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다음 해 3월 9일 치러질 예정인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그 어떤 투표보다 의미가 무겁다. 그 무게에 맞게 각종 언론사는 차기 대선 후보와 그들의 지지율에 관한 기사를 우후죽순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경기 불황과 부동산 폭등은 국민에게 먹고 사는 문제를 안겼다. 차기 대권주자들은 국민의 요구에 맞는 공약을 내걸며 지지율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투표는 우리의 삶에 공기처럼 공존해왔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연예인에게 상을 안겨주기 위해 부모님의 핸드폰으로 문자 투표를 했다. 학창 시절도 마찬가지다. 매해 우리 반의 반장 혹은 우리 학교의 학생회장을 뽑기 위한 직접선거가 진행됐다. 모임의 저녁 식사 메뉴를 결정하는 일마저 거수를 통해 결정했다, 미성년자 시절 경험한 투표는 사실상 감정의 표출에 가까웠다. 노래의 질과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수상의 대상이 됐으면 했다. 반장선거에 나간 친구의 공약과 상관없이 그 아이에 대한 호감이 크단 이유 하나만으로 그 친구를 뽑았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투표권 행사의 의미는 이전처럼 가볍지 않다. 자신의 손으로 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게 됐다. 이번 해 열릴 총장선거 또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할 중요한 선거 중 하나다. 외대학보 1059호에 실린 총장선출권 기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사엔 우리학교 총장선출의 역사와 학생 투표권을 얻기 위한 학생들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또한 재학생 설문조사를 통해 우리학교 학생은 어떤 총장을 원하는지 살펴봤다. 물론 학생의 총장투표권 반영률이 5%밖에 되지 않는단 사실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많은 재학생은 낮은 수치에 불만을 표했고 나 또한 이에 통감한다. 그러나 5%의 학생투표 반영률에 무조건적 비난을 쏟아내고 싶진 않다. 우린 아직 총장선출 시 학생의 투표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는지 체감한 바 없다. 가시적인 숫자는 5%로, 굉장히 사소해 보이지만 학생투표가 총장선출의 실질적인 당락을 결정할지 모른다. 물론 전체 구성원이 총장선출에 참여하는 타 사립 대학과 비교했을 때 우리학교의 학생투표 반영률은 현저히 낮은 수치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겐 시간이 남아있다. 이번 해 11월 29일 차기 총장선거가 진행된다. 높은 학생 투표율을 통해 우리학교 학생이 총장투표권에 얼마나 극심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지 가시적인 간절함을 보여줘야 한다. 학생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한 발씩 나아가며 대학의 민주적 발전을 이룩해야 할 때다.
김민주 부장 01minju@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