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부상, 인공지능 시대가 던지는 고민거리

등록일 2023년03월02일 18시3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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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 디지털 분야의 화두는 챗GPT(ChatGPT)다. 지난해 12월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Chat Bot)인 ‘챗GPT’는 스스로 언어를 생성하고 추론할 수 있다. 챗 GPT는 관련 분야의 기술 진보 속도가 빠르고 그 파장 역시 큰 만큼 뚜렷한 명암을 갖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의 활용 및 윤리적 기준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다. 이에 우리학교 컴퓨터공학과 김낙현 교수와 전병환 교수를 만나 챗GPT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Q1. 지난해 11월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에 이아이(OpenAI)가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챗 GPT’를 공개했습니다. 챗GPT의 작동 원리는 무엇인가요? 

김 교수: 지난 2010년 이후 인공지능 분야에선 신경망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컴퓨터가 영상이나 음성을 인식하고 서로 다른 언어를 번역하는 기계 번역의 정확도도 높아졌죠. 그러던 중 지난 2017년 구글(Google)이 사람의 언어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트랜스포머 (transformer)’란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이 기술은 현재 △기계번역△문서 분류△문서 작성 등의 분야에서 중추적인 기술로 활용되고 있어요. 챗GPT는 이러한 트랜스포머에 기반을 둔 기술로 문서를 입력하면 빈칸에 들어가는 적합한 단어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훈련됩니다. 

 

Q1-1. 최근 챗GPT의 관련주 및 활용법이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처럼 챗GPT 열풍이 발생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 교수: 챗GPT는 사람이 봤을 때도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들어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사용자는 △나이△문장△정서적 조건 등을 토대로 생성되는 문장의 유형을 변화시킬 수 있어요. 또한 챗GPT는 동일한 명령의 문장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죠. 실제로 챗GPT는 변호사나 의사를 선발하는 전문 분야의 시험에서 합격 하는 수준의 답안을 만들어내기도 해요. 그렇기에 학생들이 과제나 시험에서 챗GPT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어 교육기관에선 챗GPT가 작성한 문서를 판별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교수: 챗GPT는 기존 챗봇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보여줍니다. 인공지능은 크게 약인공지능과 강인공지능으로 분류되는데 챗GPT 이전 대부분의 인공지능은 특정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학습된 약인공지능 기술들이에요. 인공지능이라면 말 그대로 사람의 지능을 어느 정도는 모방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정 분야에만 특화됐던거죠. 반면 챗GPT 는 스스로 책을 집필할 정도로 똑똑합니다. 사용자가 어떤 질문을 하더 라도 문맥에 맞고 어색하지 않은 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인공지능과 큰 차이가 있어요. 요즘 학생들이 과제를 할 때 챗GPT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건 세계적 규모의 튜링테스트(Turing Test)*를 통과한 것과 다름없어요. 이제 글을 쓴 게 사람인지 인공지능인지 구분 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는 겁니다. 이처럼 기존의 기술들로 만들지 못했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큰 관심이 형성된 것 같아요. 

 

Q2. 기존의 챗봇과 비교했을 때 챗GPT가 갖는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김 교수: 지난달 구글은 챗GPT에 대응하기 위해 ‘Bard’란 새로운 챗봇을 발표했습니다. Bard는 1조 5천억 개 이상의 단어로 구성된 웹 문서와 사람 간의 대화 데이터를 통해 훈련됐어요. 챗GPT는 사람이 생성 한 문장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방식을 사용했는데 이와 비슷하게 Bard도 사람이 선호하는 결과를 이용해 추가 훈련을 수행했어요. 현재 두 챗봇은 문서 생성 측면에서도 서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둘을 비교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Bard는 챗GPT가 지닌 프로그램 교정과 작성 기능을 갖추 지 못했어요. 향후 두 챗봇을 비롯한 다른 회사 제품들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처럼 서로 약간씩은 상이한 형태로 시장에서 공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됩니다. 

전 교수: 아무래도 기계와 대화를 나눈다고 느껴지면 이질감이 생기기 마련이죠. 기존의 챗봇은 기계와 대화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 만 챗GPT는 사람과 대화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또한 기존의 챗봇을 포함한 거대 데이터는 단어를 일일이 정제하기 어렵기에 비속어까지도 학습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발자가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면 인공지능은 자의적 판단 없이 무조건적인 수용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나 인간은 비속어를 학습하더라도 그 말이 입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머릿속에서 제어를 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죠. 이와 유사하게 챗GPT는 문장을 생성해 낼 때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챗GPT는 이질감이 적은 단어를 사용하거나 불쾌감을 주지 않는 도덕적인 단어들을 실시간으로 선택해 문장을 완성시켜요. 마치 부모가 아이를 교육 할 때 옆에서 행동을 판단해주는 것과 같은 원리인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인간이 느끼는 바’에 기반해 언어 판단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겁니다. 이후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게 돼요. 결국 챗GPT는 인간의 관점을 토대로 형성된 언어체계를 바탕으로 문장을 생성하기에 기존 챗봇들과 차별성을 갖게 됩니다.

 

Q3. 지난달 22일 챗GPT가 원고를 쓰고 이를 번역 AI 파파고(Papago)가 우리말로 옮긴 책이 출간됐습니다. 이 경우 챗GPT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창출 가능 여부와 저작권 부여 대상이 궁 금합니다. 

김 교수: 챗GPT가 책이나 연구 논문 저자로 참여하는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습니다. 연구 논문의 경우 챗GPT가 단독 저자로 논문을 구상해 학회에 투고한 사례는 없고 다른 저자들과 함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례는 존재해요. 논문 저술과정에서 챗GPT가 △기술△연구△배경등의 자료를 분류하고 설명하는 데 활용된 거죠. 그러나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ience) 등 권위 있는 자연계열 학술지에선 챗GPT를 공저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학자들의 연구와 논문 저술 과정에서 챗GPT의 사용이 늘어날 것은 확실하지만 그 역할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것인지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있을 거예요. 

전 교수: 아직 명확히 규제돼있는 부분은 없어요. 이런 부분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 계속될 겁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항상 생기는 문제인데 관련된 규제나 법이 비어있는거죠.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여러 가지 규제나 법리적 테두리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론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이를 실제로 작성하고 실행에 옮긴 저자에게 있다고 봐요. 챗GPT에게 무엇을 작성할지 질문을 만든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 답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개요를 잡은 사람도 분명 있을 겁니다. 전 그 사람이 최종적인 저작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Q4.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법적 규제가 실효성이 있을까요? 

김 교수: 챗GPT를 포함한 모든 챗봇은 현재 존재하는 문서와 인터넷 자료로 훈련됩니다. 사회에선 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기에 챗봇을 훈련시킬 자료들의 균형성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해요. 챗봇은 기존의 문서 데이터에서 단순히 훈련된 시스템일 뿐이므로 인간이 지니는 기본적인 상식과 윤리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사람은 챗봇이 생성하는 문장의 진위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으론 다른 사람의 정보 공개가 법률로써 통제되지만 챗봇은 사생활 정보를 법률과 상관없이 공개할 수 있죠. 이와 같은 챗GPT의 한계를 사용자가 인식해야 합니다. 한편 챗봇이 생성하는 문장을 특정 분야에서 악용하려는 사람도 존재할 수 있어요. 인공지능 수준이 특이점 근처에 도달하게 되면 인간이 이를 통제하기 더 어려워지기에 인공지능 발달과정에서 △기계 시스템 작업 범위△문서의 작성△문서 배포 허용 범위 등을 검토해 법률화해야 합니다. 

 

Q5. IT 시장 조사 업체 ‘한국 IDC’에 따르면 지 난해 우리나라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돌파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2조원 가까이 성장 한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렇듯 인공지능 시장의 호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의 하위 개념인 챗봇의 전망이 궁금합니다. 

전 교수: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과 최대한 유사해지는 겁니다. 사람은 여러 감각기관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인지해 판단하죠. 결국 완전한 강인공지능이 되려면 이러한 다차원적인 정보가 결합될 수 있어야 하고 그 결과 또한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영상 등의 형태로 다양해져야 해요. 가까운 사례로 영화 아이언맨(Iron Man)에 등장하 는 인공지능 ‘자비스’를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그 출발을 챗GPT가 시 작한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인공지능 기법들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새로운 가능성은 계속해서 실현되고 챗GPT가 기존 검색엔진을 대체할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앞으로도 챗봇에 대한 기대와 발전은 계속될 거라 판단합니다. 

 

*튜링테스트(Turing Test): 기계(컴퓨터)가 인공지능을 갖추었는지 판별하는 실험 

**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 사람이 모델의 결과에 대해 평가한 피드백을 생성된 텍스트의 우수성 지표로 사용하고 더 나아가 그 피드백을 반영한 설계를 해 모델을 최적화 하는 것 

 

 

고서연 기자 06syk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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