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프로그램이 있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트루먼쇼(Truman show)’. 말 그대로 영화의 주인공이자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트루먼’의 일상을 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신생아 때부터 시작해 다 큰 성인이 돼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현재까지 트루먼 인생의 모든 순간을 방송한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인 트루먼은 자신을 둘러싼 사회 전반을 모두 진짜라고 믿고 살아간다. 그러나 하늘에서 조명이 떨어지고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는 등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자 자신의 주변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뭔가 숨기고 있단 걸 직감한 트루먼은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 실비아를 찾아 떠나기로 한다. 자신을 관찰, 녹화하고 있는 스튜디오 관계자들의 시선 밖으로 도망치는 데 성공한 트루먼은 대형 스튜디오 안 바다의 끝에 도착한다. 트루먼의 행동에 놀란 제작자인 크리스토퍼는 스튜디오 밖은 거짓과 속임수가 가득하지만 자신이 만든 세계엔 두려워할 게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트루먼은 그가 살아온 세상에서 나가기로 결정한다. 그는 쇼가 끝난 듯 시청자에게 항상 건넸던 아침 인사를 하며 세상을 탈출한다.
트루먼쇼는 우리 삶 속 개인의 자유의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트루먼은 220개국 17억 인구가 5천대 카메라로 자신을 10,909일이나 바라봤음에도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그의 삶은 항상 약간의 통제가 동반돼 왔다. 그의 일상 속 교육과 미디어를 이용한 간접적 제어가 대표적 통제의 예다. 트루먼은 학창 시절 탐험가였던 자신의 꿈을 학교 선생님 배역을 맡은 사람에게 무시당한다. 또한 제작자에 의해 트루먼의 직업은 보험설계사로 교묘히 결정된다. 이런 통제 속에서 일생을 보내며 만들어진 트루먼의 생각과 욕구는 온전히 자신의 것만으로 보기 어렵다. 프로그램 밖의 시청자인 우리와 트루먼 사이의 공통된 문제도 존재한다. 우리도 주어진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또한 각자의 일상 외의 사회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 예시로 △노인△아동△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관심을 들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아동학대 건수는 증가한 반면 신고 건수는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무원 채용 인원수가 줄어들어 아동학대 담당 인력이 줄었고 이를 미리 예상하지 못해 사건이 발생한 후 예방책을 강구한 실정이다.
이외에도 우리 주변엔 우리가 불편을 느끼지 못해 신경을 쓰지 않은 사각지대가 많이 존재한다. 이제부터라도 사회 속 문제점이나 오류는 없는지 끊임없이 살피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트루먼이 진정한 자유를 얻고 웃는 장면은 누구보다도 진실된 세상을 힘들게 얻었지만 그곳에 살고 있던 17억 인구 중 단 한 명의 승자처럼 느껴진다. 우리도 진정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 우리의 생각이 크리스토퍼와 같은 거대하고 절대적인 존재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각자가 원하는 대로 꿈꾸고 결정해 진정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길 희망한다.
차승연 기자 03seungye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