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단 취지로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란 명칭을 사용한 건 대략 2005년부터다. 애완동물이란 단어엔 동물이 인간의 소유물이며 이를 통해 인간이 즐거움을 얻는단 의미가 담겨 있다. 반면 반려동물엔 동물을 인생의 동반자이자 소중한 생명으로 대하겠단 뜻이 숨겨져 있다. 과연 우리는 반려동물을 얼마큼 사랑하고 있는가. 작가는 유기견 ‘피피’를 키우며 유기견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입양되지 못한 유기견은 △개농장으로 들어가거나△길거리에서 죽음을 맞거나△안락사를 당하는 일이 대다수다. 개농장에선 비용 절감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와 항생제를 섞은 먹이를 제공한다. 제대로 된 배변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에선 음식물 쓰레기와 배설물 악취가 진동한다. 발을 딛기조차 어려운 가느다란 철장 속 개들의 발엔 성한 곳이 없다. 이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암컷에겐 끊임없는 출산까지 요구된다. 예쁘고 작게 태어난 개는 애완동물 가게로 간다. 그렇지 않은 개는 도살장에서 식용으로 유통된다. 애완동물 가게로 간 개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태어나 높은 확률로 질병을 갖는다. 이에 또다시 버려질 위기에 처한다. 떠난 자리는 새로운 유기견이 차지하고 이런 문제는 끝없이 반복된다. 작가는 유기견 문제가 사회 전반의 문제와 이어져 있단 사실을 밝히며 개가 가장 나은 처지의 반려동물인 동시에 최악의 처지인 식용동물이라고 말한다. 예쁜 개를 선호하는 문제 외에도 개고기에 대한 수요가 있어 이런 악순환이 이어진다. 개 식용을 찬성하는 측에선 농장동물은 먹는데 왜 개는 안 되냐며 개 식용은 우리나라의 전통이라고 주장한다. 개 식용을 금지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개는 기존 농장동물에 비해 강한 활동성을 지녀 집단 사육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는 개 식용을 찬성할 만큼 단백질이 부족한 시대도 아니다. 위생적인 도축을 위해 제정된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도 개는 포함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개 도축 방법은 전기도살이다. 이는 대법원에서 동물보호법이 금하는 잔인한 방법에 해당한단 근거로 동물 학대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단속과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대 측에선 개를 반려동물로 인정해 동물보호법의 적용을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 외국에선 동물복지 인증제도를 통해 농장동물의 복지 향상을 위한 규제를 강화 중이다. 우리나라도 2012년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를 도입해 동물의 5대 자유인 △갈증·배고픔·영양불량△불안·스트레스△불편함△상해·질병·통증으로부터의 자유와 정상적 행동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개 식용 반대는 동물복지를 위한 운동의 초석이 되는 셈이다. 동물권은 접근하기 어려운 권리 중 하나다. 우리사회 내에도 수많은 차별이 존재하기에 동물 문제는 해결의 우선순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물 문제는 △자본△질병△환경 등의 문제로 이어져 인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개 식용을 반대하잔 주장은 결국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위한 이야기다. 작가는 말한다.‘동물이 대접받는 나라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정나윤 기자 02imy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