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시작된 청년희망적금이 지난달부터 만기돼 약 21조 원이 넘는 청년희망적금 납입액이 순차적으로 시중에 풀릴 예정이다. 지난 외대학보 1065호에선 청년희망적금에 대한 기획 기사를 통해 학생들의 경제생활을 조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청년희망적금과 연계하기 위해 시작된 지금의 청년도약계좌 정책은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청년희망적금의 만기액을 유입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시중 은행들이 Δ높은 금리Δ청년 맞춤 혜택Δ짧은 만기를 내세우며 청년희망적금 만기액을 예치하고자 노력 중이다. 따라서 청년도약계좌의 문제점과 우리 학교 학생들의 반응 및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청년도약계좌의 문제점
청년희망적금은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난 2022년에 시행한 적금 상품이다. 청년들은 청년희망적금이 제공하는 연 최대 8~9%의 이율에 따라 만기 시 최대 1,300만 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에 지난 외대학보 1065호 기획 기사에선 청년희망적금을 포함한 정부의 청년지원정책과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다뤘으며 이번 기사에선 청년희망적금의 만기 시점 이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들의 중장기 자금 마련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청년희망적금과 연계해 지난해부터 시행됐다. Δ가구 소득 중위 180% 이하Δ만 19세~34세Δ총급여 7,500만 원 이하인 청년이라면 가입이 가능하다. 청년도약계좌는 월 70만 원 한도 내에서 5년간 납입한다면 원금과 정부지원금을 합해 최대 5,000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그러나 청년도약계좌는 현재까지 가입자 수가 40만 명 수준으로 청년희망적금의 가입자 수가 200만 명 이상인 것을 고려했을 때 실적이 부진하다. 또한 정부는 청년희망적금의 만기 금액을 청년도약계좌로 일시 납입할 수 있도록 해 정책 간의 연계를 계획했으나 그 연계율은 현재까지 약 10%에 그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로 청년도약계좌의 만기는 5년에 달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Δ고물가Δ고금리Δ 높은 가계부채Δ부진한 고용시장이 지속되며 청년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됐기에 대부분의 청년들은 만기가 긴 청년도약계좌를 선호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청년도약계좌는 오로지 ‘적금’의 형태만 지원한다. 초기 청년도약계좌는 ‘계좌’로서 주식 및 채권과 연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시스템 구축 부족과 예산 부족의 이유로 적금의 형태만 지원하게 돼 그 효과와 의미가 쇠퇴했다. 세 번째로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면 기본적으로 연 4~5% 이율을 얻을 수 있지만 1~2%의 추가적인 이율을 얻기 위해선 은행별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Δ급여 이체 통장 사용Δ 마케팅 정보 제공 동의Δ만기까지 가입 유지Δ카드 결제 실적 등의 은행 별 조건을 충족할 때만 최대 연 6%의 이율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조건들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단연 카드 결제 실적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3년간 1,080만 원 이상을 사용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으며 우리은행도 월 30만 원 이상 결제 시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이는 청년들의 중장기적인 자금 마련이라는 청년도약계좌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부분이다. 즉 Δ만기 기한Δ적금만 지원되는 형태Δ카드 결제 실적 요구로 인해 청년희망적금 만기액이 청년도약계좌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 다.
◆우리 학교 학생들의 반응 및 나아가야 할 방향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권민혁 (상경·경제 23) 씨는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다가오고 있으나 어디로 돈을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며 “청년도약계좌는 처음 들어봤고 다른 시중 은행 적금 상품을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고 답했다. 손채영(서양어·독 일어 23) 씨는 “청년도약계좌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만기를 채울 자신이 없고 중도 해지할 것 같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최근 정부가 시행 중인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에 더 관심이 가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처럼 청년도약계좌를 잘 몰라 다른 적금 상품을 찾는 학생도 있었으며 해당 정책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학생도 있었다.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청년들의 선호가 미미한 가운데 시중 은행들은 청년들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적금 상품들을 출시하며 청년희망적금의 만기액을 예치하고자 노력 중이다. BNK부산은행은 ‘청년주택드림청 약통장’을 일정 조건 이상 충족해 가입하는 선착순 500명에게 2만 원의 캐시백(Cashback)을 제공하는 상품을 내세웠다. 또한 청년들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고가의 헤드셋(Headset)이나 스마트 워치(Smart Watch) 등을 사은품으로 내세워 청년층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청년들의 짧은 만기 선호를 노리는 상품도 등장했다. 하나은행의 ‘급여하나 월 복리 적금’은 만기 1년으로 만 35세 이하 청년에게 연 5.85% 최대 이자율을 지급한다.
시중 은행은 이처럼 다양한 적금 상품을 내놓으며 청년 중장기 자금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시중 은행들이 제시한 상품들 대부분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지속되고 있 는 고금리에 은행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시중 은행들이 내세우는 청년 적금 상품들은 그 혜택이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청년도약계좌는 여러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막대한 크기의 청년희망적금이 시중 은행의 적금 상품으로 유입되고 있다. 청년들의 중장기적인 자금 마련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은행권의 청년층 자금 유치를 정부가 바라보기만 해선 안 된다. 시중 은행들의 적금 상품은 그 조건과 혜택을 청년들이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울뿐더러 금리 상황 및 경제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기에 변동성이 크다. 또한 정부 차원의 지원금이 없다면 현재 시중 적금 상품 들은 청년들의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일회성 상품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청년 중장기 자금 마련을 체계적으로 이끌 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청년도약계좌의 문제점을 수정·보완해 나가는 향후 정부의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진하 기자 08jinh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