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부터 1년 간 7+1 파견학생 제도와 자비유학 제도로 이집트 카이로대학교(University of Cairo) 어학당에서 아랍어를 공부했다. 언어가 곧 문화라고 생각한 난 현지인과 아랍어를 소통하기 위해 이집트 유학을 결심했다. 이집트 현지에서 느꼈던 경험은 뜻깊고 만족스러웠다.
어학당 수업은 오전에 진행됐다. 수업이 끝나면 우리나라 언어를 공부하는 현지인 친구들과 교류하기 위해 한국 문화원을 찾아갔다. 이곳에서 만난 친구 덕분에 아랍어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문화에 대해 배우며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이집트에서의 경험 중에선 이집트 정부에서 개최한 2017 국제 청년 포럼에 참여한 게 가장 인상 깊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대표들과 함께 청소년과 청년 교육에 대해 토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럼에 참여해 다양한 주제로 토론한 낮과 달리 밤엔 파티에서 팔레스타인 외교관이나 타 국가에서 온 교환학생을 만나 교류할 수 있었다.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전공하는 학생들의 출신 국가를 불문하고 같은 고충을 가지고 있단 점이 신기했다. 이집트 국영방송 DMC 뉴스에 출연해 아랍의 여성 인권에 대한 인터뷰를 한 경험 또한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집트에서 나는 타인과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며 성장했다. 유학 초기엔 내게 웃으며 다가오는 이집트인이 부담스러웠다. 이집트인이 친절히 다가오는 건 이득을 취하기 위해 접근하는 거로 생각해 대화를 피하고자 이어폰을 꽂고 땅만 보며 걸어갔다. 하지만 이는 내 편견과 오해였다. 이집트인은 낯선 사람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하철에 타면 이집트인이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가족의 안부까지 물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우리나라완 달랐다. 우리나라 문화에도 낮선 이와 정겹게 교류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길 바란다.
이집트 생활을 돌아보면 학업에 소홀했던 점이 가장 후회된다. 물론 이집트에 가기 전보다 아랍어 실력은 향상됐지만 좀 더 많은 시간을 아랍어 공부에 투자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우리학교 학생은 해외 체류 기간에도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을 꼭 가지길 바란다.
글·사진 장준환(통번역·아랍어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