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학보의 이번 해 첫 기사 마감이 벌써 눈앞이다. 난 이제 막 1학년을 끝마친 ‘초 짜’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선배의 위치에 앉아 있다.
처음 외대학보에 들어올 당시 그 어떤 역경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수습 기자 시절을 돌이켜 본다면 당시 선배 기자들이 겁을 줬던 밤샘 작업에 대해 걱정 하면서도 묘한 기대감도 있었다. 그와 동시에 외대학보에서의 활동과 더불어 학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언론사를 향한 내 꿈에 빨리 다가가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외대학보에 들어온 후의 내 대학 생활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우선 외대학보에 들어오기 전 하고 있었던 활동들의 일정과 학보사의 마감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외대학보 내에서 최고의 기사를 쓰겠다는 내 당찬 포부가 무색하게도 처음 기사를 쓸 때 내 실력은 별 볼 일없었다. 그래선지 처음 기사 마감을 하고 난 후 다음 기사에 대한 걱정이 앞섰던 것 같다.
그러나 외대학보에서 얻은 달콤씁쓸 하면서도 귀중한 경험들은 대학 생활 그 어디서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언론사를 미리 경험한다는 것은 물론 특히 평론가의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난 학기 외대학보에서 썼던 영화 칼럼은 내게 소중한 경험을 선사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닌 직접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고싶은 일을 혼자서 시작하는 과정은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외대학보에서 영화칼럼을 작성하며 영화 평론가로서의 Δ열정Δ 재능Δ한계를 모두 직면해 봤기에 나는 이 경험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일명 ‘백만 불짜리 경험’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외대학보에서 수많은 기사와 영화칼럼을 작성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하 하야오 감독)의 은퇴작이자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만화 영화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칼럼을 작성했을 때였다. 하야오 감독의 열렬한 팬이기에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칼럼을 작성할 때 느꼈던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영화 칼럼은 이전에 작성된 칼럼과 겹치지 않는 영화를 평론해야 하는데 마침 내가 외대학보에 있을 때 하야오 감독의 은퇴작이 발표됐다. 이런 우연과 더불어 해당 영화의 좋은 작품성이 더해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영화 칼럼을 작성했던 시간은 외대학보에 썼던 칼럼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기분 좋게 작성 할 수 있었다.
이번 학기는 외대학보에 더욱 열중하고 싶다. 지난 학기때 겪었던 여러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처음이라 혼란스러웠던 기자 김도현이 아닌 안정적이고 노련한 기자 김도현이 되고자 한다. 물론 이런 다짐을 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초심 또한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다. 처음 수습기자 시절의 열정과 현재 차장 기자로서의 경험 모두 한곳에 녹아들 었으면 한다. 끝으로 이번 해 우리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사회생활의 소중한 첫 경험을 외대학보를 통해 경험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