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이 다가오는 현 시점 잠을 깨기 위한 우리학교 학생들의 과도한 카페인 섭취가 예상된다. 1인 당 카페인 섭취량이 세계 2위를 기록한 우리나라는 매년 1인 당 평균 약 367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밝혀졌다. 더불어 제로 슈거(Zero Sugar) 고카페인 음료와 저렴한 대용량 커피 등이 꾸준히 출시되며 현대인의 카페인 중독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2030 카페인 중독 현황△카페인의 작용 원리△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 2030 카페인 중독 현황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제안하는 카페인 1일 섭취 권고량은 △성인 400mg△임산부 300mg△어린이 및 청소년은 1kg당 2.5mg 이하로 체중 50kg인 아동 기준 125mg 이하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의 대용량 커피가 많이 출시되며 현대인들의 카페인 섭취량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외대학보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우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카페인 섭취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카페인에 의존하는 학생들은 100%에 달했다. 이들은 카페인 섭취의 원인으로 △개운한 하루를 보내고 싶어서 (50%)△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40%)△밤을 새기 위해서(10%)을 꼽았다. 하루 카페인 섭취량에 대해선 △100mg(50%)△150mg(30%) △200mg(20%) 등의 답변이 있었다. 간편한 카페인 음료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 구동한(중국·중언문 17) 씨는 “취업 준비와 학교 공부를 병행하다보면 많이 피로해져 부족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카페인에 의존하게 됐다”며 “하루에 기본 적으로 500ml의 커피를 4잔 정도 마신다”고 덧붙였다.
카페인은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을 겪는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진통제의 한 성분이기도 하나 과도한 섭취 시 카페인 의존으로 이어져 오히려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한 이를 다량 섭취할 경우 △불면증△심장 박동 수 증가△위장병△정서장애△행동불안△혈압상승 등과 같은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철분과 칼슘 흡수를 방해해 성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카페인 중독과 더불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일본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에서 근무 중인 마쓰모토 도시히코는 “수면 부족이나 피로가 쌓여있는 상태에서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사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카페인의 작용원리
카페인은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억제한다. 아데노신은 체내 에너지원인 아데노신3인산(ATP)이 에너지를 전부 방출한 후 남는 물질이다. ATP가 에너지로 가득찬 캡슐이라면 아데노신은 에너지를 다 사용한 후 남은 빈 캡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빈 캡슐들이 체내에 축적 되면 몸은 휴식 태세로 전환되며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면 아데노신과 아데노신수용체는 서로 결합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카페인이 지속적인 각성 상태를 유도하는 원리다. 카페인 음료를 섭취할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중추신경에 대한 흥분 작용이 나타나는데 이는 아데노신수용체의 억제에 기인하는 현상이다. 과학적으로 카페인 중독은 카페인으로 도파민 분비를 활발하게 만들어 중추신경이 흥분된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매할 수 있어 이른바 ‘갓성비 카페인’으로 10·20대 에게 인기가 많은 빙그레사의 한 커피우유는 500ml 1팩에 든 카페인 양이 237mg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250ml의 에너지드링크에 든 카페인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식약처는 지난 2016년 카페인이 높은 커피우유를 유음료 대신 커피류로 분류하도록 하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의 개정안을 마련했다. 일부 커피 음료가 카페인 함량이 높음에도 우유처럼 인식돼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식약처는 지난 4월 1일부터 청소년의 고카페인 음료 과다 섭취를 예방하고자 전국에 있는 695개의 편의점 음료 진열대에 섭취 주의 문구를 표시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학생들의 시험기간 엔 고카페인 음료의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지난 4월부터 6월과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총 6개월 간 문구를 표시하고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안내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올바른 카페인 섭취를 위해선 카페인과 함께 충분한 수분 섭취가 이뤄져야 하며 운동량 또한 늘려야 한다. 특히 이른 아침 출근에 나서는 직장인들은 소위 ‘모닝커피’를 많이 찾는데 장시간의 공복 상태 후 카페인 섭취를 할 경우 △메스꺼움△불안감△배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더불어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카페인 하루 권장 섭취량을 준수하는 등 적절한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카페인 음료를 섭취하고 싶다면 커피를 대신해 홍차나 녹차 티백을 낮은 온도에서 짧게 우려내 마시거나 디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카페인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기 위해서는 저녁 6시 이후엔 카페인 음료섭취를 자제하는 등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
카페인 섭취 없이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들기 위해 탄산음료로 뇌를 깨우거나 초콜릿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특히 초콜릿의 카카오 성분은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식물 유래 화학성분인 플라보노이드(Flavonoid)를 함유하고 있기에 각성 상태를 유도하기 위한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식품들도 마찬가지로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기에 이를 과도하게 섭취한다면 카페인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신이 현재 카페인 중독 상태는 아닌지 스스로 점검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카페인 중독 자가검진을 위해선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점검해봐야 한다. △눈밑과 입꼬리가 떨리고 다리에 쥐가 자주 생김△이유 없는 피로감의 지속△커피를 마시고 속쓰림△커피를 마시지 않는 날에 겪는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을 겪고 있으면 카페인을 줄여야 한다는 신호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주변 환경을 환기하는 것 또한 강조한다. 공간이 밀폐되면 이산화 탄소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로 인해 뇌로 전달 되는 산소가 부족해져 집중력이 저하되기에 주기적인 환기가 필요하다. 환기를 할 수 없는 공용 공간이라면 실외로 잠시 외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외에서의 가벼운 움직임만으로도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뇌의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만들어 뇌의 활성화를 돕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 또한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눈을 감고 30초가량 눈 주변 근육들을 이완시켜 주는 마사지를 하는 것이다. △관자놀이 부근△ 눈 주위 뼈대△코 뿌리와 눈썹 앞이 만나는 움푹 들어간 곳을 지그시 눌러 눈 주위 혈액순환을 도와주면 건강한 방법으로 뇌를 깨울 수 있다. 아침 공복에 꿀물을 마시는 것도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어 커피 대용으로 활용하기에 적절하다.
집중력 향상과 피로회복 등을 목적으로 카페 인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오히려 집중력을 잃고 몸은 과로에 시달릴 수 있다. 최근 엔 커피 외에도 버섯과 유산균 등 건강에 유익 한 성분이 첨가된 이른바 클린 카페인(Clean Caffeine)으로 불리는 기능성 카페인 음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발맞춰 카페인 제품군이 더욱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적절한 양의 카페인 섭취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나림 기자 07narim@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