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우리나라 외국어 교육의 선구자로서 외국어 교육 환경의 확대와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 왔다. 그 대표적인 행보 중 하나가 바로 외국어 교재의 출판이다. 1950년대 개교 당시 국내엔 전문적인 외국어 교재가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우리학교 교수진은 직접 타자를 치거나 손으로 필사해 만든 쪽지 교재로 수업을 진행했다. 체계적인 어학 교육을 위해 교재의 개발과 편찬은 필수 조건이었고 이를 위해 현재 지식출판콘텐츠원인 당시 우리학교의 출판부는 교원과 함께 양질의 교재 개발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그 결과 우리학교 창설 몇 해 이후 그동안 준비해뒀던 교재가 잇달아 출간될 수 있었다. 1961년에 ‘표준 일본어 교본’이 출간됐고, 이후 ‘중국어’와 ‘독일어 고급 독본’ 등 수백 편의 교재가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출간된 교재는 우리나라 어학 교재의 표준으로 인식될 만큼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외국어 학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사전이었다. 하지만 1950~1960년대 당시 강의에 사용할 외국어 교재조차 부족했고 한국어로 번역된 외국어 사전은 더 찾아보기 어려웠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이들은 영어로 번역된 사전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국내 어학 교육의 큰 장애물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학교 출판부는 1963년 4월 우리나라 최초로 ‘노한사전’을 발간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우리나라 학생과 연구자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963년 ‘서한사전’△1969년 ‘이한사전’△1978년 ‘한불사전’ 등 각종 외국어 사전이 잇달아 발간됐다. 1993년 8월엔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언어 백과사전인 ‘세계의 주요 언어’가 출간됐다. 국내 언어 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와 한층 더 가까워진 것이다. 어학사전의 편찬은 우리학교의 학문적 정체성 조성에도 큰 역할을 했다. 냉전체제 당시 국내에선 아무도 시도하지 않던 공산권 국가 언어사전을 편찬함으로써 관련 연구 활성화와 지역학 전문가 양성에 많은 기여를 했다. 또한 동구권이 붕괴된 이후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와 교류할 수 있는 언어적 토대를 제공하고 소통의 매개가 됐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지식출판콘텐츠원은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다국어 사전 디지털 출판사업’과 같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2014년 2월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을 통해 자체 개발한 언어사전 19개를 제공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의 다국어 사전 서비스를 시행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NAVER)에도 지식출판콘텐츠원이 발간한 사전 콘텐츠가 탑재됐다. 이는 기업의 해외 진출 및 글로벌 인재 양성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어학 교육의 문턱을 낮춘 지식정보의 민주화란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지식출판콘텐츠원은 우리학교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고유의 지식정보를 디지털로 변환해 국내 외국어 교육 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기록 및 사진 제공: 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