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호주의 무역 갈등,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등록일 2021년11월07일 21시5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호주는 최대 교역국 중국과 무역 갈등을 겪으며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쿼드(Quad)’** 가입 등 ‘미국의 동맹이자 중국의 친구’란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택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중국과 적대적 관계가 형성됐고, 중국은 이에 석탄을 비롯한 호주산 물품 수입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했다. 무역 갈등은 호주와 중국 양국 모두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 박재적 우리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함께 △호주와 중국의 무역 갈등△입장 차이△전 세계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자.’ Q1. 최근 발생한 중국과 호주의 무역 갈등 원인이 궁금합니다. 중국과 호주의 무역 갈등은 2018년부터 시작됩니다. 이 무렵 중국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관심을 가지며 기간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는데요. 다양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중국은 자신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계에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중국의 세력이 커질 걸 느낀 호주는 점점 중국을 견제하게 되죠. 특히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범지구적 확산 이후 호주가 발본지 조사를 요청하며 양국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습니다. Q1-1. 중국과 호주 양국이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무역 갈등 사례가 있었나요? 지금과 같이 양국관계가 경색될 만큼 심각한 무역 갈등은 없었어요. 다만 1996년 미중 간 대만 해협 위기 시 호주가 미국편을 들어서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흔들렸던 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사과하며 양국관계는 다시 복원됐습니다. 지금의 중국과 호주 무역 갈등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죠. Q2. 이번 무역 갈등이 중국과 호주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지난해 5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코로나19 발본지 조사 발언이 나온 직후, 중국은 △보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석탄 수입 금지△쇠고기 수입 금지△자국민의 호주 유학과 관광 제한 등의 제재를 가했습니다. 중국은 2019년 기준 발전용 석탄의 38%를 호주로부터 수입해오는 등 1차 에너지 자원에서 호주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이에요. 지금도 석탄으로 전력을 수급하는 중국은 호주산 석탄의 대체재를 찾지 못해 공업지대의 산업생산까지 차질을 겪는 등 전력난에 시달렸습니다. 호주는 최대 무역국 중국의 제재를 받아 수출액이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무역 규모에서의 손해는 그리 크지 않았어요. 철광석 원자재 가격이 올라 큰 이득을 봤기 때문이죠. Q3. 호주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입니다. 그럼에도 호주가 중국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호주의 외교적 입장과 중국의 높은 호주산 철광석 의존도 덕분이에요. 기본적으로 호주는 외교적 측면에서 서구권 편에 서야 한단 입장이 확고합니다. 호주는 동아시아와의 무역이 매우 중요한데 동아시아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미국 주도 자유주의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 예로 2018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집권 당시 중국의 IT기업 ‘화웨이(Huawei)’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데, 호주도 미국 행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기도 했죠. 오커스, 쿼드 등 미국이 속한 안보 협의체에 가입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호주는 전 세계 철광석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요. 철광석의 경우 중국이 대체재를 찾지 못해 무역 제재가 불가능한 품목입니다. 호주는 톤당 수출 가격을 올리며 중국의 석탄 제재에 맞섰고 무역 타격을 피하게 돼요. Q4. 중국은 이번 무역 갈등 이후 인도네시아 및 몽골 등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석탄으로 호주산 석탄을 대체하려 했으나 이에 실패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호주산 석탄만큼 다른 나라의 석탄은 품질이 좋지 못합니다. 중국은 석탄의 38%를 호주로부터 수입하는데요, 이를 대체하기 위해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지난해 기준 230%, 인도네시아산 석탄을 89% 늘렸지만 역부족이었죠. 호주를 제외한 수입산 석탄이 중국 석탄 총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해요. 중국은 아프리카 철광석 광산을 발굴하여 호주산 석탄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지만 최소 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고품질의 철광석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아직 중국은 대체품을 찾지 못해 노력 중입니다. Q5. 중국과 호주 국민은 이번 무역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호주의 보수 집권여당인 자유당은 중국 위협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등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호주 국민의 신뢰 또한 낮음을 알 수 있어요. 지난 6월 22일 호주 여론조사기관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가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인 응답자의 16%만이 ‘중국을 신뢰한다’고 답했습니다. 위 여론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에 일반 국민도 찬성하고 있으며 반중감정이 높아 정부 행보에도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단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산업 종사자들은 피해 규모가 커질 경우 호주 정부의 행보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어요. 중국 내에서도 호주에 대한 반감이 심한 상태입니다. Q6. 이번 무역 갈등이 전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중국과 호주의 무역 갈등이 전 세계 경제에 실질적으로 미친 영향은 적습니다. 양국의 문제에 타국이 함부로 끼어들 순 없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이번 무역 갈등에서 동맹국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우리나라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당시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을 돕지 않았단 비판적 여론이 있었습니다. 이를 경험한 미국은 호주가 미국편을 든 데에 대한 중국의 호주에 대한 무역보복에서 확실히 호주의 편에 서며 동맹국에 대한 확실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하며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미국의 태도 변화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Q7. 우리나라는 중국과 호주의 무역 갈등을 통해 어떤 점을 깨달았나요? 우리나라도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무역 갈등을 통해 호주가 중국에 대응하는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호주가 철광석으로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반도체 시장으로 우위를 점해야 한단 여론이 생기기도 했어요.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확보 노력에 동참하는 등 세계적 반도체 시장 선점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중국과 호주의 무역 갈등이 우리나라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없습니다. Q8. 앞으로 호주와 중국 간의 무역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양국 모두 무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출구전략을 찾을 것입니다. 중국과 호주는 전례 없는 무역 갈등을 겪었어요. 호주의 입장에서 중국은 제1 수출국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일대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광산 투자를 진행하는 등 호주에 의존적이었던 1차 에너지원 수입을 차차 줄여나갈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중국도 그 목표를 이루기 전까진 호주에게 더 강경히 대응하진 못할 것입니다. 다만 중국이 궁극적으로 대체재를 찾을 것을 대비하여 호주, 미국과의 첨단산업 협력 부분에 큰 관심을 가질 것이에요. *오커스: △미국△영국△호주 3개국이 이번 해 9월 15일 공식 출범시킨 외교안보 3자 협의체 **쿼드: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이 참여한 비공식 안보회의체

 

***양안관계: 대만과 중국의 관계

 

 

양채은 기자  03chaeeun@hufs.ac.kr

양채은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추천 0 비추천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기획 심층 국제 사회 학술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