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는 산지에 위치해 있어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에 비해 건물 내부로 해충이 더 많이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환경적인 요인을 감안해도 글캠의 해충 문제는 심각한 편이다. 해충 문제는 학생들의 위생과 안전이 직결돼있는 만큼 글캠의 해충 문제는 시급히 해결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을 위협하는 글캠의 해충 문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해충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글캠 학생들
현재 우리학교 글캠은 왕산에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같은 지리적 특성상 글캠 내부에선 여러 야생 생물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또한 캠퍼스를 관통하는 작은 개천이 흐르고 있어 곤충들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글캠은 설캠에 비해 해충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로 글캠의 건물 중 일부는 이런 해충 문제에 대해 매우 취약한 상태다.
글캠의 여러 건물을 돌아보며 벌레가 발생하기 쉬운 창문 근처에 있는 해충의 분포도를 분석한 결과 글캠에서 가장 해충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건물은 Δ공학관Δ교양관Δ후생관이었다. 이 세 건물에서 나타난 공통적인 문제는 바로 방충망이 부재한다는 것이다.
먼저 공학관의 경우 복도에 위치한 창문은 방충망이 잘 설치돼 있었지만 1층을 제외한 많은 공학관 강의실엔 방충망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공 학관 남자 화장실의 경우 방충망이 설치돼 있었지만 방치된 채로 오랜 시간이 지나서 방충망 끝부분이 찢어져 있거나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 구멍을 통해 유입된 벌레들의 사체가 화장실 창틀에 쌓여있는 등 전반적으로 비위생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공학관의 노후화된 시설에 대해 조권휘 (공과•컴퓨터 18) 씨는 “글캠은 명수당을 시작으로 캠퍼스 끝까지 이어지는 개천이 있는데 날씨가 따뜻할 때면 이 개천에 날벌레들이 대거 번식한다”며 “공학관 고층은 그나마 해충의 유입이 적은 편이지만 저층은 날파리와 모기들의 유입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교양관 역시 방충망이 부재한 상태였는데 교양관의 경우 산지와 바로 맞닿아 있는 위치적 특징 탓에 수많은 곤충들이 건물 내부로 유입됐다. 단적인 예시로 지난달 맹독성 쌍살벌 다수가 교양관 창문을 통해 무리를 지어 들어와 학생들을 위협했던 사례가 있다. 또한 날씨가 추워지자 겨울을 나기 위한 풍뎅이 수십 마리가 천장에서 기어 다니는 모습이 보여 학생들이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교양관의 지속적인 해충 유입에 대해 펑사원(冯思远)(인문•사학 23) 씨는 “방충망이 설치돼 있는 인문경상관에 비해 교양관엔 많은 해충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말벌과 같이 큰 독충이 들어올 때마다 위협을 느낀다”며 교양관의 해충 유입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생관의 사정 또한 마찬가지였다. 후생관은 Δ교직원식당Δ카페Δ학생 식당 등이 위치한 건물로 학내 구성원들이 식사하는 곳인 만큼 위생이 중요한 장소임에도 후생관 창문엔 방충망이 존재하지 않았다. 후생관 옆에 모기나 날파리가 많이 발생하는 개천이 있다는 점과 지금은 제거됐지만 최근까지 후생관 근처에 말벌집이 존재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후생관에 방충망이 부재한 것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위생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승재(인문•사학 23) 씨는 “밥을 먹다 보면 종종 말벌이나 파리가 보인다”며 “우리 학교가 산지에 위치하기 때문에 벌레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식당만큼은 벌레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며 후생관 위생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설캠의 경우 대부분의 건물에 방충망이 잘 설치돼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심에 위치한 특성상 건물 내부로 벌레가 유입되는 일은 드물었다. 사회과학 관을 이용하는 명나디(일본•융일지 21) 씨는 “사회과학관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벌레를 본 적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설캠의 경우 방치되기 쉬운 건물 지하나 구석의 방충망 역시 찢어지거나 구멍이 뚫려있지 않는 등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글캠 내 노후화된 건물들이 지니고 있는 해충 관련 문제점들은 학생들의 Δ안전Δ위생Δ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기에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 특히 방충망을 설치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하는 것은 해충 유입을 막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글캠에서 방충망이 잘 설치돼있는 Δ백년관 Δ인문경상관Δ어문관Δ자연과학관 등에선 해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문관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은 “이 건물에서 벌레 발견하기는 어렵다” 며 교양관이나 공학관으로 가서 취재를 해볼 것을 권유했고 어문관에서 주로 수업을 듣는 김태황(동유럽•체코어 23) 씨도 “산과 인접한 어문관 뒤쪽을 제외하곤 벌레를 본 적이 거의 없다”며 해충 방지가 잘 이뤄진 어문관의 상태를 설명했다.
반면 Δ공학관Δ교양관Δ후생관과 같이 방충망이 노후화됐거나 부재한 건물은 해충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우리학교 글캠 시설관리팀장은 “현재 학생들이 겪고 있는 불편에 대해 시설관리팀도 인지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부족한 방충망이 해충 유입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다”라며 글캠의 부족한 해충 관리 실태를 인정했다. 또한 “방충망이 부재한 창문을 강의실 이용자가 임의로 여는 경우가 있어 해충 문제가 더욱 심화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장 방충 망을 설치하긴 어렵다는 것이 시설관리팀의 입장이다. 이어 시설관리팀장은 “오래된 건물의 경우 창틀의 구조가 방충망을 설치하기엔 너무 좁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설관리팀은 현재 안전하고 위생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시설관리팀은 매년 5회에 걸쳐 대대적인 방역을 실시하는 중이며 해충이 발생하기 쉬운 오•폐수 처리장 역시 매년 소독하고 있다”며 “앞으로 노후 건물들을 하나씩 개축할 것이고 개축된 건물엔 방충망이 설치될 예정이다”고 앞으로의 해충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대응할 것을 전했다. 시설관리팀장은 “시설관리팀에게 손상된 시설이나 말벌집과 같은 경우 문의하면 즉시 대응하겠다”며 학내 구성원의 적극적인 신고를 촉구했다.
해충 문제는 단순히 미관이나 학생들의 편의뿐만 아니라 위생과 안전 같은 학생들의 건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노후화된 건물의 해충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글캠 내부의 노후건물들이 개축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건물 개축 전까진 우리학교 구성원들이 꾸준한 관심과 지원으로 캠퍼스의 위생과 안전을 감시해야 할 때다.
김도현 기자 dohyun07@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