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백신, 신약 개발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등록일 2021년10월12일 21시0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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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우리나라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변이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이하 델타 변이)의 확산이 시작됐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기존 백신에 내성이 있어 백신 효과를 낮춘다. 이번 달 2일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뮤(Mu) 변이도 등장했다. 여러 종류의 코로나19 백신 중 ‘모더나 백신’과 ‘화이자 백신’이 속한 mRNA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박중찬 우리학교 생명공학과 교수를 만나 mRNA 백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Q1. mRNA 백신의 작용 기전이 궁금합니다. mRNA는 DNA 유전정보를 리보솜이란 세포 소기관에 전달합니다. 리보솜은 전달받은 DNA의 유전정보를 읽으며 단백질을 만들어 내죠. mRNA 백신은 이 원리를 이용합니다. 코로나19의 경우 S(Spike)-단백질이 바이러스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코로나19 mRNA 백신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핵심 표적으로 S-단백질을 사용해요. S-단백질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mRNA를 몸에 주입하면 mRNA는 세포 속으로 들어가 S-단백질을 만듭니다. 우리 면역체계가 이 단백질에 대한 면역반응이 생겨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유도하는 거죠. Q2. mRNA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요? mRNA 백신은 다른 백신에 비해 만들기 수월해요. 유전정보인 DNA 염기서열 파악이 쉽기 때문이죠. 그래서 mRNA 백신 생산은 매우 빠르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mRNA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변이가 생기면 바뀐 유전정보를 반영한 mRNA를 바로 만들면 돼요. mRNA를 세포 내로 전달하기 위한 전달체인 나노 인지질 물질도 기존에 허가받은 물질을 사용하면 되니 임상시험을 대규모로 하지 않더라도 변이 백신 제작이 가능합니다. Q3. 최초의 mRNA 백신이 코로나19 백신이라고 들었습니다. 왜 그동안 mRNA 백신이 나오지 않았나요?     안전성과 생명과학 기술의 부족 때문입니다. 의약품은 효과도 중요하지만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특히 백신의 경우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하기 때문에 허가 기준이 매우 엄격하죠.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신규물질의 경우 안전성 평가가 더욱 까다롭습니다. 백신에 사용된 mRNA와 전달체 모두 의약품으론 신규물질이기 때문에 안전성 검증의 단계를 거쳐야 했어요. 또한 mRNA 백신 개발을 위해선 △전달체 생산△전달체 결합△mRNA 대량생산 등 부수적인 생명과학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런 기술 개발이 최근에 이뤄지면서 mRNA 백신이 나오게 된 거죠. 모더나 백신 또한 암 예방 및 치료용으로 연구하던 기술을 코로나19에 적용해 만든 거예요. Q4. mRNA 백신은 다른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항원항체반응으로 일어나는 생체 과민반응인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왜 발생하는 건가요? 대부분의 백신은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백신 접종 후 20분 정도 병원에 머물다 가도록 하는 거예요. mRNA 백신이 다른 제형의 백신에 비해 아나필락시스 가능성이 높다면 이는 mRNA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기 위한 전달체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기존 백신에선 mRNA 전달체가 사용되지 않았거든요. 세계적 위기 상황 속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급하게 이뤄지다 보니 백신 이상 반응이 없는 제형을 만들기엔 시간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재 이상 반응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니 시간이 지나면 더 안전한 백신이 만들어질 거예요. Q5. 코로나19 백신 중 DNA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하 AZ 백신)과 mRNA 백신인 모더나와 화이자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S-단백질을 만들어 면역반응을 유도한단 공통점이 있지만 백신의 제형이 달라요. mRNA 백신은 S-단백질의 유전정보를 가진 mRNA를 전달체로 감싸 세포로 주입합니다. 그에 반해 AZ 백신은 인체에 들어가 자기복제를 하지 못하게 만든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해요. AZ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의 DNA 유전체에 S-단백질 유전자를 삽입시킨 변형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겁니다. 변형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세포 속에 들어가 정상 세포를 감염시켜요. 감염된 세포 속 S-단백질 유전정보는 mRNA를 거치며 리보솜에 전달되고 리보솜은 S-단백질을 만드는 거죠. Q6. mRNA 백신은 2차까지 접종하는 반면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얀센 백신의 경우 1차만 맞아도 접종이 완료됩니다. 백신의 추가 접종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제약사의 백신 개발 전략 차이예요. 제약사는 백신의 안전성이 확보되고 백신 접종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면역 정도를 형성하면 이 기준에 맞춘 시장 전략을 사용할 수 있어요. 얀센 백신은 2번 맞는 것보다 1번 맞는 것이 더 시장 친화적인 거죠. 일반적으로 면역 활성 강도는 추가 접종을 하면 더 강해져요. 그래서 2회 접종 백신보다 1회 접종 백신이 면역 활성과 안전성이 조금 떨어질 수 있습니다. 1차 접종 시 항원의 양을 많이 넣으면 면역반응은 증가할 수 있으나 이상 반응도 커질 수 있거든요. 여기에서 제약사마다 백신 접종 전략이 달라지는 거죠. Q6-1. 최근 mRNA 백신 접종 간격이 4주에서 6주로 늘어났습니다. mRNA 백신 접종 간격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일반적으로 추가 접종은 3주에서 4주 후에 이뤄집니다. 이보다 접종 간격이 짧아지면 1차 면역반응이 2차 접종 효과를 떨어뜨리지만 2주 정도 길어지는 건 면역 발생에 큰 문제가 없어요. 그러나 간격이 6개월 이상으로 벌어지면 1차 면역으로 생긴 면역 기억세포가 사라져 추가 접종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백신 접종 간격은 백신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실험을 해봐야 알 수 있어요. 코로나19 mRNA 백신의 경우 급하게 제작됐기에 이상적인 백신 접종 간격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Q7.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 성공으로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백신 개발 플랫폼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로 인한 백신 개발 분야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mRNA 백신의 안정성이 더 높아지면 앞으로 많은 백신이 mRNA 형태로 제작될 거라고 봅니다.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단 장점을 활용할 수 있겠죠. 코로나19의 심각성으로 인해 mRNA 백신은 일반적으로 5년에서 10년의 기간이 걸리는 백신 의약품 허가를 1년 만에 통과했어요. 이번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며 mRNA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으니 앞으로 이를 다른 질병에 적용하는 것도 쉽게 허가받을 수 있을 겁니다.

 

 

정나윤 기자 02imyu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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