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신적 충격은 육체적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언어의 위력은 강력하고 좋지 않은 말일수록 전파력이 빠르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무산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무 분별한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현행법 상 혐오표현을 규제하고 대응할 근거가 없진 않지만 여전히 혐오표현이 잘못된 행위임을 규정하는 법안이 존재하지 않아 혐오표현에 직접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대학생 익명 커뮤니 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은 대학이란 실질적 삶의 공간을 배경으로 운영된단 점과 이용자가 재학생으로 제한된단 점에서 혐오표현을 접할 시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해 학생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우리학교 에타엔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학생과 글로벌 캠퍼스(이하 글캠) 학생이 서로를 비방하는 게시글과 댓글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양 캠퍼스 간 입학 성적의 차이를 이유로 설캠 학생이 글캠 학생을 향해 ‘글퀴’와 ‘기생충’ 등 무분별한 혐오표현을 일삼는다. 외대학보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응답자는 우리학교 내 혐오표 현을 줄이기 위해 ‘엄밀한 가해자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혐오표현에 대한 입법적 대응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다. 익명 커뮤니티란 명목을 지키며 에타 운영자와 우리 학교 측이 힘을 합해 혐오표현에 대응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
변화를 주기 위해선 누군가는 그 필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해 3월 외대학보 1053호엔 장애 학생이 캠퍼스 내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워 학습권 보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내용을 다뤘다. 당시 우리학교 엔 △보도블록△주차장△화장실 등을 법정 설치 비율 이상으로 표준 을 지켜 설치했지만 장애 학생의 거동에 가장 필요한 엘리베이터 설치는 미흡했다. 이번 해 5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 이동 권 보장 관련 법안 재정을 요구하기 위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진행 했다. 해당 시위를 통해 장애인 이동권 보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일상 속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이번 1069호엔 배리어 프리를 위해 우리학교가 노력해야 할 점을 살펴봤다. 지난해 12월 설캠은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학생들의 입장을 수용해 가장 많은 수업이 진행되는 사회과학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 했고 글캠은 이번 해 중으로 교양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우리학교를 위해 변화의 목소리를 외친 학생과 그 의견을 반영해 준 교직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여전히 글캠의 저상버스 부재와 급격한 경사는 장애 학생뿐만 아니라 다리를 다친 일반 학생에게도 통학의 어려움을 준다. 하루빨리 배리어 프리가 이뤄진 통학 시설과 건물이 마련돼 모두가 안전한 학교생활을 보장받아야 한다. 다음 해 발행될 학보에도 새로운 변화가 담긴 기사를 볼 수 있길 바란다.
박채빈 부장 02chaebi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