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선 대변인(법·법 92)(이하 서 대변인)은 2002년 검사에 임용된 후 최초의 여성 공안 검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의정부지방검찰청△광주지방검찰청△청주지방검찰청을 거쳐 부장검사로 승진했고 검사 생활 20년 만인 지난 6월 25일 대검찰청 대변인 자리에 올랐다. 20년의 세월 동안 검사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서 대변인을 만나보자. Q1. 우리학교 법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대입 학력고사 당시 후기 모집 대학을 알아보던 중 담임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우리학교 법학과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Q2. 대학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1학년과 2학년 땐 대학 생활의 낭만을 즐겼어요.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해 장학금을 받기도 했죠. 대학 시절에 연애했던 후배는 지금의 남편이 됐네요. Q2-1. 기억에 남는 대학 시절 활동이 있나요? △노래패 활동△농촌 활동△풍물패 활동△헌법학회에서 준비했던 헌법모의재판△형사법학회에서 진행했던 형사모의재판 등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Q3. 사법고시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열심히만 한다고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공부했어요.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임했죠. 실력이 뛰어난 고시생이 많았기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Q4. 변호사나 판사가 아닌 검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한 것도 처음부터 검사란 직업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공적 임무에 헌신하고 싶었어요. 판단을 주로 하는 판사보단 적극적으로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검사란 직업에 매력을 느꼈죠.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단 건 너무나 멋진 일입니다. Q5. 2003년 최초의 여성 공안 검사로 임명돼 화제가 됐습니다. 그 시절을 되돌아보면 어떤 경험이었나요? 초임검사 시절엔 그게 어떤 의미였는지 잘 몰랐습니다. 검찰 역사상 최초로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에 여성검사가 배치되는 일이었죠.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고 검찰 내부에서도 기대가 컸던 만큼 어깨가 무거웠기 때문에 잘 해내야 한단 생각이 컸습니다. 지금 기준으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당시엔 ‘역시 여성검사는 안 돼’가 아닌 ‘여성검사도 잘할 수 있구나’란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야 다음에 또 다른 여성검사에게 기회가 주어질 테니까요. 지금은 많은 여성검사가 △강력△공안△특수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기량을 펼치고 있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Q6. 검사 생활 동안 가장 중요하게 여긴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법질서를 확립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싶었어요. 좀 더 나은 사회가 되도록 미력이나마 보태고 싶단 열망이 강했죠. 범죄엔 단호하게 대처하고 피해자에겐 따뜻한 검사가 되자고 다짐했습니다. 20여 년의 검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건을 처리했고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제가 만났던 모든 사건관계인에게 때론 감당하기 어려운 결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이었기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리진 않았기를 바라요. 특히 범죄로 인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Q7. 지난해 9월 기준 검사 내 여성의 비율은 32%이고 각각 △부장검사급 17%△차장검사급 8%△검사장급 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남성이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검사 사회에서 느꼈던 힘든 점이 있나요? 남성 위주의 조직이다 보니 처음엔 업무나 생활에서 적응하기 힘든 면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선후배의 도움으로 차츰 적응이 됐죠. 검찰 조직의 여성 비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여성을 배려하는 문화가 많이 정착됐다고 생각해요. Q8. 지난 6월 25일 대검찰청 대변인 자리로 인사이동이 발표됐습니다. 대검찰청의 목소리를 전달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대검찰청의 대변인은 검찰 업무의 대외 공표와 홍보 사항과 관련해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일을 합니다. 약 10년 전 대검찰청의 부대변인 업무를 한 경험이 있지만 대변인의 업무는 훨씬 어렵고 책임이 무거운 것 같아요. 모쪼록 정확한 공보와 적절한 홍보로 검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검찰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Q9. 검사를 꿈꾸고 있는 우리학교 후배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초임검사 시절 한 선배가 ‘검찰은 작은 사람은 크게 만들고, 큰 사람은 더 크게 만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검사는 기본적으로 △공소유지△법집행△수사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법질서를 확립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숭고한 직업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실△국회△금융위△대검△법무부△법제처△외교부△헌법재판소 등 정부 부처 파견 근무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무연수원△해외 주재관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죠. 무엇보다 어느 조직에서도 볼 수 없는 훌륭한 실력과 인품을 갖춘 최고의 인재와 동료가 돼 함께 성장하며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자신의 역량을 최고로 발휘하고 훌륭한 인재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은 후배들은 검찰에 도전해주세요.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정봉비 기자 02jbb@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