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작가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이하 호손)’은 매사추세츠주 (Massachusettes) 항구도시 세일럼(Salem)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호손은 대학교 졸업 후 12년간 은둔생활을 하며 글을 썼고 이때 집필한 18편의 단편글을 엮은 책 ‘트와이스 톨드 테일스 (Twice-Told Tales)’를 출간했다. 이는 큰 호평을 받았고 호손은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청교도 역사를 비판한 호손은 미국 문학사에서 핵심적인 작가로 꼽힌 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뉴잉글랜드의 청교도 사회를 배경으로 두고 있으며 청교도 정신을 비판함과 동시에 인간의 본질적인 악과 죄에 대해 서술한다. 그는 과거의 폭력적인 역사와 결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름을 ‘hathorne’에서 ‘hawthorne’으로 개명하기도 했다.
호손의 소설 ‘주홍 글자’는 19세기 미국 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소설은 헤스터 프린(이하 헤스터)이 아서 딤즈데일(이하 딤즈데일) 목사와 간통을 저지른 죄로 처형대에 서 있는 장면으로 시 작된다. 딤즈데일 목사는 유창한 언변과 열렬한 신앙심으로 성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다. 헤스터는 불륜 상대가 누구냐는 다른 목사들의 추궁에 대답을 피하고 자신의 죄와 더불어 딤즈데 일의 죄까지 모두 책임지며 벌을 받는다. 헤스터는 간통에 대한 벌로 가슴에 치욕의 징표인 ‘A’를 달고 마을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를 감내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는 굴하지 않고 마을에 머무르 며 딸 ‘펄’을 홀로 키워내고 꾸준한 선행과 모범을 보인다. 시간이 흐르자 마을 사람들은 헤스터의 노력에 보답하듯 주홍 글자 A를 ‘Angel’과 유능함을 뜻하는 ‘Able’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녀의 가슴에 붙어있는 글자를 떼어내자는 의견도 나오게 된다. 한편 딤즈데일은 헤스터의 남편인 ‘칠링워스’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7년 만에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죄를 고백하게 된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간통이라는 그 당시 큰 죄악을 통해 독자에게 인간의 죄와 구원 그리고 우리 존재의 불완전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소설의 배경이 되는 17세기 미국의 엄격했던 청 교도 사회를 은연중에 비판하며 청교도 정신이 강조하는 인간의 순수함과 무결함에 대항하고 있다. 인간은 본래 불완전한 존재다. 삶을 살아가면서 죄를 한 번이라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이다. 가슴에 있는 주홍 글자가 죄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우리의 가슴에도 죄의 표식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범죄자들에겐 주홍 글자를 쉽게 부여하지만 자신에게 새겨진 주홍 글자는 인지하 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의 주홍 글자를 인지하고 용서받아 구원받 을 수 있는 존재도 결국 인간뿐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인간의 본성과 악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양진하 기자 04jinh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