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의 딜레마: 해외 교류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등록일 2025년05월21일 23시0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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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시대인만큼 해외 대학과의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Program)은 국내 대학들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부상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국제 경험을 장려하려는 대학의 표면적 기조와 달리 실제 제도 운영에 있어선 곳곳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해외 대학 교류 프로그램의 현황△해외 대학 교류 프로그램의 문제점△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해외 대학 교류 프로그램의 현황 

우리학교 해외 대학 교류 프로그램은 국제교류팀(이하 국교팀) 아래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목표로 운영 및 관리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교류 프로그램은 △교환학생△방학 단기연수△복수학위△자비유학△학석사△7+1 파견학생 등이 있으며 각 프로그램엔 △지원 자격△파견 목적△학점 인정 방식 등 구체적인 선발 기준이 마련돼 있다. 프로그램 지원자는 누적 평점 평균 기준(GPA) 최소 3.0점 이상의 학점과 2학기 이상 수료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또한 파견 국가별 기준 언어 능력과 △DELF△IELTS△TOEFL 등 일정 수준 이상의 공인 영어 성적 제출이 요구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국제 네트워크(Network) 구축△어학 능력 향상△전공 심화△학문적 교류 등 학생들의 국제적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우리학교는 △아프리카△유럽△중남미 등 55개국 505개의 대학과 협정을 체결했고 정기적으로 교환학생 및 복수학위 학생들을 정기 선발하고 있다. 이 중 7+1 파견학생 프로그램은 국제교류전형과 학과선발전형으로 나눠 운영된다. 국제교류전형 같은 경우 국교팀이 직접 선발을 주관해 전공과 무관하게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학과선발전형은 각 학과 주관 하에 1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이 이뤄진다.

 

 

◆해외 대학 교류 프로그램의 문제점

우리학교를 포함한 대다수 대학들이 해외 대학과의 교류를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특히 우리학교의 경우 △경쟁률과 선발 인원에 관한 정보 제공의 부족△교환학생 지원 제도의 미비△해외 프로그램의 학점 인정 제한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 중 7+1 파견 프로그램은 재학생들이 8학기 중 최소 한 학기를 해외 대학에서 수학하도록 장려함으로써 학생들의 국제적 역량을 제고하겠단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선발 기준과 지원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외대학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1.6%가 ‘7+1 파견프로그램’이 가장 불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론 먼저 교환학생 제도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단 점이다. 교환학생 제도의 경우 학생들은 본교에 등록금을 납부하고 해외 대학에서 수학하게 되므로 소요되는 비용이 국내 등록금과 동일한 반면 7+1 파견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해외 대학에 직접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므로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본교 등록금이 면제된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와 같은 영어권 대학은 해외 대학에 납부해야 하는 등록금과 현지 생활비 등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드는 비용이 적지 않다”며 “결국 개인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많기 때문에 제도적 혜택이 체감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프로그램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지 수학에 드는 총비용이 부담스러워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7+1 파견프로그램의 경우 대학별 선발 인원이 소수로 제한돼 있어 학생들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단 비판이 존재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류 프로그램 중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84.3%가 ‘선발 인원 확대’라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과별로 고정된 기준없이 매 학기 유동적으로 선발 인원이 변경됨에 따라 학생들이 체감하는 기회의 희소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지원 수요가 높은 학과일수록 경쟁률이 치솟는 반면 수요가 적은 학과는 상대적으로 여유있게 선발되는 등 기회의 분배 역시 불균형하게 작동하는 경우도 지적됐다. B씨(동유럽헝가리)는 “헝가리어 전공처럼 해당 국가에 가려는 수요가 많은 학과는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며 “보통 1~2명 정도만 선발되다 보니 준비를 하다가도 어차피 안될거라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는 친구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형식적으론 학과별 선발이 공정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론 기회 자체가 적기 때문에 공정함이 의미 있게 작동하지 않는단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경쟁률 및 미달 여부와 같은 지원 관련 데이터(Data)는 현재 내부 방침에 따라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해외 교류 프로그램△교환△복수학위△7+1프로그램 지원자들은 이수완료 학생들의 △개인 소감△선발 여부△파견 대학△현지 생활 후기 등이 기재된 귀국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쟁률과 미달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지원자의 수요와 공급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에 일부 교류 대학의 정원 미달 현상이 발생해 학생 지원율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B씨는 “지원 시 기본적인 정보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준비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 학생들이 지원을 망설이게 되고 결국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국교팀은 “해당 정보가 매 학기 지원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지기 떄문에 공개하더라도 다음 학기 지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특히 대학별 1~3을 선발하는 영어권 교환 프로그램의 경우 특정 학기에 국한된 일시적인 현상으로 경쟁률이 높아지거나 미달이 발생해 다음 학기 지원자들에게 오히려 왜곡된 정보가 될 수 있어 앞으로도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해외 교류 프로그램의 학점 인정 제한에 대한 문제다. 국교팀 홈페이지에 따르면 모든 교류 프로그램은 방학휴학 기간 내 △국내△해외 계절학기△해외연수 등 모든 교류 프로그램이 최대 6학점까지만 인정이 된다. 그러나 해외연수 기간 중 △48시간 이상 수업 이수 시 3학점까지 △96시간 이상 이수 시 6학점까지 각각 인정 가능하나 학과 내규 및 학과장의 승인에 따라 실제 인정 학점은 더 적을 수 있다. 문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학점 인정이 아예 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단 점이다.실제 방학 계절학기 프로그램은 총 수업 시간이 48시간에 미치지 못해 학점 인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학생들은 학점 없이 교류 활동만 수행하고 돌아와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 같은 제한된 학점 이수 조건은 타대에 비해 졸업학점이 큰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C씨의 경우 “비용을 내고 단기 연수를 다녀왔음에도 학점 인정 한도가 낮다”며 “해외 경험을 쌓고 싶어도 학점 인정이 제한적이라 학점 관리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나아가야 할 방향

위와 같은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해 우선은 선발 인원 확대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일례로 중앙대학교의 경우, 2025학년 2학기 기준 509개의 해외 대학과 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우리학교 국교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선호 지역과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넓히기 위해 국교팀은 매학기 신규 자매대학과의 협정을 체결하며 교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영어권 교환 프로그램 기준 파견 대학 수는 2023학년도 2학기 기준 65개에서 2025학년도 2학기 82개로 약 26% 증가해 많은 학생들이 국제 교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학교는 △지원 경쟁률△미달 여부△파견 인원 등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관련된 핵심 정보들을 정기적으로 공개해 학생들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이에 우리학교 국교팀은 “정량적인 정보 공개보단 학생이 자신의 목표와 역량에 따라 충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상시 상담△설명회△축제 참여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유동적인 학교별 지원 가능 인원으로 인해 겪는 학생들의 불편을 고려하더라도 투명한 정보 제공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실제로 경희대학교의 경우 △대학△분기별로 경쟁률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매 학기 선발 결과 공고문을 통해 학생들과 경쟁률과 미달 여부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학점 인정 제도 역시 개선이 요구된다. 단기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시간’이란 단일 요소로 형식적 시간 기준만을 적용하기보단 실제 교육 내용의 질과 성취도를 평가해 학점과 장학금이 부여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현재 방학 단기연수나 해외 계절학기 등에서 최대 인정 학점 수에 한계가 있고 동일 기관언어권에서의 연속 이수마저 일부 제한됨에 따라 관련 제도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국교팀은 “해외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을 인정 부분은 학과 별 내규에 따른다”며 “각 학과별 해외 파견 대학의 △시수△이수 학점△커리큘럼(curriculum)△학점 등이 다르고 귀국 후 시험을 봐야만 하는 등 학과마다 인정 절차에도 차이가 있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이어 “학생이 해외 파견 전 수강예정 과목을 학과에 확인 받고 학과별 공지사항 및 내규를 확인해 이를 잘 숙지하고 가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통합적 조율△학과별 자율성△학생의 준비 태도△행정 부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데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 보다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선 제도적 기반이 현실에 맞게 조정되어야 하며 관련 부서 간의 긴밀한 협력과 지속적인 제도 검토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문적 성과와 행정적 신뢰가 함께 축적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

 

 

최소윤 기자 09soyo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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