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타카’를 보고] 불완전함의 가능성

등록일 2022년09월28일 18시3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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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회사 ‘가타카’에 근무하는 주인공 ‘제롬 모로(이하 제롬)’는 80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타이탄 비행에 선발될 정도로 회사에서 촉 망받는 우주 항공사다. 이 회사는 신분 확인을 위해 피와 소변을 비롯 한 신체 조직 샘플을 통해 적격 판정 심사를 내리는데 이때 적격이란 우수한 유전자를 가리킨다. 영화 속 세계에선 질병 가능성과 정해진 수명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요소가 나쁜 인자로 여겨지며 큰 결함이 된다. 이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나쁜 인자가 제거된 아이를 인공 수정으로 잉태하는 게 영화에선 당연한 논리로 받아들여진다.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의 우열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우주 항공사란 꿈을 위해 가짜 신분으로 살고 있던 제롬의 진짜 이름은 ‘빈센트’로 그는 자연적으로 잉태됐다. 빈센트에겐 나쁜 인자를 제거한 상태로 인공수정된 동생 ‘안톤’이 있다. 그는 결함이 없는 안톤에 비해 높은 벽에 가로막힌 것 같은 자신의 운명에 매번 좌절한 다. 하지만 동생과의 수영 시합 중 그보다 더 뛰어난 수영 실력을 보인 데다 익사할 뻔한 동생을 구해내며 선천적 요인보다 후천적 노력이 더 중요한 것이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에 빈센트는 오래된 꿈인 가타카에서 일하기 위해 자신의 유전적 결함을 감춰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그러던 중 그는 우성 유전자 증명을 판매하던 제롬 모로를 만나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제롬의 것으로 둔갑한 채 제롬 모로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영화 ‘가타카’ 속 세상은 모든 것이 정해진 유전자대로 결정된다. 하지만 안톤과 빈센트의 수영 시합을 비롯한 영화 속 여러 장면에선 과학이 삶의 모든 것을 설명해 낼 수 없단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의 자명함보다 우리의 노력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을 이 영화는 알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한계와 수없이 마주하고 좌절하길 반복 한다. 손톱만큼 작은 흠집도 자신에게 있다면 손바닥만 해 보인다. 특히 모든 것이 불확실한 청년기엔 외부의 영향과 잣대에 흔들리기가 더 쉽다. 하지만 정해지지 않았단 것은 곧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단 말과도 같다. 그렇기에 자신이 가진 빈 페이지를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지는 자신의 몫으로 남아 있다. 본인의 속도대로 살아갈 때 우린 남이 정해놓은 한계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결함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흠은 오직 자신만이 제대 로 직시하고 극복할 수 있다.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란 걸 깨닫는 순간 변화의 가능성이 생겨나고 우리의 부족함은 비로소 조금 더 채워진다.

과학은 아무리 검증된 사실이라도 오차를 고려해 99.9%의 확률을 가장 완전한 확률로 내놓는다고 한다. 그 모자란 0.1%를 채우는 건 아 무도 모르게 오랜 시간을 버텨내 온 우리의 숨겨진 노력들이 아닐까. 당신의 노력이 당신의 세상을 매 순간 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길 바란다.

 

 

한 비 기자 04hanbi@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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