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학년 1학기를 보내면서 내 미래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우연히 외대학보 수습기자 모집 글을 접했다. 내 꿈 중 하나인 기자라는 직업을 대학에서 미리 체험하고 우리학교 학생의 대변인으로서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면 대학 생활 중 그 어떤 활동보다 의미 있는 경험이 되겠다고 생각해 외대학보 수습기자에 지원했다.
지난 5월 외대학보 수습기자 선발을 위해 필기시험에 응시했다. 외대학보 수습기자 시험에서 생애 첫 기사를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지금까지 봐온 기사를 기반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일주일 뒤 면접시험이 다가왔다. 당시에 면접관이었던 외대학보 선배 기자는 사회 문제와 우리학교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날카로운 질문을 했다. 그땐 훗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수습기자 활동 중 내 감정은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기사 읽기를 좋아하는 나였기에 당연히 기사도 잘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으로 가득 찼었다. 그러면서 많은 제안서를 작성했고 선배 기자에게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내가 예상치 못한 부분에 대해 지적을 받을 땐 많이 당황스러웠다. 내가 이 제안서를 쓰기까지 들여온 시간과 약간의 과장을 보태 나 자신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 학보 사실에 들어왔을 때의 감정 그리고 선배·동기 기자와 만났을 때의 설렘은 익숙해지고 있는 반면 제안서가 거절당할 때의 감정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내 제안서가 반려될진 알 수 없고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지배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엔 그러한 과정이 나를 성장하게 만들 거라 생각한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장담할 순 없지만 나 자신이 성장하리라는 것엔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은 타인이 어떠한 것을 만들어 내거나 결과물을 보이는 데 있어서 숨겨져 있는 과정보단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결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치다. 제3자는 당사자가 그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지출한 시간과 노력에 대해 감히 예측하고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보에 실린 기사를 읽는 독자에게 외대학보 구성원의 노력을 십분 이해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외대학보 기자인 우리는 어떻게 하면 독자에게 더 중요한 정보를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새 학기가 다가왔다. 지난 한 학기는 여러분에게 어떤 시간이었는지 궁금하다. 내게 지난 학기는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외대학보를 통해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겐 성장 혹은 후퇴의 시간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이 가만히 있는 것 보단 의미 있는 시간임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후퇴하는 경험을 통해 훗날 더 멀리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엔 그 시간이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2학기도 앞으로 정진하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