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스코틀랜드(Scotland) 출신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1886년에 발매한 책이다. 해당 책은 변호사인 ‘어터슨(Utterson)’이 산책 중 기묘한 일을 겪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불쾌한 눈빛을 가진 몸집이 작은 남자가 여자아이와 부딪히자 태연하게 그 아이의 몸을 밟고 자리를 떠나려 한다. 아이의 비명 소리에 나온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 그 남자에게 돈을 받아 아이의 가족에게 전달했다. 놀라운 건 그 남자가 준 수표는 친절하기로 소문난 ‘헨리 지킬(Henry jekyll)’ 박사의 것이었다. 지킬 박사는 능력과 친절을 겸비한 의사였다. 어터슨은 지킬 박사가 유언장에 자신이 아무 이유 없이 사라진다면 모든 재산을 하이드에게 상속한단 유언을 남긴 것을 기억하고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모두에게 존경받고 친절한 지킬 박사는 선과 악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고 인간의 몸에 선과 악 두 가지를 분리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낮엔 지킬 박사의 선한 모습으로 살다가 밤에 악한 하이드로 변해 범죄를 저지르며 살아간다. 지킬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즐기게 된다. 지킬 박사는 점점 자신의 선한 모습을 잃고 악인 하이드에게 잠식당한다. 결국 지킬은 참회록을 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인격은 당신의 아이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최대의 유산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의 작가인 스티븐슨은 어린 시절부터 엄격한 규율 아래서 살아왔다. 그에 따라 표출되지 못한 그의 자유로운 내면이 이 글을 탄생시켰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어린 시절부터 받아온 교육과 배경이 한 사람의 삶의 방향성을 정하게 된다. 지킬 박사 역시 평생을 선한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회적인 의무감에 짓눌려왔을 것이다. 오랫동안 짓눌린 그의 내면이 분출되다 보니 점점 잔혹하고 무자비해진 것이다. 지킬 박사가 그의 솔직한 내면을 사회의 선 안에서 조절할 수 있는 인격을 가지지 못한 것이 그가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고 타락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지킬 박사는 사회적인 모습과는 다른 그의 사악한 내면을 표출하고 싶어했으며 자신의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을 분리하고자 했다. 그는 나중에야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 모두 자신의 내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킬 박사가 자신의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 모두를 내면으로 인정하고 이를 조절하고자 노력했다면 그의 결말은 달랐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모두 이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일관되기만 하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기계나 로봇일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에겐 양면성이 분명히 존재하며 부끄러운 모습조차도 우리의 모습이다. 선한 면과 악한 면의 중간지점을 잘 찾아가는 것이 우리 인간이 가진 평생의 과제가 아닐까?
지유솔 기자 07yusol@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