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김나현(서양어·프랑스어 15)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이하 김 회장)은 학교로부터 총학생회장 지위를 이어갈 수 없단 통보를 받았다. 김 회장이 18일부로 졸업유예생이 됐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학칙 제47조 1항과 고등교육법 제23조의 5-3항에 따라 학생회는 재학하는 학생으로 구성된단 점과 졸업유예생은 재학생으로 볼 수 없단 점을 근거로 삼았다.
이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설캠 총학)은 중앙운영위원회 성명문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학적을 기준으로 학생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학생의 자치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측에 학칙에 대한 개정을 요구했다. 설캠 총학은 학칙 개정이 필요하단 의견을 학교에 여러 번 전한 바가 있다. 김 회장은 “1974년에 제정된 학칙은 독재 정권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회 참여자를 재학생으로 한정했다”며 “자치활동 보장을 위해 만든 규정의 본 의도를 학교가 다르게 해석한 것이다”고 전했다. 또 당시엔 졸업 유예 개념이 없었기에 현재 상황에 맞게 졸업 유예생도 학생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칙의 ‘재학생’이란 문구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칙 제4조 ‘정회원 등록제’엔 휴학생 및 졸업유예생의 학생회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칙 위반 시 교육부 및 내부 감사의 중대한 지적사항이 될 수 있다며 재학생 신분의 공식적인 학생대표 지정을 요청했다. 또한 학칙 개정도 어렵단 의견을 표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칙에서 학생회 구성의 기본 요건을 재학생으로 규정한 것은 학생회가 막대한 예산 수령 및 집행 권한을 가지기 때문이다”며 “만약 휴학생이나 수료생이 예산 수령 및 집행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 징계할 방안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는 관계 법령 및 규정에 따라서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6년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2019년 일부 단과대 학생회장이 재학생에서 휴학생으로 신분이 변경된 적이 있었다. 이에 이들은 재학생 신분의 다른 집행 간부에게 대표 자리를 위임해 학생회를 운영했다. 학생 지원팀 관계자는 “과거 학칙을 개정하지 않고도 문제없이 학생회가 운영됐기 때문에 김 회장에게 예외를 적용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봉비 기자 02jbb@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