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으로 증가하는 외국인 유학생,  그들이 소외받지 않는 학교를 위해선 

등록일 2022년10월13일 15시5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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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사립대학들은 재정난으로 인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우리학교 역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늘리며 유학생들에 대한 지원 체계를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립대학의 전국적인 유학생 유치 증가△우리학교 유학생 유치 현황△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전국적으로 활발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 

현재 국내 사립대학의 재정난이 심화되며 전국의 많은 사립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증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원인으론 국내 사립대학의 재정난이 꼽힌다. 사립대학은 △등록금 동 결△인플레이션(Inflation)△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입학금 감축△높은 등 록금 의존율 등의 이유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특히 사립대학은 공립대학에 비해 정부의 지원이 적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위기를 맞기 더욱 쉽다.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해외의 사립대학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지난해 발간한 ‘2021년 사립대 학재정통계연보’에 따르면 미국 사립대학의 경우 평균 등록금 의존율이 30.4%에 불과한 것에 비해 지난 2020년 전국 사립대학의 등록금 의존율 은 평균 54.9%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다양한 원인으로 재정난을 겪은 전국의 사립대학은 부족한 자본을 외국인 유학생의 입학금으로 충당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늘리고 있다. 교육부가 조사한 ‘2021년 교육기본통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학위과정 외국인 학생 수는 12만 18명(78.8%)으로 2020년 대비 7,015명 증가했다. 

유학생 수는 전국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사립대학의 지원 기반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각에선 ‘묻지 마 유학생 유치’란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묻지 마 유학생 유치는 대학이 재정 마련을 위해 무분별하게 유학생을 유치해 유학생 관리가 부실해지고 수업의 질이 하락하는 현상을 뜻하 는 말이다. 실제로 전국의 사립대학들이 많은 수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의 입학 기준을 낮게 설정하고 있다. 교육부가 외국인 유학생 입학 기준을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으로 설정 하고 있으나 이는 권장 사항일 뿐 강제력을 가지지 않 는다. 이에 따라 한국어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유학 생이 늘어 종종 우리나라 학생들의 불만을 일으키기도 한다. 유학생 측에 서도 사립대학의 유학생 관리 부실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 다. 이성호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과거 지방의 한 사립대학이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을 위해 중국어로 수업을 진행하겠다 밝혔으나 실제론 중국어 수업을 진행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다”며 유학생 수가 증가하는 현실에 비해 부족한 사립대학의 유학생 지원 체계의 사례를 설명했다. 

 

◆우리학교 유학생 유치 현황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돼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리나라로 유학 올 수 있는 환경이 다시 갖춰지며 우 리학교 내 외국인 유학생 유치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학교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 대비 외국인 학생의 비율은△2020년 10.1%△지난해 10.4%△이번 해 11%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학교의 등록금 의존율은 약 70%에 달한다. 앞서 제시한 사립대학 평균 의존율보다 약 15%p 더 높은 것이다. 학령 인구 감소와 학교 중퇴자 수 증가의 문제로 입학금이 더욱 줄어들며 재정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우리학교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학교 자퇴생의 수는 △2019년 465 명△2020년 491명△2021년 657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에 지난 해 선출된 박정운 우리학교 총장은 유학생 유치 대폭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으며 총장 당선 이후 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원일 우리학교 국제입학관리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해외 유학 시장이 감소했기 때문에 유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현재는 코로나 19가 감소세로 접어들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조망하 고 있다”고 전했다. 현낙승 우리학교 기획조정처 과장은 “외국인 학생 유 치는 우리학교 정원인 학생 3,300명 이외에 학생을 추가로 모집할 수 있어 재정 확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학교는 외국인 유학생 관리를 담당하는 외국인유학생종합지원센터가 설치돼 있다. 현재 우리학교 외국인유학생종합지원센터에선 유학생의 원활한 학교생활과 정착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 적으로 1:1 한국어 글쓰기 첨삭 프로그램과 1:1 한국어 발음 교정 첨삭 프 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 유학생 대상 ‘대학수업 을 위한 한국어 과정’△외국인 유학생 대상 문화체험 행사△외국인 유학생 대상 취업 특강 등을 정기적으로 주최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수의 유학생에 대한 지원 체계에 허점이 존재한단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학교 측에서 유학생 유치에만 집중할 뿐 학생 유치 이후 외 국인 유학생의 편의를 위한 세세한 지원 체계엔 관심을 비교적 적게 갖는단 것이다. 우리학교 외국인 학부생 조완동(赵婉彤)(일본·일언문 22) 씨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한국어로 진행돼 스스로 정확히 이해했는지 불안해하는 학우가 많았으며 수강신청 방법에 대한 충분한 고지도 없었다”며 “그 외에도 전반적으로 편리한 학교생활을 위한 정보를 구하기 쉽지 않아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내 외국인 학부생 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 학생들 중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 부정 적인 견해를 가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실제로 우리학교 재학생 A 씨는 “조별 과제를 함께 했던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힘들어 했다”며 “결국 연락이 끊겨 팀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우리학교는 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을 지닌 외국인만 지원 가능하지만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정상적인 한국어능력시험 응시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부 지침에 의거해 한국어능력시험을 대체하는 면접 전형으로 외국 인 유학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국제학부의 경우 영어 성적을 기준으로 유학생을 선발하기에 한국어 능력을 검증하지 않고 외국인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이성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연구원은 “사립대학별 자체 수익 사업을 늘려 고정 수입과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제의 완화가 필요하다”며 “대학·기업 간 연구협력과 대학에 대한 기업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는 지난해 9,180억 원으로 국내 사립대학 중 운영 수익 부분 1위를 차지했다. 연세대 는 △부동산 임대△유가공업△의료사업 등으로 다양한 수익 사업을 통해 재정을 확충했고 기부금 수입 또한 3,838억 원에 달했다. 현재 연세대 의 등록금 의존율은 46.8%로 우리학교를 비롯한 전국 사립대학의 평균 등록금 의존율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한편 해외에선 지원금 운용의 자율성 보장과 기부금 유치 등을 통해 재정난을 극복하고 있다. 일본의 사립대학은 우리나라보다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사립대학 수입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71% 다. 그러나 일본 사립대학이 문부과학성으로부터 받는 고등교육 지원금은 운용의 자율성이 커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2017년에 발표된 ‘일본 문부과학성 문부 과학 관계 예산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일본 사립대학 지원 예산 3,268억 엔 중 ‘경상비 보조’의 형태로 지원되는 금액은 약 96.5%에 달한다. 

미국에선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한편 우리나라 에 비해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기부금을 받아 학교 운 영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교육지원위원회(CAE) 에 따르면 2015년 기부금 상위 10개 사립대학의 수입 총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18%에 달했다. 반면 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4년제 일반 사립대학의 수입구조 중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3.4%에 불 과했다. 미국 정부에선 이와 같은 기부금 수익을 늘리기 위해 교육기관에 기부한 금액에 한해 50%의 소득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한편 학교 내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복지를 증진해 야 한단 시각도 존재한다. 우리학교 외국인 유학생 대상의 복지에 대해 우리학교 재학생 최준호(동유럽·우크어 22) 씨는 “한국어가 부족해 학교 생활을 힘들어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종종 보인다”며 “학교에서 이러한 실태에 대해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러 한 불만에 대해 외국인유학생종합지원센터 측은 “현존하는 외국인 유학 생 지원 사업의 홍보가 미비한 것 같아 이를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중국 인유학생회 측과 외국인유학생회 측에선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겠단 입장이다. 중국인유학생회 측에선 “중국인유학생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인 인스타그램 계정의 운영을 개선해 중국인 학생의 의견을 접수하 는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외국인유학생회 측은 “이 번 학기부터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영어로 학교 근처의 식당과 학생식당 음식의 정보를 알려주고 외국인 학생이 접하기 힘든 학교의 정보를 알려 주는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학기부턴 외국인 유학생들의 불만 사항을 상시로 받을 수 있는 ‘컴플레인 박스 (complaint box)’를 도입할 예정이다. 코로나19가 감소세를 보이며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나기 시작한 만큼 △외국인 유학생△우리나라 재학생△학 교 등 모두의 안정을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조수빈 기자 05sub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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