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학보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2개월이 돼 간다. 학보사를 하면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말을 숱하게 들어왔는데 그 말이 사실임을 벌써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수습기자 모집에 최종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고 감격했던 일이 아직 생생하다. 원래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언제나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한 글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외대학보에서 내 염원을 실현할 수 있으리란 기대에 부풀었다. 지난 개강호에 이어 이번 호는 나를 포함한 106기 기자들이 약 3주간의 방중 교육을 무사히 성료하고 어엿한 정기자로서 발행하는 두 번째 신문이다. 아직은 많은 것이 낯설고 또 새롭다.
독자를 위한 글쓰기에선 고려하고 노력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 글의 경제성을 확보하고 독자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문장을 가능한 한 축약해야 한다. 기사를 쓸 때 요구되는 긴장도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사소한 단어 하나를 선택할 때도 어떤 단어가 의미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치열히 고민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처럼 일견 사소해 보이는 단어 하나도 전달력과 기사 전체의 통일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처럼 깊은 고려가 수반되지 않고선 타인을 위한 글쓰기를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외에도 기사의 △객관성△신뢰성△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정확하지 않은 기사로 누군가가 피해를 본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기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외대학보에서의 활동을 통해 책임감 있는 글쓰기에 관해서도 많이 배우고 있다. 내가 쓰는 글의 무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도 여러 어려움과 마주하곤 한다. 기사의 주제를 선정할 때부터 당위성과 시의성을 모두 만족하는 주제를 찾기는 쉽지 않다. 적절한 주제를 찾더라도 기사를 쓰기 위해선 취재라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 때론 취재하는 과정에서 다소 비협조적인 취재원도 만나게 된다. 이번 새내기환영회 공연을 취재할 땐 시야를 가린다는 따가운 시선까지 견뎌야만 했다. 분명 오해의 소산이었겠지만 취재하는 동안 계속 마음이 불편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조금은 서럽기도 하다. 기자의 자력으로 필요한 모든 정보를 취재해야 하기에 매사에 치밀하게 접근해야 하고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럼에도 이따금 장벽에 가로막히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무엇보다도 기사 하나가 완성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의 헌신과 노고가 필요한 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기자들이 마감일까지 기사의 초고를 써오면 국부장단은 기사에서 수정해야 할 점은 없는지 검토한다. 기자들은 자신이 받은 피드백을 토대로 수 정사항을 기사에 반영하고 이를 다시 국부장단에게 제출한다. 이런 과정이 다음날 오후 까지 밤을 지새우며 이뤄진다. 독자들에게 완벽한 글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과 연단의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조판소 사장님의 조판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외대학보의 지면이 완성된다.
때론 이런 과정들이 조금은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내겐 여전히 신문이 발행 됐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이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혀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만큼 기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첫 개강 호가 발행됐을 때 느꼈던 감격이 아직도 떠오른다. 그 감격을 마음 속 깊이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힘들더라도 그런 감격과 기쁨으로 한 걸음씩 나아 갈 것이다. 외대학보와 함께하는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