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학교는 이산화탄소 포화상태, 학생들의 건강한 숨을 위해선

등록일 2023년05월10일 19시1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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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최적의 학습환경과 생활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학교보건법 제4조에 따르면 학교는 학교시설의 실내공기질을 적절히 관리 및 유지해야 한다. 실내공기질은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될 뿐 아니라 학습 효율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실내공기질 현황△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실내공기질 현황△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실내공기질 현황 

학교보건법 시행규칙 제3조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교사△급식시설△체육장 등 교내시설의 공기질을 일정수치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에 외대학보는 해당 규칙에 의거해 유해 공기로 잘 알려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농도△총휘발성유기화합물을 기준으로 교내 공기질 현황을 사흘에 걸쳐 측정 및 분석했다. 학교보건법 시행규칙은 교사와 급식실에서의 초미세먼지 및 미세먼지 농도를 각각 35㎍/㎥ 이하와 75㎍/㎥ 이하로 유지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강당 및 체육관에선 미세먼지를 15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산화탄소의 경우 교사 및 급식시설에서 농도를 1,000ppm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데 해당 시설의 주된 환기가 기계 환기장치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 1,500ppm 이하까지 기준이 완화된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은 △건축△개축△증축된 지 3년이 경과하지 않은 대상에 한해 4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우리학교 설캠에선 △교수학습개발원(이하 교개원)△국제학사△도서관△법학관△본관△사회과학관△오바마홀(Obama hall)△인문과학관 △학생회관 총 9곳의 건물에서 공기질을 측정했다. 우리학교 설캠 실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는 모든 건물에서 적정 수치로 측정되며 쾌적한 양상을 보였다. 김선규 설캠 시설관리팀장(이하 김 팀장)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실내공기질 측정에 따른 성과로 밝혀졌다. 우리학교 내 건축된지 3년이 지나지 않은 건물인 도서관을 대상으로 측정한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농도도 양호한 수치로 나타났다. 하지만 설캠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많은 공간에서 빨간불이 켜져 있었다. 

 

설캠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공기질 개선을 위한 기계 장치가 존재하는 도서관으로 나타났다. 도서관 내 △1층 로비△1층 디지털플라자△2·3층 자료실△5개 열람실은 기계장치로 환기를 할 때의 적정 이산화탄소 농도 기준치인 1,500ppm을 초과했다. 특히 그중 제4열람실과 제5열람실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각각 3,011ppm과 2,123ppm으 로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양상을 보였다. 도서관 열람실은 밀폐된 공 간에 많은 학생이 밀집된 만큼 이산화탄소가 축적되기 쉬운 환경이다. 실제로 우리학교 학생들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실내 환경에 대해서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현석(일본·일언문 22) 씨는 “도서관 열람실에서 공부할 때마다 답답함이나 구역감을 느낀다”며 “특히 24시간 운영되는 제1열람실과 제5열람실에서 더욱 심한 느낌이 들어 공부도 잘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강의실도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한 강의실엔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100명의 학생이 모여 강의를 수강하는데 수업 시간이 길어질수록 강의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우리학교 교개원 내 210호 강의실을 표본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강의실 내에서 수업을 진행하기 직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1,775ppm으로 이미 기준 수치인 1,000ppm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나 수업 중반에 들어서자 3,202ppm까지 폭등했다. 심지어 하나의 창문으로 환기를 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수치가 도출됐다. 국제학사 내 과방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측정 결과 과방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1,400ppm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제학사 복도△식당△체육관의 이산화탄소 농도 수치는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 교사 내 복도 또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비교적 낮게 측정됐다. 하지만 이 중 일부는 이산화탄소 농도의 기준치를 넘어서기도 했다. 

 

학생뿐 아니라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도 교내 공기질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정상민 우리학교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는 “소음 때 문에 수업 중에 창문을 여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그렇다 보니 공기가 점점 더워지고 텁텁해져 수업을 진행할 때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렇 듯 교사 내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다수의 학내 구성원에게 불쾌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실내공기질 현황 

우리학교 글캠에선 △공학관△교양관△백년관△인문경상관△어문학관△자연과학관△중앙도서관△학생회관△훕스돔(Hufs dorm) 총 9곳 의 건물에서 공기질을 측정했다. 글캠 건물 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15㎍/㎥를 초과하지 않는 정도로 쾌적했다. 한희태 글캠 시 설관리팀 대리(이하 한 대리)에 따르면 이는 건물마다 미화원을 지정하고 수시로 청소 업무를 수행한 결과다. 

 

그러나 우리학교 글캠 역시 이산화탄소 농도 문제는 피해 갈 수 없었다. 가장 심각한 수치를 보인 장소는 인문경상관의 강의실이었다. 인문 경상관 215호는 빈 강의실이었음에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4,290ppm으 로 집계돼 설캠과 글캠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외에도 수업 중인 교실에선 모두 기준치인 1,000ppm보다 2-3배 높은 수치가 도출됐 다. 황찬일(국제지역·프랑스 18) 씨는 “수업을 들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공기가 무거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며 “이러한 공기질의 영향으로 졸음이 와 학습에 방해가 된다”고 전했다. 

 

글캠 도서관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기준치를 넘어서지 않은 적정한 수준으로 측정됐는데 이는 이용자 수가 비교적 적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글캠의 넓은 교정으로 인해 건물 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아 학생들은 중앙도서관보다는 각 건물 안에 존재하는 △도서관△라운지△ 스터디 룸에서 학습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백년관△어문학관 △인문경상관△자연과학관의 스터디룸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각각 △ 1,388ppm△1,506ppm△1,235ppm△1,440ppm으로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치를 보였다. 공과대학 도서관 역시 이산화탄소 농도가 1,309ppm으로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외의 교내 실내 공간인 △어문학관 식당△체 육관△훕스돔 복도△학생회관 내 공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1,000ppm을 넘지 않는 기준상 ‘보통’의 수치를 보였다. 

 

◆나아가야 할 방향 

연세대학교는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해 자연환기를 하기나 공기조화기 및 전열교환기를 사용하고 있다. 건물의 지상 공간에선 자연환기 방식을 적용하고 창문이 없거나 지하인 공간의 경우 열이 이동하는 성질을 이용해 내부의 이산화탄소를 외부로 배출하는 전열교환기로 환기를 실시한다. 충남대학교는 중앙도서관과 대형 강의실 등에 전열교환기를 설치했다. 

 

우리학교 설캠 도서관에서도 전 층 전열교환기 설치를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앞선 설캠 도서관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 결과에 비춰 보면 학교 측의 관리방식은 충분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전 층 전열교환기와 더불어 자연환기 등 다른 방식과의 병행이 주기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예로 지난 2021년 경기도 안산시 송호고등학교와 이희관 인천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가 실내공기질 측정 실험에서 10-15분의 잦은 환기로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준치 인 1,000ppm 이내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한 바 있다. 다만 우리학교 설캠 제1열람실엔 환기가 가능한 작은 창문이 존재하지만 제2·3·4·5열 람실엔 창문이 부재해 이를 고려한 새로운 환기 방식이 도입돼야 할 것 이다. 

 

김 팀장에 의하면 설캠 강의실의 경우 오전 청소 시에만 환기를 진행 하는데 강의실엔 전열교환기도 설치돼 있지 않다. 따라서 오전 9시부터 최대 오후 9시까지 이용되는 강의실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적정한 기준 치에 맞추려면 이보다 더 잦은 강의실 환기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어 김 팀장은 “지난해 실시한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 수업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1,000ppm 이하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이번 외대학보에서 직접 측정한 결과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와 비교해 강의실 내 환경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극단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은 우리학 교의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 방식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한 대리에 따르면 글캠 건물엔 전열 교환기가 설치돼 있지 않고 백년관과 자연과학관만 배기 시설을 두고 있다. 이에 글캠 건물에 대해선 매일 오전 6시 30분경부터 30분간 자연환기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이후엔 정해진 주기 없이 각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연 환기를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외대학보의 취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방안 역시 적절한 이산화탄소 농도를 유지하기엔 부족하다고 평가된다. 전 건물에 전열 교환기가 설치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환기 횟수에 관한 기준이 부재한다는 근본적인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설캠과 글캠 시설관리팀은 현재 우리학교 실내 공간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묻는 외대학보의 질문에 “이전보다 잦은 환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기준이 부재한 모호한 답변이었다. 이렇 듯 학교 측도 교내 실내 공간의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에 대한 명확한 해결방안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산화탄소 농도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조수빈 기자 05sub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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