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계절학기 강좌 개설 시기가 다가오면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 브리타임(이하 에타)에 계절학기 강의 개설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학과마다 상이하단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실제로 이번 여름학기 기준 우리 학교 양 캠퍼스(이하 양캠)에 있는 세부전공을 포함한 총 153개의 학과 중 37 개의 전공만이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했다. △우리학교 계절학기 강의 개설 현 황△계절학기 강의 개설에 놓인 문제△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계절학기 강의 개설 현황
지난 17일 에타에 계절학기 강의 개설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계절학기 개설이 되지 않아 추가 학기를 들어야 한단 내용이었 다. 해당 게시글은 많은 학생들의 공감을 받으며 계절학기 강의 개설에 관한 문제를 환기시켰다. 이처럼 계절학기 시기가 다가오면 해당 문제에 관한 불만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우리학교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는 계절학기 강의 개설을 위해 매 학기 양캠 재학생을 대상으로 개설 희망 교과목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조사는 참고 자료로만 활용되며 실제 강의 개설 여부는 학과의 선택에 맡긴다. 이에 따라 학과는 계절학기 수요조사 결과와 학과의 상황을 고려해 계절학기 강의를 자율적으로 개설한다. 지난 여름학기 기준 우리학교 양캠 세부전공을 포 함한 153개의 전공 중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한 전공은 37개뿐이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에선 75개의 전공 중 △경영학부△경제 학부△국가리더전공 등 26개의 전 공이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했으며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에선 77개의 전공 중 △공과대학(공통)△국제 금융학과△사학과 등 11개의 전공 에서 강의가 개설됐다. 설캠의 전공 중 19.5%, 글캠의 전공 중 8.5%만이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하고 있는 것이다.
◆계절학기 강의 개설에 놓인 문제들
학생들은 전공 공부와 학점 이수 등의 목적으로 계절학기 강의 개설을 희망한다. 황찬일(국제지역·프랑스 18) 씨(이하 황 씨)는 “방학 때도 계절학기를 수강해 전공 과목을 잊어버리지 않고 공부할 수 있길 바란다”며 “방학 중 학생들의 학습 환경 조성을 위해선 전공 과목의 계절학기 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 해 1학기 교환학생을 예정 중인 김종필(아시아‧마 인어 21) 씨(이하 김 씨)도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계절학기 강의가 없을 시 그 학기에만 열리는 수업을 들을 수 없어 추가학기를 다녀야 한다”며 “계절학기를 통해 전공 과목의 추가 학점을 이수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계절학기 강의 개설이 불가능한 데에도 학과마다 각기 다른 이유가 존 재한다. 총 수강인원이 적은 융합전공과 특수외국어학과의 경우 계절학기 수요조사 참여 인원이 적어 강의를 개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말레 이·인도네시아어통번역학과△스칸디나비아어과△브릭스(BRICs)전공 등 융합전공과 특수외국어학과는 수요가 충분하지 않기에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할 경우 수강인원이 보장되지 않아 폐강될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 다. 실제로 중국언어문화학부의 세부 전공인 차이나데이터큐레이터전공 과 EU융합전공의 경우 지난 여름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했으나 신청 인원과 실제 수강 인원이 적어 강의가 폐강됐다. 이외에도 특수한 사정으로 계절학기를 개설하지 못한 학과도 존재한다. 태국어과의 경우 계절학기 수 업을 맡을 교원이 부족해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하지 않는단 입장을 전했다. 3개의 모듈로 이루어진 융합인재학부는 학생마다 모듈에 따라 이수 과목이 다르기 현실적으로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GBT 학부의 경우 현재 설캠의 △경영학부△경영학전공△경제학부△경제학전 공△국제통상학과의 일부 강의를 통해서만 계절학기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경영△영어△프로그래밍 3개의 분야를 다루는 융합전공이지만 계절 학기 신청 인원이 많아도 강의가 개설되지 않아 경영과 관련된 강의만 수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예진(경상‧GBT 20) 씨는 “GBT 학부의 전공엔 프로그래밍 강의도 있으나 계절학기 때 해당 강의를 이수하기 힘들다”며 “경영 관련 강의 또한 설캠의 학부들과 커리큘럼이 상이하기에 학생들이 납 득할 수 있는 계절학기 대체 방안을 면밀히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몇몇 학과에선 방학 중에 전공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실제 △인도학과△인도어과△터키·아제르 바이잔어과△태국어과△말레이·인도네시아어통번역학과△폴란드어과 등은 특수외국어교육진흥원에서 진행하는 방학 중 집중이수과정을 통해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와의 학점 교류△다른 대학교와의 학점 교류△하계 방학 단기연수 등 대안을 마련해 계절학기 학점 인정을 돕고 있다. 이외에도 △방학 중 전공 학습 강의 제공△학과 자체 전공 관련 방학 중 이수프로그램 진행△학과 내 학회 연 구 등을 통해 계절학기 강의가 아니더라도 해당 기간에 전공을 꾸준히 배 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이 계절학기 강의가 부족하단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순 없단 의견이 존재한다. 학생들은 △계절학기를 통한 재수강 학점 수강△방학 중 전문성 있는 전공 공부를 위한 전공 강의 수강△전공강의 수강을 통한 졸업 학점 충족 등을 이유로 계절학기에 전공강의를 개설해야 한다고 전했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의 경우 여름 계절학기마다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Universitas Indonesia)와의 연계를 통한 단기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여름 계절학기에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허유진(아시아‧마인어 21) 씨는 “이러한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방학 중 전공 학습에 도움이 되지만 계절학기에 전공 강의를 수강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하긴 힘들다”며 계절학기 강의 개설을 위해 학과 측의 노력이 필요하단 의견을 전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학과간 존재하는 계절학기 강의 개설의 차이 해소를 위해 구체적인 계절 학기 강의 개설 기준을 공개해야 한단 목소리가 존재한다. 황 씨는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하지 않는 이유 를 알 수 없어 불만을 가지는 학생 들이 많다”며 “각 학과는 계절학기 미개설 이유를 학생들에게 공개해 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학종지의 수요조사 결과 일정 수를 넘는 학생 이 강의 개설을 희망할 시 계절학기 강의를 필수로 개설해야 한단 의견 도 존재했다. 유승리(공과‧컴전 20) 씨는 “계절학기 강의 개설에 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기 전 각 학과는 계절학기 강의 개설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강의 개설에 필요한 인원의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이를 충족할 시 필수적으로 계절 학기를 개설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다른 대학에서도 계절학기 강의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성결대학교(이하 성결대)의 경우 계절학기 강의 개설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한 후 최소 수강신청 인원수를 미리 지정해 강의를 개설한다. 성결대에선 수강신청 인원이 △교양과목 10명△ 전공과목 5명△채플 15명 이상인 경우 필수적으로 계절학기 강의를 개설 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개인이 강의 수강을 희망할 경우 교수와 합의하에 1인 강의를 개설할 수 있는 ‘청원과목개설제도’를 시행해 학생들의 방학 중 전공 강의 공부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계절학기 개설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계절학기 강의 기준 마련을 위해 논의가 이어져야 할 때다.
나리나 기자 04rinaisme@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