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저자인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미국의 정치학자다. 이들은 중남미의 정치현상을 연구해 온 학자로 트럼프의 당선을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생각하며 본 책을 써 내려갔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포퓰리스트(populist)*들이 어떤 특성이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 후 그 특성들에 대한 ‘리트머스 종이’를 소개한다. 이후 민주주의는 ‘보이지 않는 민주주의의 가드레일(Guardrail)’인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가 무너졌기에 위협에 처했다고 주장한다. 상호 자제란 상대를 적이 아닌 같은 시민으로서 존중하는 태도를 의미하며 제도적 자제란 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어도 이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러한 가드레일이 무너진 미국에 불량한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것이 포퓰리스트 ‘트럼프’의 등장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가드레일이 우리나라 정치엔 얼마나 작동하고 있을까. 오늘도 정치인들은 서로에 대해 적개심을 품고 상대에게 △범죄자△친일파△빨갱이란 단어를 내뱉는다. 극우 및 극좌 성향을 가진 유튜버(Youtuber)들은 이를 선동하는 영상을 매일 쏟아낸다. 이 과정에서 상호 관용은 찾아볼 수 없다. 한편 국회는 매일 정부의 정책 및 인사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고 정부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최대한의 권한을 활용해 국회를 우회하고자 한다. 제도적 자제 또한 우리나라 정치에서 사라진 지 오래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 어느 때보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포퓰리스트가 등장하기 좋은 때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려면 우선 정치인들이 서로를 적으로 보는 정치문화부터 개선해야 한다. 정치를 ‘선거에서 적을 이기기 위해’가 아닌 ‘더 좋은 우리나라를 만들기 위해’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며 이를 시민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이런 문화가 실현된다면 상대는 더 이상 적이 아니니 제도적 자제 또한 실현될 수 있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은 정치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우리의 정치인들 또한 자신들의 생존보단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를 위해 위와 같은 생각들을 고민해야 한다. 위와 같이 가드레일이 위협받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의 정치는 늦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우현 기자 07woohyun@hufs.ac.kr