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이하 소세키)의 ‘마음’엔 인간 심리에 대한 묘사가 잘 나타나 있다. 주인공인 ‘나’가 존경하지만 쉽게 가까워질 수 없는 ‘선생님’은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여겨진다. 선생님은 비밀이 많은 신비로운 존재였다. ‘나’가 고향에 내려가 있는 동안 선생님은 죽음을 앞두고 ‘나’에게 유서를 보낸다. 유서엔 선생님이 젊은 시절 겪은 지난날의 모든 비밀이 담겨 있었다. 선생님은 대학 시절 하숙 방에서 지금의 ‘사모님’을 만났다. 짧은 대화가 오가며 선생님은 사모님을 향한 사랑의 감정을 품었고 하숙집의 주인인 사모님의 어머님도 그를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그런 선생님에겐 같은 대학에 진학한 오랜 친구 ‘K’가 있었다. 대학에 진학하며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진 K를 돕고 싶은 선생님은 그에게 같은 하숙집에 들어올 것을 권유한다. 선생님은 말수가 적고 어두운 K를 사모님과 그녀의 어머님께 소개하며 K의 성격이 밝아지길 바랐다. 그러나 K와 사모님의 사이가 가까워진 모습은 선생님께 큰 불안으로 다 가왔다. 다급한 마음에 선생님은 K가 모르게 사모님의 어머님께 사모님과의 결혼을 약속받는다. 하지만 이후 K가 선생님께 사모님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자 선생님은 큰 혼란에 빠지고 K를 불쾌해하기 시작했다. 불쾌한 질투의 감정은 선생님으로 하여금 K를 더욱 멀리하게 만들며 의심하도록 부추겼다. 그렇게 둘 사이의 갈등이 고조 되는 가운데 사모님의 어머님은 K에게 선생님과 사모님의 결혼 소식을 전한다. K는 결혼 소식을 들은 지 이틀 후 실의에 빠져 자살한다.
선생님과 K는 사모님을 욕망했다. 이 경쟁으로 인해 K는 희생됐지만 희생양은 자살한 K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경쟁의 표면적인 희생양은 K다. 그러나 직간접적으로 경쟁에 연관된 △사모님△선생님△K 모두가 경쟁의 피해자다. 사모님은 내막을 모른 채 K를 마음 속에 묻어야 했다. 선생님은 친우를 잃은 이후 자신의 행동들을 후회하며 세상에 나아갈 의욕을 잃어버렸다. 또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친우의 죽음을 방치했던 자신의 과거를 사모님께 밝히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괴로워했다. 어쩌면 선생님은 욕망이 낳은 폭력성을 절감해 은거하며 욕망이 초래할 수 있는 또 다른 희생을 차단한 걸지도 모른다.
욕망은 자연발생적이지 않으며 △광고△다른 사람△소설 등과 같은 제삼자와의 관계에서 인위적으로 발생한다. 생존과 관련된 욕 구가 아닌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욕망은 노력을 통해 다스릴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욕망과 얽힌 모두를 위해 중요하다. 내 마음에 욕망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마음과 같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존중하며 내 욕망으로 인해 상대방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명나디 기자 05nad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