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의 일방적인 LD(Language&Diplomacy) 및 LT(Language&Trade)학부 특전 폐지 통보로 인해 해당 학부와 학교 간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LD·LT학부 특전 폐지 문제의 양상과 합의점을 찾기 위한 방안을 알아보자.
◆LD·LT학부 특전 폐지 문제의 양상
우리학교 LD·LT학부에 대해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기존 특전의 폐지를 통보하고 이에 대한 반발로 해당 학부 측에서도 비상총회와 학생총투표로 대응하여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오전 11시경 해당 학부의 학생회장들은 우리학교 홈페이지 신입생 모집 공고에 ‘LD·LT 국제학사(이하 국학) 우선 배정’ 문구가 삭제되었음을 인지했다. 사전에 전달받지 못한 변경 사항을 인지한 직후 국학 측에 문의했고 “23학번은 유예 기간이었을 뿐 특전 폐지는 결정된 지 오래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해당 내용에 대해 LD·LT학부의 △이전 비대위장△이전 회장△학부장에게 문의했으나 모두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이에 지난 1월 18일 LD·LT 학부의 학생회가 공문을 통해 학교 측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결과 “이번 해 1학기에 신설 학과의 첫 학생들이 입학하므로 과거와 같은 특전을 LD·LT학부에 부여하기 어렵다”며 “총장의 견해에 따라 진행된 사안으로 시정 역시 어렵다”라고 답했다. 국학 특전 폐지로부터 2주 뒤인 2월 1일 학교 측은 “대학원 진학과 관련한 사항을 제외한 LD·LT학부의 모든 특전을 폐지할 예정이다”라고 통보했다. 강유덕 LT학부 학부장(이하 강 학부장)은 “이미 국학 우선배정 특전이 존재한 것으로 알고 있는 신입생들을 위해 학교를 설득한 결과 2024년 LD·LT학부 신입생 정원의 50%인 28명에 대해서 첫 학기 국학 우선 입사와 기숙사비 면제가 결정됐고 나머지 학생들은 일반 신입생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지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학생회 측에서도 특전 폐지에 대해 회칙에 따라 대응을 개진했다. 지난 2월 28일 LD·LT학부 연합 비상총회를 개최해 통보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기점으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학생회는 ‘LD·LT학부 특전 삭제와 관련해 양 학부 학생회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안건에 대한 학생총 투표를 실시했다. 해당 안건은 LD학부 투표율 60.71% 및 LT학부 투표율 67.94%로 투표 인원 138명의 전원 찬성에 따라 가결됐다.
학교 측은 “LD·LT학부 특전에 대한 다른 학과의 불만이 계속해서 제기돼 학과 간 형평성을 위해 폐지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또한 “후속 세대 지원과 대학원 활성화를 위한 대학원 진학 특전은 유지할 계획이다”며 “향후 학생들의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부장들이 적극적으로 지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김하은(LD 23) LD학부 학생회장(이하 김 회장)은 “학과 간 형평성 문제를 떠나 특전은 입학 시기부터 학생과 학교가 약속한 것 임에도 이를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강 학부장 또한 “학부 행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교수와 학부장이 학부의 존립과 직결되는 특전에 대한 소식을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듣게 된 것이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더불어 “대학원 관련 특전 대상은 극소수이고 그마저도 조교 활동을 통해 이미 장학금을 받고 있기에 실효성 없는 특전만 남긴 것이다”며 학교 측 의견에 반발했다.
김 회장은 “학교의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했다”며 “과거 면학실 특전과 관련된 문제로 논의하던 당시, 학교 측에서는 특전의 폐지와 신설 학과로의 특전 양도는 일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것도 지켜지지 않아 배신감마저 느껴진다.”고 전했다. 또한 “입학 특전에 대한 갑작스러운 변화에 신입생들이 혼란을 겪는 것은 물론 점차 축소되는 특전에 대한 학업 의욕 저하로 우리학교를 떠나고자 하는 학생 수도 늘고 있다”며 “제3캠 퍼스와 AI 영어 관련 신설 학과 설립을 위한 학교 재정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국학 우선 선발△이중 전공 우선 선발△해외 교환 가산점과 같은 재정과 무관한 특전까지 폐지하는 결정에 학교가 LD·LT학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라고 전했다.
위와 같은 학교의 갑작스러운 대처로 인한 특정 학과의 피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D학부가 신설되던 시기인 지난 2014년 3월엔 정치외교학과 (이하 정외)에서 비슷한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 당해 정외는 교원 부족 문제로 교수 충원이 예정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어떠한 충원도 해주지 않은 채 오히려 이상환 당시 정외 전임 교수를 LD학부 학부장으로 소속을 변경하여 정외 교원 문제를 외면했다. 이는 신설학과를 위해 기존 학과를 소홀히 하는 격으로 이번 사태와 유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이번 LD·LT학부 특전 폐지는 단순히 학부와 학교 간의 갈등을 넘어 학교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 회장은 “이미 결 정된 특전 폐지라는 사안에 대해선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조차 학교의 더딘 소통과 결재 처리 방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소통과 별개로도 기존 학과에 대한 학교의 대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김 회장은 “신설 학과를 학교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다 보니 기존 학과에 대한 대우가 부족하다”며 학교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2014학년도 정외 교수 충원 문제가 발생했던 시기의 정외 학생회장이 었던 박이헌(사회·정외 12) 씨는 “신설 학과를 위해 기존 학과를 방치하는 것은 학교가 학과를 단순히 입시결과 상승을 위한 도구로만 여기는 것으로 느껴진다”며 비판했다. 그 당시에도 학교의 예산이 신설 학부인 LD·LT 학부에만 집중돼 타 학과들의 불만을 산 전적이 있었음에도 위와 같은 일을 되풀이한 것이다.
최근 우리학교는 양 캠퍼스에 새로운 학과를 설립하는 것은 물론 송도캠퍼스 확정까지 많은 변화를 겪었고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학과 신설 및 캠퍼스 확장도 좋지만 이에 대한 학생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기존 학과들에 대한 적절한 대우가 필요하다.
이병찬 기자 08byeongcha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