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한다.

등록일 2021년11월07일 22시1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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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는 우리 사회 내 차별을 받는 집단이다. 지난해 5월 우리나라에서 이태원을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동선이 밝혀지자 확진자가 이태원에 위치한 성소수자 클럽을 다녀갔단 사실이 밝혀졌고 해당 사태엔 ‘이태원 게이클럽 집단 감염’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불안에 떨던 시기에 좁고 밀폐된 공간인 클럽에 방문했단 사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집단 확진 사태에서 퍼진 논란의 불씨는 아무런 죄가 없는 성소수자 집단 전체를 향했다. 여론은 비판을 넘어 그들의 성 지향성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하기 시작했다. 일부 혐오 세력은 이때다 싶어 자신이 성소수자라 밝힌 유명 연예인의 sns를 찾아가 폭언을 쏟아붓고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같은 마녀사냥은 확진 상황이 잠잠해질 때까지 계속됐다.   역사적으로 대학은 기득권층에 맞서 어느 집단보다 진보적인 사상과 가치관을 가지는 곳이었다. 그러나 대학에도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는 여전히 존재했다. 외대학보 1061호 3면 기사는 우리학교 내에서 발생한 성소수자 차별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달 6일 하반기 제1차 정기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이하 전동대회)에서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성소수자 인권 모임 ‘외행성’(이하 외행성)의 중앙동아리 가인준 등록이 부결됐다. 외행성 측은 이번 부결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서 비롯했다고 주장했다. 종교봉사2분과위원장(이하 종교2분과장)이 외행성 운영진에게 사적으로 연락해 가인준 반대 의사를 내비쳤으며, 외행성에게 추천서를 써준 IVF 회장에게 이를 철회하라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전동대회의 투표 결과 종교2분과에 속한 7개의 기독교 동아리와 1명의 분과위원장이 외행성의 가인준을 반대했고, 결국 외행성은 중앙동아리로 정식 승격되지 못했다.   세상은 예민과 피해의식이란 단어로 피해자를 지운다. 어떤 가해자도 피해자에게 혐오의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저 경멸하거나 모욕하거나 무시할 뿐이다. 그렇기에 피해자는 자신이 받은 차별을 알리기까지 끊임없는 고민을 한다. 성소수자는 언제나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한다. 그들의 존재는 지워지지 않으며 지우려 해서도 안된다. 세상은 변화하고 낡은 가치관을 가진 이는 도태된다. 더 이상 사회적 소수자가 주류 영역에서 빗겨나 비가시화된 상태에 머무를 순 없다. 우리 사회 내 차별의 대상이 되는 여러 소수자가 당당히 그들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 수많은 차별을 무릅쓰고 우리학교 성소수자를 대표해 목소리를 낸 외행성에게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

 

 

김민주 부장 01minju@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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