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댐’이 ‘나 됨’으로

등록일 2021년10월12일 21시1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초등학교 땐 김연아 선수를 동경하며 피겨 스케이팅 선수를 꿈꿨고 중학교 땐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보며 나도 언젠간 저 자리에 앉으리라 다짐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건 항상 많았고 그만큼 다양한 활동을 경험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자 정작 내가 진정으로 원한 진로는 없었단 것을 깨달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선배와 ‘굶어 죽어가는 아이가 앞에 있다면 그 장면을 방관하여 촬영해 기아의 위험성을 알릴 것인가 혹은 그 아이를 살릴 것인가?’란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난 다수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단 가능성을 언급하며 전자의 입장을 택했지만 선배는 나와 정반대의 입장을 고수했다. 우리 둘은 오랜 시간 논쟁을 펼쳤고 그 대화 끝에 세상에 선한 변화를 가져오는 사람이 되고 싶단 막연한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사회·문화 시간에 선생님이 성차별적 발언을 해 반 전체가 이의를 제기했던 적이 있다. 당시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며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웠다. 여성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단 사실을 모두가 알지만 정작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보는 다수의 시선이 모순돼 보였다. 여성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일부 페미니스트의 행동으로 인해 다수의 페미니스트가 비난을 받는 것이 사회의 주된 입장이 됐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여성 인권 개선 행보가 더뎌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시간이 지나 이번 해 초 ‘월간 커넥트’에 ‘마이클 샌델’ 교수가 출연해 사회적 모순 중 하나인 계층 상승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개인의 성공에 천부적 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하위 계층의 계층 상승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성공에 대한 겸손한 태도와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을 보고 사회 모순에 대해 고민하고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탐구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사회적 모순에 대한 나의 경험들은 외대학보에 지원한 계기가 됐다. 외대학보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설렜다. 학보 방학 집중 교육을 마치고 처음 마감을 할 때 그동안 내가 학교란 사회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반성하게 됐다. 학교에 얽힌 문제들을 제대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학보 마감을 하면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건 학교와 학생 간의 의견이 대립할 때 학교와 학생의 입장을 비슷한 비율로 언급하는 것이었다. 기사를 작성하다 보니 학생 측의 의견을 더 높은 비중으로 작성하는 날 발견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사회 모순을 나만의 기준으로 판단한 건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됐다. 또한 공정한 시선으로 현상을 바라봐야 한단 것을 배우게 됐다. 처음 시작했던 그 다짐 그대로 사실을 넘어 진실을 밝히는 기자로 활동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를 파고들고 싶다. 그러다 보면 진정한 내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차승연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추천 0 비추천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내 안의 특별함 찾기 (2021-10-24 12:44:12)
부조리의 인식에서 피워낸 꿈 (2021-09-09 22:54:04)

가장 많이 본 뉴스

기획 심층 국제 사회 학술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