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3호는 지난 992호에 이어 많은 교내외 사건들을 전달했으며 분량 또한 적절했다. 다만 지난 호에 이어 작은 부분에서의 섬세함이 아쉽다. 기사의 헤드라인과 내용이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기사 맥락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낀 부분이 많았다. 특히 여러 행사의 경우, 개최 이유와 목적 및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하는 바람이다.
작년에 총장직속기구로 설립됐으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다소 낯선 ‘미래위원회’ 관련 심층 기사가 실렸다. 김원호 위원장이 말한 ‘초연결 시대’를 앞두면서 우리학교가 취하는 전략적 방향을 알게 된 점은 좋았다. 하지만 흥미성은 다소 떨어졌다. 특정 주제에 대한 심층 보도라기보다 단순한 인물 및 기관 소개 느낌이 강해 안타까웠다.
이번 호에서는 12.28 한일 합의와 영화 ‘귀향’ 등으로 다시금 여론이 들끓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많이 풀어낸 듯하다. 학우들에게 제대로 된 인식을 심어주고 그에 대한 참여와 관심을 촉구하는 데 좋은 기사란 평이다. 하지만 기획면 기사와 국·부장 고정 칼럼의 중복된 내용으로 다소 반복적인 느낌을 줬다. 같은 소재와 내용에 대해 다수의 기사를 한번에 보도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기사가 더욱 영향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라는 시의적인 요소를 너무 생각한 탓인지, ‘인공지능과 기계, 그리고 인간’에 관한 내용들이 [열린공간]의 주를 이뤘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많이 된 사건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전체적으로 보도와 함께 방법이 제시돼, 정보전달 이상의 기능을 하는 기사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뒷담 하는 기자’에서 김영환 기자가 지적했듯이 지금은 학보에 대한 무관심이 극심한 상태다. 종이 신문의 쇠퇴하는 운명을 학보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단순한 질적 향상뿐 아니라 학보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미래적인 고민과 실천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