022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약 1년간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다. 대학교 진학 후 독일어를 처음 배우며 흥미가 커져 진로로 선택할까 고민이 됐고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나는 남들보다 이른 학기에 독일에 가게 됐다. 독일의 수많은 도시 중 유독 뷔르츠부르크란 곳이 아름다워 보여 그곳으로 가게 됐다.
독일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다. 교환학생 오기 전부터 독일은 기다림과 예약의 나라란 말을 듣곤 했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왜 그런 수식어가 붙었는지 이해가 갔다. 물론 처음 갔을 때 △거주지 등록 예약△비자 발급 예약△비자 수령을 위한 기다림은 힘들었다. 그래도 초기 정착만 잘 해내면 매일이 비슷해 괜찮았다. 가끔 공휴일 전후나 일요일에 마트가 문을 열지 않아 그 전날 냉장고를 확인하고 마트를 가는 것을 제외하곤 하루 루틴(routine)이 정해져 있었다.
독일에 살면서 많은 것을 경험했다. 처음엔 일찍 문을 닫는 마트가 불편했고 운영 시간이 짧은 관공서들이 짜증 났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평일에 비해 버스가 자주 운행되지 않고 오히려 배차 간격이 더 길어지는 상황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지내다보다니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소비자인 나는 무언가를 할 수 없어 불편한 시간이지만 노동자인 누군가에겐 그 시간이 자신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쪽이 틀렸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저 가치관의 차이라 생각한다. 한국처럼 나만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나 무엇이든 빠르게 처리하는 것을 추구할 것인지 독일이나 유럽 국가들처럼 느리지만 나의 시간이 보장될 삶을 추구할 것인지의 차이인 것 같다. 한국에서의 삶은 소비자로서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겠지만 노동자로선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릴 것 같다. 반면 독일에 산다면 소비자로선 불편하고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노동자로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서 삶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함으로써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된 거 같다.
마지막으로 독일에 오면 꼭 먹어야 할 음식들과 여행지를 추천하면서 마무리하고 싶다. 일단 독일 전통 음식인 슈바인학센(Schweinshaxe)이 있다. 슈바인학센은 마인츠(Mainz)란 도시에 있는식당과 퀼른에 있는 식당에 가서 먹길 추천한다. 슈니첼(Schnitzel)이라고 하는 독일식 돈까스 또한 존재하는데 개인적으로 덜 바삭한 돈까스라 생각돼 엄청나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독일에 온 김에 한 번 먹어 보고 싶다면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에 있는식당을 추천한다. 여행지는 계절에 따라 추천이 달라진다. 여름엔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겨울에는 퓌센을 추천한다. 하이델베르크는 워낙 도시 자체가 예뻐 구경만 해도 재밌고 퓌센에는 디즈니(Disney) 성의 모티브(motive)인 노이슈반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이 유명해 많은 관광객이 찾곤 한다. 다들 꼭 기회가 된다면 독일의 음식과 여행지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조예린(사범독교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